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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115

투표하러 가는 먼 길 이 글은 주말 보낸 일기 되겠습니다.비오고 눈오고 추운 이번 주말에는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보스턴 총영사관에 투표하러 가는 것,내 한 표가 그닥 소중하게 쓰이는 것 같지도 않아서,고속 도로 한시간이 넘는 그 거리를 달려서 투표를 해야 할까? 하는 회의감이 들었지만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으므로 사명감을 갖고 먼 길 달려 투표하고 왔습니다.투표하는 동안 아이에게 종이 접기 해주시는 분도 있고,앞에서 안내해주시던 직원 분이 인증 사진 찍는 것도 도와줬습니다. 보스턴 나가는 길에 동네 학교에서 하는 보이스카웃 거라지 세일에 들러서 구경도 했구요.이번 거라지 세일은 물건을 기부한 사람들이 거라지 청소를 했는지 물건 정말 상태가 안좋더라구요.너무 물건이 많아서 정리도 못해둔 것 같.. 2016. 4. 4.
3월의 주말 오후-Happy Easter! 토요일 아침에 이스터 행사장에 다녀와서핫도그로 대충 점심을 때우고 얼른 도서관에 갔습니다.동네 한 대학생이 체스를 너무 좋아해서방학때 집에 올때마다 하루씩 동네 아이들과 도서관에서 체스를 두는 날이기 때문인데요.우리 아이도 아빠랑 체스를 두는 걸 너무 좋아하다보니 다른 아이들과 체스를 둘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생각해서 얼른 쫒아갔어요. 처음에는 그 대학생 오빠와 두다가 다른 아이들이 와서 팀 플레이로 뒀는데한시간을 넘게 앉아서 머리 쓰면서 체스를 두었습니다.좋은 경험이었는데 팀 체스로, 한쪽에서 뺏은 체스를 옆에 파트너에게 줘서 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식으로새로운 룰이었고, 결론적으로 자기가 져서다음에 또 가겠냐고 물으니까 싫다네요. ㅎㅎ그냥 아빠랑 두겠답니다.아빠는 매번 져주거든요. 집에 오자마자 이.. 2016. 3. 27.
스프링 플링과 이스터 에그 헌팅 봄이 오는 길목에학교에서는 Spring Fling이라고 불리는 축제를 합니다.장난감이나 기프트카드 같은 것을반별로, 혹은 개인이 도네이션을 한 걸 바구니에 넣어 포장해서 강당에 펼쳐두고그 앞에 놓인 바구니에 추첨번호가 씌여진 래플 티켓을 넣고 추첨해서 가지는 겁니다.바구니는 기부로 받고 래플 티켓을 팔아서 학교 모금(펀드레이징)을 하는 겁니다. 강당에 들어서니 트램폴린 파크에서 인형이 파견와 있더라구요. 인형 이름이 '조이'예요.우리 아이가 생일파티를 했던 곳이라 기억하고는 가서 인사도 하네요.이제 정말 컸는지, 큰 인형 보고 도망 안가요....진짜 무서워했는데 말이죠.아이들의 무의식 속에는 삐에로를 무서워하는 게 있잖아요.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무의식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괴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삐에.. 2016. 3. 27.
거라지 세일에서 단돈 $2에 건져온 것 Sport Authority 매장이 문을 닫느라 스키 장비 50% 할인 소식에 쇼핑을 나가는 길,쓰레기장에 가서 쓰레기를 버리고 나서 동네 학교에서 거라지 세일을 한다고 한 게 갑자기 생각나서 들러보았습니다. 입구에 서 계신 분이 끝나기 한 시간 전이라 모든 물건을 반값으로 세일한다고 얘기하시네요. 거라지 세일을 많이 가보긴 했지만정말이지, 그냥 버리지 이걸 왜 팔까 싶은 물건들 뿐이어서 별 기대 없이 간 건데,꽤 마음에 드는 것들을 구해왔습니다.바구니 50센트, 꽃병 25센트, 앤틱스타일 연필꽂이 25센트, 크리스탈 종 1불, 체스판 2불다 해서 총 $3.75반값으로 계산하다 복잡해서 $2 (2천원) 에 사왔습니다. 연필 꽂이는 제 노트북 옆에 분위기 있게 뒀고,체스판은 남편 극장방 장식으로,크리스탈 .. 2016. 3. 20.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 레프리칸 세인트 패스릭 데이는 네이버에서 이렇게 정의했네요.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패트릭 성인(St. Patrick)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3월 17일에 열리는 축제" 네, 아일랜드인에게 성스러운 날인 세인 페트릭스 데이는 미국 사람들이 모두 아일랜드인이 되는 날입니다.미국답게 원래 성스럽건 말건 초록 옷 입고 맥주 마시고 콘비프 끓여 먹으며 파티하고 아이들은 레프리칸을 잡기 위한 덫을 놓는 날입니다. 아침에 스쿨 버스에서 옆집 언니가 아이에게 내일은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라서 레프리칸이 집을 어질르러 오니까 덫에 걸리도록질긴 끈으로 트랩을 만들어야 된다고 누누히 설명을 하는 바람에 울 딸은 하루 종이 이 얘기를 떠들고 다녔고, 이런 아이를 위해 본의 아니게 방과후 레프리칸 트랩 만들기를 했습니다. 동부로 .. 2016. 3. 17.
걸스카웃 쿠키 May I please have a cookie?라는 책이 있어요. Pre-K나 Kinder애들이 보는 건데요즘 이 책이 자꾸 생각납니다. 걸스카웃인 아이 친구네 언니 리아에게 걸스카웃 쿠키를 몇 번 샀거든요. 오스카 시상식에서 레오나르도가 걸스카웃 쿠키 먹는 게 나왔던 그 즈음부터 우리 가족은 셋이서 각각 취향에 따라 저는 카라멜시럽이 그득한 Samoars, 아이는 말그대로의 맛인 민트 쵸컬릿, 남편은 레몬향 나는 사바나 스마일스 쿠키를 미리 주문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맛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똑같은 세 박스를 또 사겠다고 했어요. 집이 근처라서 지나는 길에 갖다주더라구요. (사진 왼쪽은 사바나스마일 대신 tagalongs 박스인데, 피넛버터맛 나는 거라 저는 별로..) 두번째 세 박스(지금까지 총.. 2016. 3. 13.
봄비 속에서 산책 4월 말에도 눈폭풍을 맞아본 뉴햄프셔 사람들은3월 초인 지금, 정말 봄이 온 게 아닐거라고, 스노우팬츠를 빨아서 옷장에 넣지 말라고 조언들을 합니다.겨울동안 사용하던 스노우 타이어를 교체하려고 예약을 했는데, 이게 보통 5월 중순이나 되야 하는 루틴이거든요.잘하는 짓일까 궁금합니다만....따뜻한 날씨에 스노우 타이어가 망가질 것을 걱정하는 남편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그냥 갑니다~ 비가 내리는데,스쿨버스에서 내린 아이가 또 장화신은 고양이 같은 눈을 하고서는"우산을 쓰고 산책할까?"게으른 엄마는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가방을 계단에 벗어던져두고 우산 두개를 들고 나왔습니다.게으름 탓도 있지만 길에 곰이 나올까봐(농담 아님) 산책을 꺼리거든요.얼마 전에 옆집 아줌마가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곰이 우리.. 2016. 3. 12.
또 다시 봄.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과의 바둑에서 이겼다는 차갑고 슬픈 소식과 함께 뉴햄프셔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작년 역대 최고 눈이 내려서 온 동네 지붕을 망가뜨리더니 올해는 내내 따스한 겨울이었는데다 보통 5월이 되어야 오는 봄이 3월에 찾아왔습니다. 오늘 날씨가 20도나 되어서 사람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얇은 셔츠 차림으로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네요. 그로서리에서 꽃 한다발 사면서 유유자적하는 할머니 모습, 이세돌이 알파고에 진 이런 세상에 아직도 종이 신문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슬쩍 봤더니 신문이 $1 이더라구요. 신문 사는 할아버지가 담배도 사길래 담배 가격도 봤는데 말보로가 $6 내외네요. 세상은 늘 급작스럽게 변해가고,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고, 계절은 다시 돌.. 2016. 3. 10.
여섯 살 아이가 장난감을 얻는 방법 이미 집집마다 장난감이 넘쳐 흐르는데, 계속 해서 사들이게 되는 장.난.감.그러다보면 엄마도 같이 중독되서, 괜찮아 보이는 장난감에서 눈을 떼질 못하는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지난 주말에 아울렛에 갔다가 디즈니 매장에 들렀을 때, 인사이드 아웃의 캐릭터를 보고 저도 모르게 살 뻔 했습니다.멋진 콘솔이 포함되지 않은 걸 알고 내려 놨을 뿐, 빙봉을 집에 데려가고 싶었어요.빙봉을 볼때마다 짠한 마음, 커가는 아이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캐릭터라 고이 간직하고픈 마음이 생깁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고, 자연스레 스타워즈 진열을 뚫어져라 구경하고 있는 남편입니다.정작 우리 딸은 디즈니에 그닥 흥미가 없어요. 우리 딸이 좋아했던 캐릭터는 마이리틀포니의 다양한 종류의 말 입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그만 것들을 데리고.. 2016. 3. 4.
학교 행사 - 빙고 나잇과 발렌타인 파티 뉴잉글랜드 북쪽의 기나긴 겨울을 보내기 위해학교에서는 자주 행사를 합니다.이번에는 "빙고 나잇"을 했는데입구에서 종이와 빙고용 찍는 마커를 나눠주었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이 로또 공 돌리듯 돌려서 나온 번호에 마크해서빙고 외치면 됩니다.보통은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다 찍으면 되지만가끔 바꿔서, 네 코너의 숫자를 찍기혹은 대각선만 인정,이런 식으로 변경하기도 하였습니다. 한번은 전체 다 찍기를 했는데엄청 오래 걸리더라구요. 빙고가 된 아이는 앞에 놓인 장난감 선물을 하나씩 골라갑니다.한시간 반을 진행했는데 우린 빙고를 하나도 못했답니다. 마치 부모와 함께 도박장에 온 기분이랄까요?제가 여러번 썼지만아이들 행사건 어른 행사건 가면 다 야바위성 행사를 너무 많이 합니다.어쨌든 재밌는 경험이었습니.. 2016. 2. 21.
설맞이 한국 음식 파티 미국인, 인도인, 중국인, 한국인 등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남편의 팀원들이 음력 설을 맞아 한국음식점을 찾는다길래 알아봐주다가괜찮은 한국 식당은 이 근처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자잠시 고민 후,"그럼 내가 한국 설음식 요리해줄게"라고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열명의 점심을 직접 하겠다고 입밖으로 얘기해버리고뒷일이 걱정이 되었지만... 저는 좋은 마누라니까요. 짜잔!메뉴는 재료비만 백불이 넘게 들어가는 갈비찜,눈오는 날은 치맥이지? 라고 전지현이 그랬다던가요. 그래서 중국인 사이에 유명해진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직접 만든 만두와 감자전,남편에게 말으라고 부탁했다가 야채를 김 끝까지 싸버려서 끝이 안 붙은 김밥,(밥 붙여서 긴급 구조로 살려냈습니다.)직접 담근 가장 심플한 오이지와 김치,흰.. 2016. 2. 21.
늦잠 자는 엄마의 핑계 어젯밤, 응팔 주인공들을 푸켓에서 아프리카로 납치하는 꽃청춘 1편을 보고부러움을 금치 못하고, One Lady에게서 차를 빌리려고 하는 무모한 젊음의 패기를 느끼며 감탄하다가, 늦게 잠들었습니다.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은 저는,일찍 일어난 아이에게 한 시간 더 누워있으라고 하고충분히 8시 반까지 자고 일어나서 미안해진 마음에 아이에게 '캐'물었습니다. “잘 잤어? 엄마 옆에서 무슨 생각하고 놀았어?” 한 시간이나 무슨 생각을 하며 조용히 누워있는지 궁금했거든요.(마마걸인 아이는 혼자서 내려가서 놀지 않습니다.지겹게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엄마랑 같이 내려가야 됩니다.) “어…내 손가락이 사람들인데사람들이 막 놀다가엄마 얼굴을 발견했는데 그게 "산"인거야. 산에 돌이 있는데 코 모양이야.거기에 조그만 동굴이 .. 2016.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