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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Cave

[리뷰] BMW X5 xDrive35d (2세대, E70)

by 마미베이 2018.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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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다닐때 묵직한 카메라 가방을 하루종일 메고다니다가 허리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더이상 걷지를 못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문득 들었던 생각은, 인류는 달에도 다녀올수 있는 기술이 있으니, 어쩌면 손바닥 만한 크기의 바디안에 풀프레임 센서와 10배줌에 고정식 F2.8 조리개 렌즈가 들어가는 카메라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구상에 아직 그런 카메라는 없는거 같습니다.


몇 년전 차를 사려고 알아볼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 구성원 모두 다리 뻗고 탈수 있는 준대형 이상의 실내 공간에, 자전거 한두대쯤 들어가는 넓찍한 트렁크 크기를 가졌으면서, 골프 GTI 처럼 운전이 경쾌하고, 프리우스 처럼 연비가 좋은 차가 있지 않을까?


이 글 제목에서 언급한 BMW X5 디젤이 바로 그렇게 모든면에서 뛰어난 자동차일거라고 기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 결론은...

 

그런 차는 없더군요.



미국으로 이민와서 구매한 BMW 330i 과 뉴햄프셔로 이사와서 구매한 폭스바겐 GTI, 이렇게 두대를 가지고 잘 지내고 있었지만, 서버브에서 거주하는 가족이 다양한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차가 좀 작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330i가 15만 킬로미터 정도 주행거리가 되서 조만간 차량 교체를 할 생각도 있었기에, 이번에는 좀 덩치가 큰 SUV 로 구매를 하기로 했고, 어떤 차를 구매할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가족모두가 편안히 탈 수 있는 실내 공간에, 캠핑을 다니거나 자전거를 싣고 다닐 만한 트렁크 공간을 가진 커다란 차체에, 훌륭한 핸들링을 가지면서, 연비까지 만족시켜주는 까다로운 조건을 걸고서 결국 BMW X5 xDrive35d 를 선택하여 지금껏 4년 넘게 계속 보유중입니다.


BMW X5 xDrive35d (2세대, e70)

색상은 Space Grey



SUV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SUV는 자동차의 운동의 관점에서 단점이 많기 때문에 성능과 승차감 모두 세단에 비해서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번에 구매할 차는 아내가 주로 사용할 가족용 차를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 아내가 관심이 많던 SUV로 결정했습니다.


구매 당시 고려했던 또 하나의 후보는 BMW X3 였습니다. 덩치가 작은 우리 세 식구가 사용할 자동차로 X3 정도의 크기면 충분하겠지만, 미국 서버브에서 곧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를 키우려면 좀 더 큰 차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 X5로 구매를 했습니다. 아이가 3학년이 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세식구 가정에서는 X3로 구매했어도 충분히 넉넉하게 사용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보트나 캠핑카를 견인하는게 목적이었다면 당연히 X5 정도의 준대형 SUV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견인능력의 차이때문인데요, X3 정도 크기 또는 그 이하의 SUV는 SUV라기 보다는 크로스오버 차량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런 크로스오버는 외형만 SUV 일뿐 견인능력은 일반 세단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약합니다. 반면 X5 정도의 준대형 SUV라면 2톤 정도 무게의 소형 캠핑카는 충분히 견인이 가능한 견인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트와 캠핑카를 흔하게 보유하는 미국에서 준대형급 이상의 SUV가 잘 팔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견인이 필요한 레저용품도 없고, 구매할 계획도 없다보니 X5 정도의 준대형 SUV는 꼭 필요한 크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X5 가 가장 어울리는 풍경은 아무래도 이런 장소이겠군요.



그래도 X5의 큰 사이즈가 완전히 낭비인 것은 아닙니다.

우선 커다란 공간 덕분에 캠핑 갈때 이것저것 잔뜩 짐을 실어도 공간이 전혀 부족하지가 않습니다. 세식구가 모두 탑승한채로 뒷좌석 한쪽만 접으면, 자전거를 세대를 차 내부에 싣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아내가 아이키아에서 구매할 가구를 선택하면, 내가 혼자 차를 몰고 아이키아 매장에 가서 X5의 뒷좌석을 모두 접고서 제법 커다란 가구를 싣고 오는게 가능합니다. 높은 배송비로 악명높은 미국에서 큰 SUV는 꽤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큰 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점은, 넓은 뒷좌석 덕분에 5명이 탑승을 해도 모두 쾌적하게 다리를 뻗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X5 의 큰 공간이 이렇게 가끔은 유용하게 사용될 경우가 있기 때문에, 큰 차를 사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큰 공간이 매일 필요한것도 아닌데, 굳이 큰 차를 평소에도 매일 타고 다닐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긴합니다. 미국 서버브에 거주하는 이상 SUV가 한대 정도는 집에 꼭 필요할 텐데요, 아마 다음에 구매할 SUV 는 X3 정도의 크기 또는 그 보다 작은 크기로 구매할 것 같습니다.


제원 (BMW X5 xDrive35d - E70 )


엔진 : 터보 디젤 3.0리터 직렬6기통

출력 : 265마력 @  4,200rpm, 578 Nm @ 1,750rpm

구동방식 : xDrive 상시4륜구동

변속기 : 6단 자동변속기

전장 : 4,854mm

전고 : 1,776mm

휠베이스 : 2,933mm

타이어 : 255/55R18

중량 (curb) : 2,370kg 

최대마력당 중량 : 8.94kg/hp

최대토크(Nm)당 중량 : 4.10kg/Nm

0-60mph 가속 : 6.9초 (제조사 발표는 이렇지만, 직접 측정하면 이것보다는 느리다고 하네요)

연비 : 8,1km/L ~ 11.1km/L   (내가 직접 측정한 실제 연비 10,0km/L -- 미국 교외 지역 기준)



X5의 운동 성능을 언급하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할 사항은, 이 차량의 무게입니다. X5 xDrive35d 의 총중량 (curb weight) 은 무려 2,370kg 에 달합니다. 같은 시기에 판매되던 5시리즈 중형 세단의 무게가 1,700kg 이하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X5 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2.4톤에 육박하는 X5는 심지어 같은 시기에 판매되던 7시리즈 보다 더 무거운 무게입니다. 7시리즈도 대개 2.1톤 이하 수준입니다.


또한 차고는 177cm 가 넘습니다. 준대형 세단의 차고가 대개 150cm 또는 이하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X5 의 무게중심은 세단보다 10-20cm 정도 더 높습니다. 10cm 라는 크기는 차의 크기에 비하면 작게 느껴질수 있지만, 자동차의 높이는 휠베이스와 더불어 자동차의 움직임에 아주 민감하게 영향을 주는 수치중 하나입니다. 무게중심은 5cm 정도만 달라져도 완전히 다른 차로 느껴질만큼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세단보다 10-15cm 정도 더 높은 무게중심을 가지는 X5 의 움직임은 커다란 롤링을 동반하여 매우 뒤뚱거릴거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운전을 해보면, 수치로부터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X5는 꽤 잘 달리는 편입니다. 체감할 수 있는 중량은 중형 세단 정도의 무게를 운전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무거운 차를 가뿐하게 가속시켜주는 데는 xDrive35d 에 적용된 3리터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의 역할이 큽니다. 이 엔진은 265마력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의 무게를 생각해보면 고성능이라고 보기 힘든 수치입니다. 이 정도 중량의 차에는 300마력 이상은 되어야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이라고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 차에는 디젤엔진이 탑재된 덕분에 1750rpm 에서 578Nm 라는 최대 토크를 발생시킵니다. 

비슷한 시기에 판매되던 비슷한 수준의 가솔린 엔진인 xDrive35i  엔진의 경우 300마력의 엔진 덕분에 중고속에서 가속력은 더 뛰어나지만, 최대 토크가 407Nm 수준입니다. 즉, xDrive35d 는 6기통 가솔린 엔진 버전에 비해서 마력은 10% 정도 떨어지지만, 토크는 40% 이상 더 뛰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중저속에서 느끼는 체감 성능은 무척 뛰어납니다. 8기통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 xDrive50i 의 경우 610Nm 수준의 토크를 내주므로, xDrive35d 의 저속 출발 가속은 거의 8기통 가솔린 엔진 수준에 근접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약간 과장을 하자면, 적어도 출발할때 만큼은 2.4톤의 거대한 덩치를 잊어버린채 GTI 처럼 경쾌하게 튀어나갑니다.


물론 토크가 뛰어나긴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최대 출력은 차의 무게비해서 살짝 부족한 265마력입니다. 따라서 출발을 한 이후부터는 그다지 시원하게 가속을 하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100 가속력은 7.0초 수준입니다. 이 수치는 꽤 잘달리는 스포츠 세단으로 알려진 320d 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빠른 정도입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0-100 을 7초 수준으로 가속할 수 있는 자동차들은 저같은 평범한 운전자들에게는 충분히 재밌는 운전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입니다.






차고가 높은 SUV 이기 때문에 급한 코너링시 물론 큰 롤링은 느껴지지만, 서스펜션이 바로 진동을 잡아주기 때문에 출렁이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아마도 BMW 측에서 아래와 같은 광고영상을 만든 것은 이 차는 SUV 가 아니라 스포츠카처럼 달린다는 점을 홍보하고 싶었던거 같습니다.



이 영상은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경기장인 뉘르부르크링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는 자동차의 소리를 들려주면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 차가 사실은 X5 이며 7명이 탑승할수 있는 스포츠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끝납니다.


물론 이차를 가벼운 스포츠카에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것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출렁거리는 미국/한국의 세단에 비하면 오히려 X5 가 더 스포츠카처럼 단단하게 잘 달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천히 좁은 주차장을 빠져나올때는 이차의 크기가 느껴지지만, 막상 노면에서 가속을 하고 코너링을 하다보면 차의 커다란 덩치와 무게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런 특징은 고속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한국에서 소유했었던 그랜저나 미국에서 여행시에 렌탈했던 차량들의 큰 단점은, 서스펜션을 너무 저속 위주로 세팅하는 바람에 고속 주행시에는 진동이 너무 커서 불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X5는 차고가 더 높은 SUV 임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주행시에 불필요한 진동없이 노면에 안정적으로 달라붙은 느낌으로 달립니다. 서스펜션 뿐만 아니라, 타이어의 편평비도 55 이기 때문에 왠만한 세단 수준으로 롤링을 억제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BMW 답게 스티어링 감각이 훌륭해서 노면의 피드백을 왠만한 스포츠세단 수준으로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기의 BMW 스티어링이 가장 BMW 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후반) 유압식 파워 핸들의 직관적인 느낌이 좋고, 노면 피드백을 충실히 전달해주는 점도 훌륭합니다. 스티어링이 너무 무겁다는 점은 개인적인 취향에 달린 부분이지만, 어쨌든 스포츠카와 같은 단단한 주행 감각을 위해서는 스티어링이 무거운 것은 분명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2 세대 X5와 5세대 320d에서 경험했던 무거운 유압식 스티어링의 감각이 지금껏 소유했던 차들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이상하게도 4세대 330i 는 스티어링이 그다지 묵직하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이 시기 이후의 신형 BMW 차들은 electric power steering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압식 스티어링이 연비에 나쁜 영향을 주는 데다가, 스티어링 휠에 자동주차 등의 새로운 기술을 추가하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변화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electric 방식으로 바꾼 이후 BMW 의 노면 피드백이 확연히 나빠지기 시작했으며, 운전이 즐거운 자동차라는 BMW의 상징이 조금씩 희석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자동차인 BMW Z4 는 BMW 가 초기부터 electric power steering 을 적용한 자동차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Z4 는 순수한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노면 피드백이 주는 스티어링 감각에서 만큼은 X5의 유압식 스티어링이 더 뛰어납니다.



이런 핸들링 성능 덕분에, 이 차를 타면서 느꼈던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고속도로 주행입니다. SUV의 높은 차고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 안정적인 서스펜션과 단단한 스티어링 덕분에 5시간이 넘게 걸리는 피곤한 장거리 고속도로 여행을 할때도, 운전자가 자신감있게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디젤엔진은 고속으로 주행을 해도 회전수가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고속도로에서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더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미국에 거주하다보면 고속도로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가 자주 생기게 마련인데요, 이럴때 X5 의 고속주행 능력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운동성능 이외에 이 차가 우리 가족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바로 4륜 구동입니다. 지금껏 중소도시에 사는 동안에는 눈이 내리면 도로가 금방 치워졌기 때문에 2륜 구동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버브로 오고나니 도로 정비 수준이 확연히 다르더군요. 게다가 우리 집이 약간 언덕위에 위치했기 때문에, 눈이 오거나 결빙이 생기는 날에는 2륜 구동은 경사면에서 아예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합니다.


이 차의 또 다른 장점은 디젤 엔진의 연비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차는 2.4톤의 육중한 무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직경의 SUV 타이어를 신고 있기 때문에 연비가 얼마나 나쁠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측정되는 연비는 10km/l  정도입니다. 물론 길이 별로 막히지 않는 미국 서버브라서 도시에 비해 더 연비가 잘 나오기는 합니다만, 중형 가솔린 세단의 경우도 10km/l 정도면 준수한 편이므로, 이 차의 크기와 무게를 고려해보면 매우 훌륭한 연비입니다. 

그러나, 고속도로 연비는 그다지 기대만큼 좋지는 못한 편입니다. 여행을 다닐때 고속도로만 운전하면서 연비를 측정해보았는데, 11km/l 수준이 나오더군요. 아마도 차량 무게와 더불어 공기저항에 불리한 SUV 라서 고속도로에서 연비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단점도 많이 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디젤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차량 내부에까지 많이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저속으로 달릴수록 진동과 소음이 심하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과거 320d 를 타던시절에 차량 내부에서는 디젤 엔진의 진동 소음을 거의 느끼지 못했는데, 이상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X5는 꽤 거슬리는 수준의 진동 소음이 실내에서도 느껴지더군요.

또 다른 단점은 BMW 답게 서스펜션 댐퍼가 좀 단단한 편인데, SUV 의 무거운 차체를 버티기 위해서 스프링도 꽤 단단한 것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속에서 승차감이 그닥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은 시속 80km를 넘어가는 고속 주행에서는 사라져서 고급 차량 답게 조용한 크루징이 가능합니다. 고속주행시에는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에 비해서 rpm 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동소음이 덜 느껴지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단단한 서스펜션은 저속에서는 불편하지만 고속주행시에는 노면에 자체를 차분히 가라앉히는 느낌을 주기때문에 오히려 더 승차감이 좋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약 시속 100km-120km 정도의 속도로 고속도로 크루징을 할때가 이 차가 가장 맘에 드는 순간입니다.




이 차를 사서 가장 기억나는 사건은 바로 X5를 구입하고서 3달정도 지났을때 였습니다. 한 겨울에 아이 치과를 예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약당일 아침 엄청난 폭설이 쏟아지더군요. 과연 폭설을 뚫고서 90분정도 걸리는 먼거리를 운전해서 갈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병원에서 올 수 있겠냐고 확인 전화가 오더군요. 하지만, 이날 예약이 아이 충치 치아를 몇개 뽑아야 하는 큰 치료라서 보스톤의 큰 병원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두달이나 기다려서 겨우 예약을 한것이었습니다. 이 날 예약을 취소하면 또 다시 두달을 기다려야할지 모르는데, 아이는 충치로 통증이 있어서 도저히 두 달을 더 기다리고 싶지 않더군요. 

결국, X5의 높은 차고와 4륜구동을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용감하게 길을 나섰습니다. 마친 겨울용 타이어도 신겨놨으니 괜찮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대한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눈이 높게 쌓인 고속도로를 한시간 넘게 운전을 했습니다. 워낙 눈이 많이 와서 고속도로에는 다른 차량도 별로 없었고 눈은 높이 쌓였습니다. 예전의 330i 라면 중간에 몇번은 휘청휘청하면서 자세제어 장치가 차를 바로 잡아야했을 상황이 계속 이어졌지만, X5 는 운전하는내내 이 차가 눈길 위를 달리는건지 그냥 마른 노면위를 달리는 건지조차 구분이 안되더군요. 4륜구동 시스템과 겨울용 타이어, 그리고 무거운 차체덕분에 폭설을 뚫고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도 불안하기는 커녕 그냥 편안했던 기억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그 이후로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이 차의 누적 거리가 벌써 13만km 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5번 정도 큰 비용이 발생하는 고장이 있었지만, 운 좋게도 1번을 제외하면, 나머지 4번은 운좋게도 (?) BMW 측에서 워런티 10년 연장을 해준 부품들이 고장나는 바람에 모두 무료로 수리를 해서 지금도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서 잘 타고 있습니다. 

최근에 아내가 사용할 다른 자동차를 구매하는 바람에, 요새 X5 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앞에서 주차한 상태로 쉬면서 보내지만, 여전히 주말에는 레져용 차량으로 우리 가족과 자전거, 스키, 캠핑용품을 싣고서 뉴잉글랜드 구석구석을 잘 누비고 다니는 중입니다.




BMW X5의 광고영상은 대개 중년 남성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흔히 도심 속 빌딩에서 일을 하고 파티를 즐기는 모습과 등산화를 신고 절벽을 올라가는 모습이 교차되서 편집됩니다. 도심형 SUV 광고에서 상상할 수 있는 좀 뻔한 내용이지만, 가족용 SUV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안보이고 중년 남성 혼자만 등장하는 점이 특이합니다. BMW 광고는 이렇게 남성 혼자만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더군요. 남자의 장난감이라는 이미지를 주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아마 메르세데스 광고 였다면 가족이 등장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약.

장점 : 커다란 차체. 그리고 커다란 차체에도 불구하고 꽤 잘달리는 성능과 연비. 쾌적한 고속 주행.

단점 : 무게. 쾌적하지 못한 저속 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