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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Cave

[리뷰] BMW 330i (4세대, e46)

by 대디베이 201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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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를 대표하는 모델은 물론 3시리즈 입니다. 

역대 3시리즈 중에서도, BMW의 역사상 가장 유명한 3시리즈 모델을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아마도 제 생각에는 4세대 3시리즈 세단 e46 이 선택될것 같습니다. 





위의 영상은 지난 40년간 6세대까지 진화해온 BMW 3시리즈의 이야기입니다.

BMW 3시리즈가 어떤 자동차이며 왜 그토록 크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팬들의 목소리로 설명하는 홍보영상.




한국에서 5세대 (e90) 320d 를 무척 즐겁게 타고 다니다가, 갑자기 미국 이민이 결정되면서 1년도 안되서 팔아버려야했던 얘기를 예전 포스팅에서 적었습니다.

미국으로 이사한 이후에 한국에서 타던 3시리즈의 기억이 자꾸 나더군요. 그래서, 미국에 오자마자 첫차로 또다시 3시리즈를 구매하려고 알아봤습니다만...


문제는 제가 미국에 이민온지 한달밖에 안된 시점에서 자동차 구매를 위해서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신용카드 또는 은행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 점수 히스토리라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요, 이때 미국 연방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회보장번호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입국하자마자 사회보장번호를 신청해서 받기는 했으나, 어느정도 신용기록이 쌓이기 전에는 은행 대출을 받을때 매우 비싼 대출 이자를 내야합니다. 물론 대출을 거절하는 은행도 무척 많구요. 물론 현금으로 전액을 지불해도 되지만, 최소한 4만달러 혹은 그 이상의 가격표가 붙은 3시리즈를 구매할큼 충분한 현금을 월급쟁이가 가지고 있을리가 없었으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고 자동차 웹사이트를 열심히 뒤져본 결과, 미국에서는 4세대 (e46) 3시리즈의 중고 매물이, 마치 한국에서 중고차 시장의 아반테 만큼이나 충분히 넘치도록 많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게다가 5세대 모델과는 달리 4세대는 (오래된만큼) 가격도 무척 저렴한 수준으로 구할 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현금 $15,000 + 세금 을 지불하고서 2005년식 중고 330i 를 한대 구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후기형 모델입니다. 북미에서는 2006년형 부터 5세대 3시리즈로 바뀌었으니, 제가 구매한 e46은 단종되기 직전에 생상된 마지막 연식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330i 는 그 당시 3시리즈에서 M3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출력을 가진 고성능 모델입니다. 이차를 2010년에 구매하여 2013년까지 정확히 만3년간 보유를 했습니다.




내가 시카고로 이사를 오자마자 바로 구매했던 330i.




고급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푹신한 성향으로 나이든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면,  BMW는  스포티한 운전 감각으로 고급차를 원하는 미국의 젊은 중산층을 상대로 시장을 확대하여 성공을 거둔 자동차 입니다. BMW의 여러 모델중에서, 지금도 누구나 고급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로 BMW 3시리즈를 언급할 만큼, 3시리즈는 BMW내부에서도 특별히 크게 성공적이었습니다.




4세대 3시리즈의 광고 영상.
세단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는 의미로, 스포츠 세단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영상입니다.



제원 (e46 330i 북미형)


엔진 : 자연흡기 가솔린 3.0리터 직렬6기통 압축비 10.2 : 1

출력 : 225마력 @  5,900rpm, 290 Nm @ 3,500rpm

구동방식 : 후륜구동 (FR)

변속기 : 자동5단

전장 : 4,470mm

전고 : 1,415mm

휠베이스 : 2,725mm

타이어 : 225/45R17

중량 (curb) : 1,490kg 

최대마력당 중량 : 6.62kg/hp

최대토크(Nm)당 중량 : 5.14kg/Nm

0-62mph 가속 : 6.8초

최고속도 : 국가별로 제한됨.

연비 : 6.7km/L ~ 9.5km/L   (내가 직접 측정한 실제 연비 8.1km/L -- 미국 교외 지역 기준)





저는 특별히 2000년대 초중반에 판매되던 BMW 모델들을 좋아합니다. 가장 BMW 스러운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는 자동차라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2010년 이후에 발표되고 있는 Fxx라는 코드 네임이 붙은 최신 BMW의 자동차들은 물론 실제 성능과 핸들링을 포함해서 모든 면에서 월등히 더 우월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더 강해진 엔진과 더 조용해진 실내, 더 부드러운 승차감에, 훌륭한 연비는 물론, 각종 전자장비들까지 더해져서, 무척 감탄스럽습니다. 최신 자동차들은 뛰어난 기술로 만들어진 덕분에, 뭐가 어떻게 동작하는건지 그 내부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미래에서 온 생명체처럼 부드럽고 강력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런 점이 최신 기술이 적용된 최신 자동차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일 겁니다.


반면에 2000년대 초중반의 BMW 자동차들은 내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계장치라는 느낌이 듭니다. 엔진이 가솔린을 연소해서 회전력을 만들어내면, 그 힘을 변속기가 바퀴로 전달하고, 바퀴의 타이어가 지면을 밀치면서 자동차가 앞으로 꾸준히 가속하는 단순한 원리가 직접 느껴지는 듯 합니다. 이 시기의 BMW는 평범하게 생긴 4도어 세단에서조차, 이런 단순한 자동차의 움직임을 무척 견고한 느낌으로 운전자가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제가 이 시기의 BMW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최신 BMW를 좋아하는 이유와는 다른 이유에서 이전 세대의 BMW를 좋아한다는 의미입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최신 BMW는 아이폰 카메라처럼 훌륭하게 동작하지만 내부 동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짐작이 되질 않는반면에, 과거의 BMW는 라이카 필름 카메라처럼 견고한 기계적인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물론 라이카 카메라건 자동차건 내가 그 동작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감성 때문에 예전의 BMW를 좋아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보니, e46 330i 가 무척 오래된 클래식카라도 되는듯이 과장을 한것 같아서 조금 덧붙이자면, 이 시기의 BMW는 진짜 클래식 BMW 보다 훨씬 기술적으로 발전된 차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2010년 이후의 BMW 자동차들이 BMW 답지 않게 큰 변화를 가져오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e46 에 좀 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것 뿐입니다.




이 시기의 BMW 엔진 특징은 자연흡기 기반의 직렬 6기통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2005년 이후에 발표된 모델들은 주로 터보 직렬6기통이 탑재가 됩니다.)


최신 터보 엔진과 비교해서 자연흡기 엔진은 출력과 연비 모두 뒤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식 엔진이지만, 단 한가지 엔진이 동작하는 느낌은 터보엔진 보다 자연흡기 엔진이 더 좋습니다.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기 시작하는 터보엔진은 성능과 연비가 모두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터보엔진 자동차는 엑셀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낮은 회전수부터 강한 힘으로 차를 밀어줍니다. 성능도 좋고 운전하기에 편합니다만, 엑셀 페달이 마치 디지털 전자회로 스위치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반면에 자연흡기 엔진은 최대 토크가 발생하는 시점이 약간 높은 회전수입니다. 즉, 높은 가속력을 얻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엑셀 페달을 상황에 맞춰서 조작해줘야합니다. 엑셀을 살살 밟으면 차를 살살 밀어주고, 세계 밟으면 세게 밀어주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으로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속도로 운행시 엔진의 소리도 더 좋습니다. 자연흡기 엔진은 출력이 딸리다보니, 고속주행시 동급의 터보엔진에 비해서 좀 더 높은 회전수로 동작하곤 합니다. 터빈소리와 낮은 엔진 회전 소리가 섞인 묵직한 터보엔진에 비해서, 높은 회전 소리의 깔끔한 엔진소리만 들려주는 자연흡기 엔진의 소리가 더 스포티하게 들립니다.


BMW에 탑재되는 직렬 6기통 엔진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V6엔진과는 달리 진동이 적고 효율이 좋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1기통 엔진은 엔진의 피스톤의 움직임이 뉴튼의 작용/반작용 법칙에 의해서 피스톤의 움직임과 반대방향으로 엔진 블록이 움직이는 진동이 발생을 합니다. 직렬 2기통 엔진은 2개의 피스톤의 움직임을 회전축을 기준으로 180도로 배치를 해서, 상하 움직임을 서로간에 상쇄시킬 수 있지만, 2개의 피스톤의 대칭된 움직으로 인하여 pitch 와 yaw 라고 불리는 별도의 진동이 발생합니다. 직렬 3기통 엔진은 하나의 피스톤을 추가해서 각각의 회전운동을 회전축 기준 120도 간격으로 배치를 하여 이러한 pitch 와 yaw를 약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직렬 3기통 엔진을 2개를 연결한 것입니다. 이때, 각각의 3기통 엔진에서 발생하는 pitch 와 yaw를 서로 반대 방향이 되도록 연결을 해줌으로써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이론상" 피스톤 배치만 가지고 완전하게 상쇄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엔진의 효율이 좋습니다.

반면에 V6 엔진은 3기통 엔진 두개를 V자 모양으로 서로 맞물리도록 연결을 한 것입니다. 직렬6기통과 달리 피스톤의 움직임만을 활용하여 진동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기 때문에, 캠 샤프트 / 발란싱 샤프트등을 추가로 도입하여 pitch와 yaw를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결과적으로 엔진이 무거워지고, 엔진의 반응이 느려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V6 엔진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직렬 6기통에 비해서 엔진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실내 공간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330i 의 자연흡기 직렬6기통 엔진은 앞서 설명을 한대로 엔진의 진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무척 부드럽습니다. 물론 실제로 진동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동안 탔던 4기통 엔진 또는 V6엔진에 비하면 무척 부드럽고 기분좋은 진동만 살짝 느껴집니다. 그리고 엔진의 구조가 단순하다보니 엔진의 소리 또한 아주 깔끔하게 들립니다. 

터보엔진 보다 반응성이 좋은 자연흡기 엔진에 직렬6기통이 더해져서, 엑셀 페달의 반응성이 아주 좋습니다. 


초창기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같은 회사들도 직렬6기통을 사용했으나, 이후로 V6로 변경을 했고, 현재 직렬 6기통을 탑재하는 제조사는 BMW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최근 신문 기사를 보니, 날로 높아져가는 연비 규제 때문에 메르세데스에서도 조만간 직렬6기통 엔진을 다시 도입할수도 있다는 기사 있더군요. 위에서 설명했듯이, V6는 엔진이 무겁고 반응이 느려서 연비에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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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더불이 330i 의 최대의 장점은 스포티한 서스펜션에 기반한 스티어링 감각입니다. 직렬6기통 엔진으로 스포티한 가속을 즐길 수 있다면,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스포티한 스티어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바로 BMW 3시리즈가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물론 스포츠 세단이란 어디까지나 세단이기 때문에, 실제 스포츠카 수준의 민감한 스티어링을 즐길 수는 없습니다. 세단은 장거리 운전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스포츠카 수준의 민감한 스티어링과 단단한 서스펜션을 적용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e46 330i 의 서스펜션은 장거리 운전을 피로하게 만들지 않는 수준에서 최대한 단단하게 세팅을 해두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타던 (5세대) e90 320d 와 비교해서 330i의 서스펜션이 좀 더 단단한 편입니다. 노면의 요철을 만나면 미리 마음속으로 충격을 각오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사실 e90 3시리즈의 경우도 승차감이 평균적인 세단에 비해서 꽤 단단한 축에 속합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은 e90 쪽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단단한 서스펜션과 더불어 후륜구동의 특징이 어우러져서, 교차로에서 약간 빠르게 회전을 하는 경우에 꽤 정교한 스포츠 세단을 운전하는 맛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아마 이런 운전 재미 덕분에, 3시리즈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C 클래스를 넘어서 젊은 고객층에게 크게 성공을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e46의 스티어링 휠은 보통 세단에 비하면 약간 무겁지만, e90에 비교하면 그다지 무겁지 않은 편입니다. e90은 주차장에서 팔에 힘이 들정도로 무겁게 세팅이 되어있지만, e46은 전혀 힘들이지 않고 주차를 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2000년대 초반의 BMW는 대개 약간 무거운 수준의 스티어링을 가졌으며, 200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지나치게 무거운 스티어링으로 세팅을 바뀌는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대로 넘어오면서 다시 가볍게 바뀌는 경향이 있는거 같습니다.






제가 2000년대 초반의 BMW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단순한 외관 스타일입니다. 화려한 판금 기술로 다양하고 복잡한 곡선을 표현한 최근 자동차들도 멋지지만, 제가 예술적인 감성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런 복잡한 스타일에 크게 아름다움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기계장치는 가장 단순한 외형으로 표현할 때 가장 기계장치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2000년대 중반 크리스 뱅글이 디자인 책임을 담당하기 전까지 BMW는 매우 단순한 직선 위주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단순한 스타일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반면에 실내 스타일은 그냥 특징 없이 평범한 편입니다. 물론 BMW 뿐만 아니라 이 시기의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실내 디자인이 단순했던거 같습니다. 2005년 이후부터 자동차의 실내외 디자인은 크게 발전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이 광고에서 BMW만 미래에서 온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나봅니다.
과거의 자동차들은 수공업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에 부드러운 곡선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공장자동화 시대가 되면서 단순한 직선 형태의 디자인으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 그러나, 제조기술의 발전으로 공장자동화 기반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표현할 있게 되면서,
최근 고급 자동차들은 다시 곡선 위주의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





북미에서 자동차 가격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절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옵션을 대폭 낮춘 저렴한 차량을 많이 판매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에서 출시되는 BMW 처럼 고급 옵션을 모두 추가하면 북미의 BMW 가격도 무척 비싸집니다.
예를 들어, 제가 타던 330i 의 경우 그 당시 3시리즈에서 가장 고성능 trim 임에도 불구하고, 헤드라이트가 구형 할로겐 램프이며, 뒷좌석도 접이식 옵션이 빠져있고, 의자에 요추 지지대 옵션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스피커는 하만카돈이 달려있긴 했으나, 어차피 하만카돈 스피커는 그다지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는 아닙니다. 사이드 미러의 경우도 자동 접이 옵션이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제차는 심지어 수동으로 접는 기능도 없었습니다.) 제가 살던 교외 지역에서는 주차공간이 넓어서 사이드 미러를 접을 필요는 없지만, 주말에 도시로 놀러가서 주차를 하면 좁은 주차공간에 주차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이드미러를 접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더군요.




이 광고에서 새로운 3시리즈의 장점으로 "넓은 공간"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e46 3시리즈의 단점을 얘기하자면, 첫번째는 바로 위의 광고에 언급한것과 다른 "좁은 공간"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직렬 6기통은 엔진의 길이가 길다보니 엔진룸이 커지는 바람에 실내 공간은 그 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후륜구동의 특성상 뒷바퀴측의 서스펜션이 더 커지면서 뒷좌석도 무척 좁습니다. 실제로 뒷좌석에 성인 3명이 타는 것은 무척 힘듭니다. 덩치 작은 3명이 10분거리를 이동하는 정도가 한계라고 보면 됩니다. 만약 평균보다 키가 큰 사람이라면 뒷좌석에 무릎 공간도 부족해서 아주 불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더 커진 실내공간"이라고 광고를 하다니, 그 이전의 3시리즈가 얼마나 작은 차였는지 상상이 가질 않는군요. 아마도 이 당시에 3시리즈 세단의 주요 고객은 어린 자녀를 뒷좌석에 태울 수 있는 젊은 부부였던거 같습니다. 

우리 가족도 아이가 어릴때는 이 차 한대로 미국의 여기저기를 누비면서 문제없이 여행을 했지만, 아이가 크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다보니, 너무도 작은 3시리즈의 실내 공간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3년후 더 큰차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최신 6세대 3시리즈를 타보니, 키큰 성인도 뒷좌석에 타고 장거리 여행이 가능할만큼 정말로 실내 공간이 많이 커졌더군요.


e46 3시리즈의 두번째 단점은, 바로 답답한 5단 자동변속기입니다. 이것은 딱히 BMW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당시 자동변속기 기술의 한계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e90에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를 먼저 경험하고 나서 그런지, e46 에 사용된 자동변속기는 무척 반응이 느려서 답답했던 느낌이었습니다. 엑셀을 밟아서 엔진의 회전수를 높이는 것은 아주 신속한데, 그 힘이 타이어까지 전달되는데 얼마나 굼뜨고 느리던지...
게다가 변속 알고리즘도 조금 느슨하게 동작해서 상황에 맞지 않게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은 단수의 기어가 맞물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을 합니다. e90에 사용된 효율적인 자동변속기와 비교하면 격차가 큽니다. 225마력의 심장을 가진 자동차가 0-100km 가속력이 6초 후반정도가 걸린다는 점이 이상해서 검색을 좀 더 해보니  수동변속기의 경우는 6.1 초 정도라고 하더군요. 자동변속기가 크게 진보하기 직전이라서 그런지 변속기로 인한 손실이 아주 커보입니다.

나중에 e46 에 수동변속기가 탑재된 차량을 타본 적이 있었는데, 직렬6기통 엔진의 출력이 아주 예리하게 느껴지더군요. 4세대 3시리즈는 수동변속기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플 컴퓨터의 "맥북 에어"라는 제품이 2세대로 아주 훌륭하게 진화를 했을때, 한 리뷰어가 맥북 에어를 BMW 325i 와 같이 훌륭하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작지만 군더더기 없이 아름답고 성능이 충분하며 매끄러운 조작감이 뛰어나다는 의미입니다. (325i는 330i 와 엔진 성능 빼고 거의 같은 차입니다.)

제 생각에도 이것은 정말 적절한 비유인것 같습니다. 


이 차가 단종된지 1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주변에서 흔하게 이 차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미국에서 e46 3시리즈는 많이 팔렸기 때문일거 같습니다. 막상 이 차를 타보면 왜 그렇게 많이 팔렸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부드러운 엔진과 날렵한 핸들링을 가진 3시리즈는 스포티하게 달리고 싶지만 세단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거의 유일한 선택이었을거 같습니다.


우리 가족이 처음 미국에 처음 정착하던 3년간 우리 가족을 태우고서 미국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녀주던 이 차가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BMW film 프로젝트에서 왕가위 감독이 촬영한 episode 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운전하는 차량이 e46 3시리즈 (쿠페) 입니다.

미국에는 e46 3시리즈가 길거리에 워낙 많기 때문에, 미행을 하는 용도로 적절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