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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어

쉬핑 컨테이너 홈(Shipping Container Homes)

by 마미베이 2017. 6. 18.

아이가 테니스 레슨을 받는 한 시간 동안 보통 동네 친구 줄리와 수다를 떠는데 이 날은 줄리가 어떤 백발의 할아버지와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줄리는 특별히 속내를 많이 내비치지는 않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스몰 톡에 굉장히 능해서 줄리가 있으면 분위기가 늘 화기애애해집니다. 


이 날도 아이들이 테니스를 치는 걸 쳐다보며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부모들이 아무 수다에 참여하는 광경이 펼쳐졌는데, 무슨 얘길 하고 있나 했더니 이 백발 할아버지가 쉬핑 컨테이너 하우스(Shipping Container House) 라는 거에 푹 빠졌다는 겁니다. 땅만 고르면 커다란 컨테이너를 갖다 놓고 전기, 배수, 개스를 금방 연결해서 하루만에 집이 생기는 거라며 너무 좋아서 침튀기며 얘길 하시더라구요.



가만 들어보니, 바로 최근 언론에서 본 외교부 장관 강경화씨 남편 이일병 교수가 직접 지은 컨테이너 홈과 같은 개념이었나봅니다. 그러니까 영어로 정확히 "쉬핑 컨테이너 홈"이라고 합니다.. 그 분도 아마 이 백발 할아버지처럼 컨테이너 홈의 매력에 푹 빠지셨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모든 과정을 직접 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하셨다던데 혼자 이걸 다 하긴 보통일이 아닐테니까요.




구글 검색을 해보니 별의 별 모양이 다 나옵니다.



단순히 쉬핑 컨테이너 한 개를 예쁘게 까페처럼 활용한 것



이건 아예 콘도를 지었네요.



컨테이너 하나는 계단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거대 주택이 되기도 하고요.



아마 배달하기 전인 쉬핑 컨테이너 홈인가 봅니다.




한동안 작은 집 즉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라고 해서 정말 작디 작은 공간의 집에 최소한만 갖추고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유행이었는데 쉬핑 컨테이너 하우스는 타이니 하우스가 아니고 진짜 집처럼크게 짓는 집입니다. 땅을 파지 않고 땅을 고르기만 해서 그 위에 올리는 컨테이너로 틀을 만들고 창문을 뚫고 그 안을 맘대로 꾸미는 겁니다. 여러 개를 겹치면 아파트처럼 되고 그 안에 계단까지 만들어서 너무 멋진 집이 나오는 거죠. 짓는 비용이 너무 저렴하답니다.



타이니 하우스의 효율적인 내부



쉬핑 컨테이너 하우스 얘기를 한참 하시는 이 백발 할아버지는 이 근처에서 삼십년 넘게 살았는데 이제 정든 집을 팔고 추운 뉴잉글랜드를 떠나 놀스 캘롤라이나 주로 가서 골프를 매일 치며 살거랍니다. 집 값도 여기보다 반값이고 세금도 적다네요. 한가지, 자기가 매일 학교를 데려다주던 저기서 테니스 레슨 받는 손녀를 매일 못보는 게 아쉽다며 말입니다.



쉬핑 컨테이너 하우스 이야기에 이어서 집을 사고 파는 얘기로 주제가 넘어갔습니다. 옆에 앉아있던 인도 아줌마는 우리 동네로 이사를 오려고 집을 보고 있는데 요즘 집값이 너무 비싸져서 찾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요즘 부동산 시장이 셀러 마켓으로 바꼈습니다. 미국 전체적으로 그런 모양입니다. 근 몇년간 집값에 변동이 없어서 미국 서버브는 원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최근 집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보통 집 사고 파는 얘기가 이렇게 수다 주제가 되는 일은 없었거든요. 이 날 집을 팔려고 내놨거나 집을 팔았다는 얘길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파는 사람은 좋은 가격에 팔았다고 웃으면서 얘길 했습니다. 하지만 또 집을 사야되는 거니까 비싸게 팔아도 비싸게 사는 건 마찬가지인거죠. 파는 입장에서 안 오르는 거보다 낫겠지만 이런 동네에서 집 값이 올라봤자 이 삼천만원이고, 그 돈은 다 리얼터에게 가는 돈이라 사실 남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백발 할아버지처럼 팔고 더 싼 주로 떠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다 같이 오르는 집값이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나이가 좀 있으신 아는 분에게 물어봤더니 지금 셀러 마켓으로 집 가격이 오르는 건 미국 전체적으로 그런 것 같고,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이후 최근 십년정도 부동산이 바닥이었다가 이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는 얘길 하더라구요. 같은 가격의 집을 서브프라임 모기지 전에 봤을 때는 지금보다 십만불이 더 비쌌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현상이라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얘기하시더군요.





최근 페북에서 본 웃지 못할 사진입니다.

위에서 얘기한 백발 할아버지가 이사간다고 한 곳이 바로 노스 캐롤라이나, 십오만불로 멋진 집을 살 수 있고, 조지아주는 그보다 조금 더 비싸서 이십오만불, 학군 좋고 인기 좋은 매사추세츠 주는 칠십만불(8억정도)로도 저런 집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일년에 보유세 이만불(2천만원)은 덤이고요. 매사추세츠 주 보스톤은 샌프란시스코, 뉴욕시티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렌트비가 비싼 곳으로 유명합니다. 매사추세츠보다 뉴햄프셔주는 싸긴 하지만 뉴햄프셔주 역시 미전역과 비교했을 때 집값이 싼곳은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