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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Cave

헝그리 아마추어의 사진 강좌 1부 - 카메라 구매 (1) 크롭 바디

by 대디베이 2019.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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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사진을 찍어보자고 생각하고서 카메라를 만져보기 시작한지가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사진이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처음에 중고 필름 카메라를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2005년경에 저렴한 DSLR 을 한대 사서 장난감 가지고 놀듯이 잠깐 가지고 놀아본게 "취미로" 사진찍기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꾸준히 사진을 찍는 이유는, DSLR 카메라를 구매한지 2년만에 결혼을 하고, 또 2년 후에는 아이를 낳는 바람에, 사진을 찍어야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취미라기보다는 추억을 남기는 도구로써 사진을 찍고 있을 뿐입니다.


이 글의 결론을 이미 말해버렸네요. 헝그리 아마추어의 사진 찍기 요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카메라 장비도 아니고, 카메라 지식도 아니고, 구도잡는 실력도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 사진사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사진을 잘 못 찍는 이유는, 단지 사진을 찍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사진 찍는 연습을 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사진을 찍는 이유는 바로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추억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장 흔하고 강렬한 동기이죠. 자주 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마찬가지로 여행의 추억을 남기겠다는 동기가 크게 작용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건프라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겠네요.



사진 찍기 요령 1.


앞으로 꾸준히 사진을 찍을 이유가 필요합니다. 이게 당신의 사진 실력의 99%를 좌우합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을 두가지로 분류해 보면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1. 평범하지 않은 사람.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사진을 예술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사진을 크게 (A4 크기 이상) 프린트 하는 사람, 직업 사진사, 직업은 아니지만 사진에 깊이 빠진 취미를 가진 사람, 미술에 조예가 많은 사람, 돈이 많은 사람, 돈이 많지 않아도 카메라에 많은 투자를 하려는 사람등이 있습니다.

  2. 평범한 사람.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사진을 추억을 남기는 용도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사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 없고, 사진에 깊이 있는 취미도 없고, 따로 미술관련 공부를 한것도 아니고, 또는 공부를 할 계획도 없고, 부자도 아니고, 카메라에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으며,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 또는 핸드폰 화면으로만 보거나, 프린트를 한다고 해도 A4 크기 이상으로 프린트 하지는 않는 사람입니다. 딱 바로 저 같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딱히 적당한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서 거창하게 강좌라는 단어를 제목에 사용했지만, 사실 이 글은 강좌라기 보다는 "2.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별로 시간/자금/노력을 들이지 않고 쉽게 사진 찍을 수 있는 "요령" 정도가 적당할거 같습니다. 이 글에서 대상으로 여기는 사진은 아주 특별한 상황에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닙니다. 그렇게 흔치 않은 상황의 사진은 포기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의 사진만 찍는다거 가정하면, 어떤 카메라로, 어떻게 찍어야 조금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그럼, 1부. 어떤 카메라를 구매할 것인가? 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부. 어떤 카메라를 구매할 것인가?


1-1. 카메라 종류


지금 쉽게 구매 가능한 카메라는 크게 다섯가지 부류로 나뉠 수 있습니다.


(1) 중형/대형 카메라


(2) 35mm 풀프레임 카메라


(3) 렌즈 교환식 크롭 바디 카메라


(4) 똑딱이 카메라 (point-and-shoot)


(5) 핸드폰 카메라



이렇게 다섯가지로 나누는 기준은 카메라 센서 면적에 따른 분류입니다. (1)번이 가장 크고, (5)번으로 갈 수록 점점 센서 크기가 작아집니다. 



다양한 카메라 센서 사이즈


  • 센서 크기가 클 수록 


장점 : 

어두울 때 찍은 사진의 노이즈가 적고 사진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얕은 심도 (아웃포커스?) 를 표현하기가 쉽습니다.

사진의 sharpness (선예도?) 가 좋습니다. 


단점 :

카메라와 렌즈가 커지고 무거워져서 휴대하기가 불편해집니다.

카메라와 렌즈의 가격이 비싸집니다.



  • 센서 크기가 작을 수록 (위와 반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장점 :
카메라와 렌즈가 작아지고 가벼워져서 휴대하기가 편합니다.
카메라와 렌즈의 가격이 저렴해집니다.

단점 :
어두울 때 찍은 사진의 노이즈가 많고 사진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얕은 심도를 표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사진의 sharpness 가 안좋아집니다.




그럼, 이 강좌의 대상인 "평범한 사람"을 위해서 (1)-(5)번 중에서 어떤 카메라가 가장 적합할까요? 계속 읽고 싶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결론 부터 적겠습니다.

사진 찍기 요령 2. 무슨 카메라를 구매할 것인가?

렌즈 교환식 크롭 바디 카메라와 쓸만한 핸드폰 (아이폰6 또는 그 이상) 카메라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우선 대답하기 쉬운 (5)번 부터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위에서 열거한 "센서 크기가 작을 수록" 나타나는 단점은...어두울 때 사진을 찍기가 어렵고, 얕은 심도의 표현이 어렵고, 사진의 sharpness 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선 앞의 두가지를 생각해보면, 반대로 밝은 장소에서 깊은 심도의 사진을 찍을 때는, 휴대폰에 달려있는 공짜 카메라로 찍어도 수백만원 짜리 비싼 카메라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sharpness 는 어떻게 될까요? 위에서 "평범한 사람"의 기준을 말할때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 또는 핸드폰 화면으로 보거나, A4 크기 이하로만 프린트를 하는 사람으로 정의했습니다. 제 경험상 최신 핸드폰 (iphone 6 또는 그 이후 출시된 고성능 스마트폰) 의 경우는, 조명이 괜찮은 상황에서 찍은 사진은 충분히 선예도가 높기 때문에 수백만원 짜리 카메라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사실 거대한 크기로 인화를 할 일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카메라의 sharpness 는 별로 중요한 주제가 아닙니다. 최신 스마트폰의 sharpness가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좋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난 십년간 찍은 사진을 보면 거의 80% 가량은 밝은 대낮에 아이를 배경과 함께 찍은 사진이더군요. 아니면, 아이가 피사체가 아니라 그냥 여행 장소의 풍경이 피사체이거나. 이 경우 모두 조명이 좋고 심도가 깊은 상황이므로, 이 경우에는 크고 무겁고 비싼 카메라로 찍은 것과 좋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뉴욕주의 주도 Albany 에 도착했을때는, 나이아가라 까지 자동차 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던 마지막 날

이었습니다. 주요 건물을 보러 차를 세웠지만, 장거리 운전에 피로가 누적되서 사진을 열심히 찍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차에 두고 내렸습니다. 근데, 뉴욕 주의회 건물이 이렇게 근

사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쉬운대로 그냥 주머니에서 아이폰 6s+ 을 꺼내서 찍었지만, DSLR 을 

가져와서 찍는다고 해도 이것보다 딱히 더 좋은 사진이 나왔을거 같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하늘이 

흐려서 조명 상태가 엉망이었지만, 아이폰 카메라는 아주 훌륭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3) 크롭 바디 카메라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휴대폰이 커버하지 못하는 20%의 경우 때문입니다.


사진 찍기 요령 3. 좋은 카메라가 필요한 상황.


  • 조명이 없는 어두울 때 쓸 만한 사진을 얻어내기 위해서
  • 얕은 심도를 표현하기 위해서
  • 망원 렌즈로 멀리 있는 피사체를 찍기 위해서
반대로, 이 세가지 상황을 제외하면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결과물은 대략 비슷합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sharpness 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대부분의 카메라가 충분히 좋고도 남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유에서 제외를 했습니다. 얕은 심도의 경우 최신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얕은 심도의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것에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입니다. 저는 iPhone 7+ 의 인물 사진 기능으로 찍은 아이 사진을 아주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직 DSLR 로 찍은 얕은 심도 사진에 비교했을때, iPhone의 얕은 심도 사진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더군요. 미래에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2019년 현재. 여전히 스마트폰은 DSLR 수준의 만족스러운 얕은 심도를 표현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좋은 카메라는 과연 얼마나 좋아야 할까요?


우선 "(4) 똑딱이 카메라" 부터 따져보겠습니다.  대개 똑딱이 카메라는 센서의 크기가 1인치 센서 또는 그 이하의 크기를 가진 카메라를 의미합니다. 크기가 아주 작고, 렌즈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사실 핸드폰 카메라가 괜찮은 성능을 내기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던 형태의 카메라는 똑딱이 카메라였습니다. 하지만 핸드폰의 카메라가 쓸만한 성능을 내주기 시작하면서, 똑딱이 카메라를 굳이 따로 구매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핸드폰 카메라라고 해도 센서가 1/3 인치 또는 1/2.5 인치 수준의 크기이기 때문에 왠만한 똑딱이 카메라 센서와 비교해서 심각한 차이가 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똑딱이 카메라를 사용해도 조명이 어두운 상황과 얕은 심도를 표현해야하는 상황에는 스마트폰보다 겨우 약간 더 나은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를 위해서 별도의 카메라를 휴대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나이아가라 폭포 맞은편의 Embassy Suite 호텔방에서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밤에는 폭포에 다양한

 조명을 비춰서 아주 근사한 광경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이폰으로 찍기에는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제대로 된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DSLR 로 찍어야 겨우 위와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고성능 똑딱이 (point-and-shoot)" 카메라의 경우 센서는 작지만, 대신 고배율 줌렌즈가 달려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는 핸드폰 카메라가 커버하지 못하는 "망원 렌즈로 멀리 있는 피사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똑딱이 카메라에 달려있는 망원 렌즈는 조리개 수치가 별로 좋지 않은 편입니다. 어두운 조리개와 더불어 센서의 크기까지 작다보니 상대적으로 셔터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망원 렌즈는 광각에서와 달리 손떨림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 경우 느린 셔터 속도로 인해서 DSLR 수준의 좋은 사진을 찍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대로 센서는 크지만 렌즈를 교환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Fujifilm X100 시리즈 같은 경우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 경우는 어두운 조명에서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렌즈가 너무 광각이라서 얕은 심도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고, 멀리 있는 피사체를 찍을 수도 없습니다. X100 시리즈는 좋은 카메라이긴 하지만, 좋은 핸드폰 카메라와 비교했을때, 실용성 측면에서 별로 이득이 없겠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3)번 항목을 굳이 "렌즈 교환식"이라고 제한을 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Pier 39 에 갔을때 저녁 내내 흐린 하늘로 인해서 맘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

습니다. 낙심하면서 멀리 바다 건너 소살리토를 막연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해가지기 직전에 구름 사

이로 한줄기 빛이 레이저처럼 길게 쏟아지면서 그 사이로 새떼가 날아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

다. 환산화각 300mm 망원으로 멀리 떨어진 소살리토를 찍어서 그 느낌을 그대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선택지는 (1) / (2) / (3) 세가지 입니다. 물론 (1)번은 쉽게 예외가 되겠습니다. 일단 너무 큽니다. 요새는 크기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휴대하기게 아주 불편한 크기입니다. 물론 렌즈 포함해서 천만원 또는 그 이상의 가격에 쉽게 도달하는 가격 또한 "평범한 사람"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러면, 과연 (2) 풀프레임과 (3) 크롭 바디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평범한 사람"을 위한 카메라 바디 구매 가이드를 결정하면 될것 같습니다.



1-2. 풀프레임과 크롭바디의 차이


1-2-1. 어두운 상황에서 화질 차이

카메라에서 제일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은 stop 이라는 개념입니다. 


용어 정의.


1 stop 크다 = 2배 밝게 찍을 수 있다.




stop 은 여러가지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조리개가 1 stop 크다 == 조리개 구멍의 면적이 2배 넓어서, 센서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2배로 늘어났다.
  • 셔터스피드가 1 stop 느리다 == 셔터스피드가 절반으로 느려져서, 센서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2배로 늘어났다.
  • ISO 를 1 stop 키우다 == 센서의 ISO 수치를 두배로 키워서, 빛을 2배 담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 센서 면적이 1 stop 크다 == 센서의 면적이 2배 넓어서, 빛을 2배로 담을 수 있다.
즉, 카메라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사진의 결과물을 2배 밝게 만드는 것을 1 stop 키운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그러면 35mm 풀프레임과 크롭바디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크롭바디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APS-C 크기의 센서의 경우 35mm 풀프레임 센서 크기와 비교해서 1 stop 차이 밖에 나지 않습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크롭바디와 풀프레임으로 사진을 찍을 때, 크롭바디의 경우는 ISO 수치를 1stop 올려주면 동일한 밝기의 사진이 나옵니다. 만약 ISO를 더 올리기 어렵다면, 셔터 스피드를 1 stop 느리게 만들면 됩니다.


  • 최신 카메라 센서 기술은 아주 비약적으로 발달했습니다. 반도체 기술 / 광학 기술 /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서 ISO 를  5만 정도로 높여도 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1 stop 정도 ISO 를 올려주는 것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 또한 최신 카메라 렌즈는 대부분 손떨림 방지 기능이 달려있습니다. 즉, 셔터 스피드를 1 stop 느리게 만들어도 손떨림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이유로 인해서, 최신 크롭바디 카메라는 어두운 조명 상황에서 ISO 를 1 stop 올리거나 셔터스피드를 1 stop 느리게 만들어서, 풀프레임만큼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풀프레임과 크롭바디는 1 stop 차이가 아니라, 2 stop 정도 차이가 납니다. 왜냐하면 풀프레임 카메라용 렌즈는 대체로 최대 개방 조리개 수치가 크롭바디용 렌즈보다 1 stop 정도 더 열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센서만 놓고 보면 풀프레임과 크롭바디는 겨우 1 stop 차이에 불과하지만, 렌즈 최대 조리개에서 또 1 stop 차이가 나오므로, 두 카메라 사이의 차이는 실질적으로 대략 2 stop 차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그럼 과연 2 stop 차이가 얼마나 클까요? 여기선 제 경험이 나오는 수밖에 없겠네요.
분명 차이는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진을 예술로 여기는 분들에게는 2 stop 차이가 크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저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2 stop 차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차이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됩니다. "조명이 없는 어두운 장소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찍어야 하는가?" 
저의 경우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위해서 비싸고 무거운 풀프레임 카메라를 사고 싶지는 않습니다.


1-2-2. 얕은 심도 (bokeh) 표현력의 차이

좋은 카메라를 이용해서 사람을 찍었을때, 얕은 심도 (bokeh) 를 잘 표현하면 사진에서 3차원의 깊이가 느껴지는 근사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동일한 화각과 조리개를 사용했을때, 카메라 센서의 크기가 커질 수록 심도가 얕아집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두 가지 조건에서 심도의 깊이를 비교하면, (2)번의 경우가 (1)번보다 대략 두배 정도 깊어지게 될 것입니다.

(1) 35mm 풀프레임, 150mm 환산화각 (150mm 초점거리).  F/4.0
(2) APS-C 크롭센서, 150mm 환산화각 (100mm 초점거리). F/4.0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센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렌즈의 최대 조리개도 고려를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풀프레임 용 렌즈는 크롭바디 렌즈보다 최대 개방 조리개가 1 stop 정도 더 넓은 경우가 흔합니다. 
즉, 위의 예제처럼 두 경우 동일하게 F/4.0 으로 비교를 하고 싶어도, 크롭바디용 렌즈는 F/4.0 짜리를 구할 수 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크롭바디용 렌즈는 F/6.3 정도를 사용하게 됩니다.

센서차이 + 렌즈의 조리개 한계 차이로 인해서 심도 표현 또한 크롭바디가 풀프레임의 4배 정도로 깊어집니다. 그럼, 4배정도의 심도 차이가 얼마나 큰 차이일까요? 

이 차이는 꽤 큽니다.
4배의 심도 차이는 저같은 평범한 사진가도 무시 못할 정도로 큰 차이입니다. 그러면 풀프레임 카메라를 사야할까요? 평범한 사진가라고 해도 여기에서 서로 생각이 달라지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심도 표현 능력 차이가 확연히 다르지만 여전히 풀프레임은 필요없다." 입니다.
왜냐면 bokeh 를 표현하는 방법이 한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Bokeh 를 표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방법이 가능합니다.

사진 찍기 요령 4. 얕은 심도 (bokeh, 아웃포커싱) 표현 하는 기법들.
  1. 망원 렌즈를 사용할수록 bokeh 가 좋아진다.
  2. 피사체와 카메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bokeh 가 좋아진다.
  3. 피사체와 배경의 거리가 멀수록 bokeh 가 좋아진다.
  4. 조리개를 크게 개방할수록 bokeh 가 좋아진다.
  5. 센서가 커질 수록 bokeh 가 좋아진다.
* Bokeh 가 좋아진다는 말은, 심도가 얕아져서 배경이 더 많이 흐려졌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4번/5번이 불가능한 카메라를 사용한다면, 1-3번의 기술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근사한 bokeh 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와이 Kailua 해변과 같은 야외에서는 망원렌즈를 이용해서 크롭바디 카메라로 얼마든지 근사한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합니다.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피규어를 구경하다가 그냥 평범한 줌렌즈를 광각으로 찍었지만, 카메라가 
피사체에 가까웠기 때문에 배경이 충분히 흐려질만큼 심도가 얕아졌습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Canyon 지역의 커다란 폭포를 배경으로 찍었습니다. 조리개 수치가 낮은 
줌렌즈를 끼운 상태였기 때문에 얕은 심도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배경이 되는 폭포가 워낙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조리개를 조금만 열어도 배경이 흐려지면서 3차원 효과가 느껴지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거꾸로 말해서, 얕은 심도를 표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풀프레임이 필요한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광각 렌즈 화각을 사용해야하고, 사진사, 피사체, 배경의 거리를 조절할 수 없는 제한된 상황에서 굳이 얕은 심도를 표현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yes 라고 대답을 했다면, 풀프레임과 조리개가 크게 열리는 표준 광각 렌즈를 하나 구입해야합니다. 크롭바디 카메라는 이 경우에 bokeh 표현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만약 이 질문에 no 라고 대답을 했다면, 그냥 그런 상황의 bokeh 사진은 포기하고 크롭바디 카메라의 저렴한 가격과 작은 크기에 만족을 하면 됩니다.

저는 위의 질문에 쉽게 no 라고 대답했습니다. 왜냐면 다음과 같은 이유입니다.

* 얕은 심도를 찍는 다는 의미는 사진에서 배경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얕은 심도 사진이 필요하면 그냥 장소를 바꿔서 야외로 나가서 망원 렌즈로 찍으면 됩니다.

* 얕은 심도를 찍는 다는 의미는 사진에서 피사체만 남기겠다는 의미입니다. 아이와 외출을 했을때, 아이가 하루 동안 변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하루 동안 변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배경입니다. 따라서 얕은 심도의 사진은 가끔 한번씩만 찍으면 되고, 다양한 추억은 깊은 심도를 이용해서 배경과 함께 찍어야 합니다.


따라서, 어쩌다 한번 찍게 될 얕은 심도 사진이라면 위에서 열거한 방법중 1-3번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에만 찍어도 충분하더군요. 한달에 한번도 필요없는 수준입니다. 그 이외의 99% 상황은 그냥 깊은 심도로 사진을 찍어야 추억할거리가 남습니다. 


요약하자면, 풀프레임과 크롭바디의 심도 표현 능력은 확실히 차이가 큽니다. 하지만, 크롭바디를 이용해서 얕은 심도의 사진은 얼마든지 잘 찍을 수 있으며, 사실 얕은 심도의 사진을 찍을 일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진 찍기 요령 5.


얕은 심도 사진은 아주 가끔만 찍고, 평상시는 조리개를 잔뜩 조여서 배경을 선명하게 찍는게 추억을 남기기에 좋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제일 커다란 Grand Prismatic Hot Spring 옆을 걸으면 자욱한 수증기 속을

 지나치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진 오른쪽의 어머니를 강조하기 위해서 얕은 심도로 찍으려고 했으나,

 수증기의 느낌을 기억하기 위해서 일부러 조리개를 조여서 깊은 심도로 표현했습니다. 얕은 심도 

사진은 여행 다닐때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습니다.




1-2-3. 다른 차이는 없는가?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상황 (어두운 조명, 얕은 심도)을 제외하면 풀프레임과 크롭바디의 차이는 없을까요? 사소하지만 상황에 따라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 방수


풀프레임 카메라중에서 고가의 모델들은 어느 정도 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 다니면서 사진찍다보면 비가 올때 사진을 찍어야 하는 상황은 100% 만나게 됩니다. 멀리 해외 여행을 가게 되면 가족의 여행 경비가 카메라 가격보다 더 비싼데, 카메라 망가질까봐 추억을 남기지 못할 수는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카메라에 방수기능이 있다면 무척 좋을거 같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는 그냥 아이폰을 방수팩에 넣어서 사진을 찍습니다.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아이폰으로 찍을 수 없는 상황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 내장 플래쉬


재밌게도, 풀프레임 카메라는 내장 플래쉬가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니콘 D600 시리즈 정도가 유일하게 내장 플래쉬를 가진 카메라인거 같습니다. 반면에 크롭바디 카메라의 경우 내장 플래쉬가 들어있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그럼 과연 내장 플래쉬는 쓸만 할까요?

제 경험상, 내장 플래쉬는 "잘 알고 사용하면" 아주 훌륭한 플래쉬입니다. (내장 플래쉬를 훌륭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번 강좌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장 플래쉬는 벽면 또는 천장 반사가 안되므로, 내장 플래쉬로 직접 피사체를 찍으면 대개 유령처럼 이상한 사진이 찍힙니다. 하지만 이것은 내장 플래쉬가 이상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당신이 카메라 플래쉬를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카메라 플래쉬를 아주 자주 쓰는 편입니다. (그 이유 또는 다음번 강좌에서 설명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외장 플래쉬는 보통 주먹만한 크기이더군요. 커다란 풀프레임 카메라에 외장 플래쉬를 붙여서 들고 다니는 것은, 저같은 "평범한 사람" 기준으로 휴대성에 큰 지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저에게는 카메라에 포함되어있는 내장 플래쉬가 매우 중요합니다.



1-2-4. 크롭 바디는 단순히 성능이 낮은 카메라인가?


크롭 바디 카메라는 풀프레임 카메라에 비해서 절반 또는 그 이하의 가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 관점에서 쉽게 생각해보면, 단순히 저가형 저성능 카메라라고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크롭 바디를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단순히 저가형 카메라라기 보다는, "휴대용 고성능 카메라" 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계속 언급했듯이, 사실 일반적인 상황에서 크롭바디의 APS-C 센서는 35mm 풀프레임 센서에 비해서 그다지 성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겨우 1 stop 차이에 불과하며, 크롭바디 카메라 또한 충분히 고성능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크롭 바디 카메라는 단순히 센서 이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 주요 카메라 회사의 렌즈들을 살펴보면, 크롭 바디 카메라용 렌즈들은 최대 조리개 수치가 풀프레임 렌즈에 비해서 1 stop 정도 작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최대 조리개 수치는 렌즈의 크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풀프레임 카메라의 왠만큼 괜찮은 렌즈는 크기가 무척 큽니다. 카메라 바디 보다 큰 렌즈도 다양합니다. 카메라 바디도 큰데 렌즈까지 크니깐, 전문 사진사가 아닌 일반 여행자들에게는 휴대성에 문제를 겪게 됩니다. 심지어 풀프레임 바디는 내장 플래쉬도 없기 때문에 별도의 플래쉬를 추가로 장착해야 합니다. 이쯤되면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사진촬영이 목적이 되어야 납득이 되는 크기입니다.


반면 크롭바디 카메라는 어두운 조리개 수치를 가진 렌즈 덕분(?)에 아주 작은 부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플래쉬도 내장했으니 더욱 부피가 줄어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극한 상황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상황에서 풀프레임에 거의 버금가능 성능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크롭 바디는 단순히 저성능 카메라가 아니라, "휴대성이 아주 뛰어난 고성능 카메라" 라고 정의를 하는게 더 적절할 거 같습니다.


사실 중년 직장인의 연봉으로 풀프레임 카메라의 가격은 별로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좀 비싸지만, 딱히 구매하지 못할 가격 수준도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크롭바디를 고집하는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두가지 이유입니다.


크롭 바디 (APC-S) 카메라의 장점.


*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바디 뿐만 아니라, 렌즈도 풀프레임 렌즈에 비해서 월등히 작습니다.


* 내장 플래쉬. (이게 왜 중요한지는 다음 강좌에서).





와이키키 해변에서 해가 지는게 사진 왼쪽에 보이듯이 완벽한 역광 상황입니다. 이때 내장 플래쉬를

 "잘 설정해서" 사용하면 역광의 피사체를 찍는것도 가능합니다.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저처럼 주로 

아이 사진 찍는 사람 기준으로 이건 꽤 좋은 기법입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 시간에.




롬바드 꽃길의 탐스러운 수국을 찍었지만, 오른쪽 아래의 근거리에 있는 파란 수국들이 왼쪽 나무 

그늘로 인해서 완전히 검게 나올만큼 contrast 가 강한 조명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내장 플래쉬를 이용해서 찍으면 충분히 좋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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