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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하와이 빅아일랜드] 사우스 포인트/블랙샌드비치

by 마미베이 2019. 10. 6.

 

 

 

 

빅아일랜드 여행 준비를 하다 놀란 점은

생각보다 섬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숙소를 코나쪽 와이콜로아 빌리지에만 잡았기 때문에

꼭 가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 공원을 다녀오는 일이 만만치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하루에 남쪽을 다 돌고 오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남쪽 끝에 있는 사우스 포인트, 그랜샌드비치, 블랙샌드비치에 들렀다가

저녁에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에 도착해서 밤에 빛나는 라바를 보고 숙소에는 자정쯤 돌아가자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계획만 놓고 보면 불가능했지만 결국은 다 하긴 했는데..

국립공원의 대부분 시설을 닫은 덕분에 그곳에서 할일이 거의 없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들렀던 사우스포인트와 비치 이야기.

 

 

<사우쓰 포인트 South point >

 

코나쪽에서 남쪽으로 끝까지 내려가면 되는

사우쓰 포인트(South Point)까지 두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코나 공항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문제였는데,

섬의 가장 큰 고속 도로였지만

도로는 뜨거운 지열때문인지 양 옆으로도 수평이 아니고,

길 자체가 오르락 내리락 할 뿐 아니라

옆으로는 직선이 아닌 곡선,

그야말로 3차원 놀이동산 도로였습니다.

 

이렇게까지 열악한 도로는 처음,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17 마일 드라이브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남쪽으로  드라이브를 시작하자마자 여행이고 뭐고 뒷좌석에 앉은 아이 멀미가 걱정되기 시작하더군요.

 

 

우리 차 앞에 롤러코스터 같은 길 위에서

풍경 속에 웃통을 벗어 제낀 근육질의 하와이안 원주민이 개와 함께 트럭 뒤에 타고 갑니다. 멋있는 척하고 싶어서일까요. 풍경과 멋지게 어울리긴 합니다.

 

사우쓰 포인트로 가는 마지막 구간에서 롤러코스터 포장도로에 감사해야 할만큼 뒤틀린 포장 도로는 커녕

좁은 비포장 도로가 30분 정도 이어졌습니다.

정말 바다 절벽 섬 끝까지 달려가는 기분이 제대로 느껴졌고,

도착한 그 곳에는 사진에서 봤던 것 처럼

절벽을 뛰어 내려 바닷 속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주차는 위쪽에 해야지 아래까지 차를 가지고 내려가서 주차하려면 깊이 패인 구멍을 지나가도 멀쩡할만한 트럭이어야하겠습니다.

 

이 곳을 뛰어내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놀랄 무렵

옆을 보면

 

원래 다이빙대가 아닌

길이 아닌 절벽 돌로 아이들이 내려가서

 

마냥, 겁도 없이 뛰어내리고 올라 오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옆에서 남편이 사진을 찍는 동시에 제가 이 아이들 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이 아이들 뒤에서

덜덜 떨리는 다리를  바닥에 바짝 붙이고 최대한 안전한 자세를 취하고

절벽쪽을 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생각보다 되게 높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낮지도 않고

딱 적당한 높이에 바다 깊이에 파도가 없어서

요령만 있다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긴 했습니다.

 

다이빙대에서의 점프, 절벽에서의 점프에 감탄하며

돌아나오던 중

이번엔 정말 "미친" 사람들 발견.

 

 

이건 넓디 넓은 바다도 아니고,

돌 사이에 동그랗게 파인 깊은 구멍 속인데,

이런 곳이 그렇듯 들이치는 파도가 높고 하얗게 부서집니다.

당연히 다이빙대나 올라올 수 있는 계단 시설이 없는 곳입니다.

뛰어내리기에는 물도 많지 않고 돌이 많고,

파도가 간간히 높게 들이치는 곳.

 

여기를 뛰어내리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뛰어내리고는 암벽 등반을 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햐.....정말이지,

니 목숨은 니가 알아서 지키라는 거죠.

 

 

 

<Green Sand Beach>

 

사우쓰 포인트에서 나오면서 그린 샌드 비치에 들르려고 네비를 찍고 갔는데,

여기도 입구까지만 갔다가 나왔습니다.

Papakolea green sand beach 를 구글맵에 찍고 가보니

초입에 정말 당장이라도 퍼질 것 같은 오래된 트럭으로 관광객을 모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몇 명정도 모이면 트럭 뒤에 태우고 그린샌드비치까지 가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4x4 Jeep을 빌린 우리는 일단 가보자고 들어섰어요.

 

 

남편이 이런 길을 운전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기어를 바꾸며 어찌 저찌 운전을 하겠답니다.

들어서자마자,

차체가 멀쩡하게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지기 시작,

먼지를 풀풀 날리며 곳곳이 깊게 패인 미세한 모랫길을 조심스레 들어갑니다.

가다보니 용감하게 미니밴으로 들어온 차도 있더군요.

이렇게 한 100미터를 한 1키로 쯤 간 기분으로 들어가다가,

도저히 걱정스러워서 중간에 차를 세우게했습니다.

 

그리고 내려서 조금 걸어가니 그린샌드가 아닌 검은 색 자갈 해변이 있네요.

초록색 모래가 아닌데 왜 그린샌드비치인지 궁금해하던 차,

다른 방향에서 나오는 트럭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길을 달려달려 지금껏 온 길의 몇십배 거리를 달려야 그린샌드비치를 볼 수 있다는 거죠.

이런 길은 고작 5분 거리가 몇십분 가야할 것이며 체감으로는 한시간으로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쉽게 포기하고,

차로 돌아가는 길, 마르고 고운 모래 위를 걸어보니

먼지가 난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만큼 밟는 족족 먼지가 풀풀 났습니다.

운동화가 먼지 색으로 변했습니다.

 

여행 내내 더 들어가면 차가 퍼지거나, 해가 져서 못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고, 이때도 역시나 차 퍼질것을 걱정되었죠. 짧은 거리나마 4x4 지프를 빌린 보람을 느끼며 울퉁 불퉁한 모랫길을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포장도로도 아닌 "편편한 비포장 도로"에 들어서자 다시 문명 속으로 들어온 안도감을 또 느꼈습니다.

 

 

 

<블랙샌드비치>

 

 

그린샌드비치를 가려다 허탕치고, 

Punalu'u Black Sand Beach 구글맵으로 검은 모래 해변에 들렀는데, 지도상으로는 바로 옆이지만,

고속도로까지 나오는 데 30분이나 걸리다보니 꼬박 40분 거리였습니다.

 

이곳에서도 수영하고 노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모래 색은 연탄 같았지만 만져보는 느낌은 아스팔트나 검은 고무를 으깬 것 같은 독특한 느낌이더라구요.

 

 

 

너무 너무 새까매서 검은 모래 해변이라고 이름짓지 않을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하루에 남쪽을 다 훑으려고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까지 가겠다고 계획 세워놓고

여기까지 왔을때 벌써 저녁 4시였습니다.

사실 이 중간에  블랙샌드비치 가던 중간에

Punalu'u Bake Shop 에 들러 Malasada 도넛도 사고 자동차 개스를 넣느라 더 늦어지긴 했지만

섬이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느꼈고

숙소가 힐로쪽에 있다면 여기까지 보고 숙소에서 자고 다음 날 다시 국립공원을 구경할텐데

마음만 급하더군요.

 

국립 공원 비지터 센터가 5시에 문닫는다는 것을 보고 서둘러 볼케이노 국립 공원으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