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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하와이 빅아일랜드]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by 마미베이 2019. 10. 6.

 

 

 

 

 

 

 

 

 

 

빅아일랜드는 하와이 네 개의 섬 중에 가장 큰 섬으로 공식 이름은 "하와이"입니다.

검은 현무암으로 덮인 커다란 섬,

오아후가 다 개발된 편리하고 적당한 크기의 섬이었다면

이곳은 아직 개발이 안 된 최근에 뿜어져 나온 용암이 굳어 돌로 굳은

날 것 그대로의 '커다란' 섬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곳에서 여행 준비를 제대로 안한 대가로

허탕 시리즈를 이어갔습니다.

 

볼케이노 국립 공원은 갔더니 작년(2018년) 말부터 화산 활동을 멈춰서 아무것도 나오는 것이 없어서 할 게 없다는 말을 들음,

부랴부랴 아래 분화구 내려가는 트레일을 했는데 내려 가다 해가 지는 것이 두려워 중간에 다시 올라옴, 그런데 해가 안짐,

마우나 케아 오니즈카 비지터 센터에 라면까지 사들고 갔는데 마침 비지터 센터가 공사를 시작해서 문닫음,

4륜 구동을 빌렸기에 천문대 정상을 가려고 올라가다 비포장 길이 너무 힘들고 다시 내려올 것이 걱정되어 중간에 돌아옴,

내려와서 해지는 것을 보는데 달이 휘엉청 떠있어서 동네에서보다 별이 안보임,

물가가 비싸서 호텔 앞 그로서리에서 저녁을 사다 먹었는데 마지막 날 그로서리 옆에 푸드 코드를 발견.

너무 멋졌던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에서는 가장 멋진 수영장과 몸이 사르르 녹는 뜨거운 핫텁을 5박 중 마지막 날 저녁에 발견,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로했던 나머지, 정보 수집을 안한 여행의 대가로 이런 삽질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유명하다기에 숙소로 정했던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는 5박을 묵어도 아쉬울만큼 좋았고, 너무 자연 그대로를 즐겨야 하는 곳이라 우리가 중간에 포기하거나 계획대로 안되었어도 독특한 화산섬 그 자체로서 경이롭고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빅아일랜드는 절반 나눠서 서쪽은 "코나(Kona)"  동쪽은 "힐로(Hilo)"라고 불리고 공항도 두 곳에 있습니다. 코나 쪽이 대체로 날씨가 좋은데 섬이 너무 커서 힐로도 관광을 하고 싶은 경우 코나에 있는 숙소로 다시 오려면 1시간 반에서 두 시간을 와야하므로 숙소를 옮기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그런데 우리는 체크아웃이 귀찮고, 힐로쪽 관광은 볼케이노 국립공원 외엔 다 포기했기 때문에 코나 쪽에서만 묵었습니다. 실제로 힐로쪽에서는 자켓을 두 개를 껴입어도 춥다가, 서쪽으로 건너오면 다시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대비되는 날씨였습니다.

 

 

코나(KOA) 공항에서 북쪽으로 한참을 달려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에 가는 길, 양쪽으로 펼쳐진 검은 현무암으로 덮인 땅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사이 사이에 자라나는 노란 풀도 그렇고요. 

와이콜로아 빌리지에 도착하니, 이 검은 돌을 갈아 엎어 편편한 길을 만들고 가로수를 심고 건물을 만들어 호텔이 들어서 있는 마을이 보였습니다.  기반 시설이 갖추어진 도시, 그래서 개발된 곳곳을 '빌리지'로 이름지어 놓은 것이군요. Kona공항에서 와이콜로아 빌리지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오는 30분간, 계속 이런 검은 돌만 이어졌기에 마을에 들어오자 문명 속으로 들어온 안도감이 듭니다.

 

이 시설 좋고 거대한 리조트에 대해서 홈페이지에 떡하니 나와있는데도 전혀 알아보지 않아서

놀거리가 많은데도 제대로 못누린 게 좀 아쉽습니다.

미리 알았으면 더 좋아했던 곳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낼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호텔 방 건물은 크게 세 곳입니다.

항상 드나드는 로비 오른편에 있는 건물이 팰리스 타워, 오션타워이고

왼편 끝에 라군타워가 있습니다.

뭐 마지막 날 깨달은 사실이지만 라군타워 앞 수영장, 슬라이드, 동굴 폭포와 뜨거운 자쿠지가 너무 훌륭해서, 라군타워에 방을 잡으면 정말 좋았겠다 싶습니다. 쓸데없이 오션타워 수영장에서 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이 무조건 라군타워 수영장과 핫텁에서 놀아야 합니다.

 

 

로비에서 라군타워(왼쪽)나 팰리스 타워(오른쪽)는 7-10분 정도

오션타워는 15분 정도를 걸어가야 하는데,

트램을 타도 되고 배를 타도 됩니다.

트램이나 배는 기다려야 하는데, 트램은 자주 오는 편이고 배는 유유자적 너무 늦어서 한번도 못탔습니다.

팰리스 타워에 묵은 우리는 트램이 바로 오지 않으면 걸어다녔습니다.

오션타워는 너무 멀어서 걸어다니기에 부담스럽고, 호텔을 나갔다 들어오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보면 되겠죠.

아침에 조식 식당은 로비에서 오른편으로 5분 정도 거리, 트램의 첫번째 정거장에서 내리면 있는 건물인데,

호텔이 워낙 크다보니 줄서서 기다려서 먹고 다시 방에 갔다가 호텔에서 나오는데만 시간이 너무 걸려서 늘 하루 시작을 꽤 늦게 했습니다. 참고로 호텔 조식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호텔 내에는 수영장과 라군비치(탈 것, 거북이 등), 돌고래, 식당 등 볼 것이 너무 많고 고급스러워서 눈이 호강이더라구요.

특히 방까지 걸어가는 길에 놓아둔 예술품이 박물관처럼 멋지게 꾸며놔서 걸어다니는 게 즐거웠습니다.

로비부터 오른편 팰리스타워까지, 팰리스타워부터 오션타워까지

혹은 로비부터 왼쪽의 라군타워까지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해 놓았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리조트 끝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더라구요.

 

주차장에서 로비, 로비에서 방까지 거리가 멀어서 드나드는 시간을 최소 20분 이상 잡아야 하는 패턴에 자연스럽게 적응 될 무렵

호텔에 더 재밌는 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때는 체크아웃을 해야하니 아쉬웠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라군 타워의 넓은 수영장과 동굴속 핫텁과 폭포쪽 핫텁,

해질 녘 그쪽에서 바라보는 바다로 넘어가는 선셋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즈넉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팜트리 너머 바다로 지는 선셋도 정말 아름다웠고, 마우나케아에서 못본 별은 이 곳의 뜨거운 자쿠지에 몸을 담그고 다 봤습니다.

라군타워에서 바닷가쪽으로 이어지는 팜트리 사이길을 따라 반대편(오른편) 팰리스타워로 이어지는 길, 그리고 오션타워 끝까지

밤에 걸어봤는데, 너어무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횃불 사이를 걸으며 파도 소리를 듣고 밤하늘보고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습니다.

 

호텔 안에도 식당이 있고 호텔 근처에 식당이 있긴한데 저녁때 가보니 일단 웨이팅이 한시간 이상에 인당 $40 이상의 고급식당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는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Waikoloa beach dr) Island Gourmet Markets 에서 먹을 것을 사다가 먹었습니다. 나중에 바로 그 옆에 Food Court 가 있는 걸 발견해서 골라 먹었고요. 물론 피자 같은 건 맛도 없는데 비쌌고 포키가 너무 맛있었는데,  모르는 척 슬쩍 비싸게 계산하는 것도 봤으니 계산할때 정확하게 하는지 잘 봐야 하더라구요.

 

빅아일랜드는 먹을것 많고 사람 많은 오아후처럼 편리한 여행지는 아니었습니다.

맛있게 먹을 건 기대하지 말고 

자연 그대로의 것을 보고 즐기는 곳으로 생각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