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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하와이 빅아일랜드] 마우나 케아

by 마미베이 2019. 10. 6.

 

 

 

 

 

 

 

 

 

 

이번 하와이 여행은 보스톤 공항에서 시작해서 오아후, 인천 공항 한국 방문 후,

오아후에서 빅아일랜드, 다시 오아후, 보스톤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여정이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려 짐찾는 것이 귀찮아서 짐은 부치지 않는 편이다보니

기내용 캐리어 세 개에 배낭 세개에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다녔습니다.

 

보통 기내용 캐리어 세 개면 충분한데,

이번에는 빅아일랜드를 위한 물건이 기내용 트렁크 세 개 중 절반을 차지해서 짐싸는 게 쉽지 않았죠.

해변에서 사용할 수영복 뿐 아니라,

오리발까지 포함한 스노클링 장비,

그 외에 볼케이노 국립공원과 마우나 케아 천문대에서 입을 두꺼운 옷,

망원경까지. 

 

필수품인 옷가지와 여름이니까 슬리퍼, 

장시간 비행을 위한 베개와 작은 담요까지 챙겨서 다녔으니,

이야말로 여행의 달인이 된 느낌이더라구요.

 

나중에 짐을 정리하며 다시 보니 스노클링 장비는 두 세트만 챙기면 되는데 굳이 세 세트를 다 가져온 건지 

수영복만 챙기면 되는데 굳이 아이 수영복 겉에 입을 가운까지 챙긴 건 뭐고

남편은 왜 바지마다 벨트를 채워와서 가방 무게를 늘리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내용 가방에 10키로 무게 맞춰서 세 개로 다녔다는 건 기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이 한 곳을 위해 오랜 비행을 한 따스한 옷을 드디어 꺼내서 겹겹이 입고 마우나 케아로 향했습니다.

아, 이 곳에 혹시나 오를지도 몰라 렌탈카도 4x4 Jeep 으로 빌렸으니 우린 천문대가 있는 정상까지도 갈 수 있는거죠.

하지만 고도가 너무 높아서 산소가 부족하니 사람들이 열두살 이하의 아이와 함께 오르지는 말라고 권고한다네요.

그래서 천문대를 갈 생각까지는 없었고,

오니즈카 비지터 센터나 들러서 저녁 먹고 별이나 구경하고 가자고 했으나,

가기 전날 홈페이지에서 "공사중"이라는 소식을 발견,

이 바쁜 여름 성수기에 몇 달간 공사를 해서 아예 문을 닫는다니 말이 되나 싶었지만

직접 가보니 정말 아예 못들어가게 공사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럼 비지터 센터를 지나 천문대 올라가는 길을 좀 가볼까 하고 저렇게 4x4 Only사인을 지나 진입했습니다.  

 

고작 7마일밖에 안되니까 가보자고 시작했는데 비포장의 수준이 정말 말이 안되게 열악하더군요. 4x4가 아닌 차도 용감하게 올라가는 젊은이들이 간혹 보이긴 했는데 한 20분 정도 올라가도 절반도 못간 것 같았습니다.

 

역시 어드벤쳐의 수준이 우리를 넘어서는 곳밖에 없는 빅아일랜드, 이번 여행의 테마 대로 중간에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도로가 상상 이상으로 열악했는데 바닥은 울퉁불퉁 돌이 많고, 

다음 길이 안 보일 정도로 구불구불하며

산에서 내려오는 차와 마주치면 서로 흠칫 놀랄 수 밖에 없는 좁은 길이 산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어두워서 길이 안보이면 운전하기 정말 떨릴 것 같아서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비지터센터까지 다시 내려왔습니다.

 

저의 고산증 증상은 비지터센터에서 두통으로 나타났는데

신기하게도 산을 더 올라가니까 괜찮아지고 다시 내려오니 또 살짝 두통이 있었습니다만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괜찮은지 계속 물었더니 괜찮다고 했고요.

일행 중 한명이라도 불편하면 당장 산을 내려가야한다는 점을 서로에게 주지시켰습니다.

 

내려오는 길에서 내려다 보이는 환상적인 하늘색,

지는 해가 온 세상의 빛을 놀라운 색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이 늘 감탄스럽습니다.

비지터센터의 맞은편에 역시나 길 중간이 푹 패여서 지나가면 차가 다 망가질 것 같은 길에 사람들이 주차를 하고

작은 산봉우리에 걸어 올라가서 해가 지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늦게 왔기 때문에 주차장에서 아름다운 하늘색을 더 구경하며 감탄을 했죠.

 

작은 캐리어에 내리 들고 다니던

무겁디 무거운 망원경을 꺼내서

달 한번 봤습니다.

보름달이 휘엉청 아름답게 떠서

별은 두 어개만 봤습니다.

 

 

비지터 센터조차 구경못한 우리가

마우나 케아 산을 왜 올라갔던 건지 궁금해하며

호텔로 돌아갔더니 별이 엄청 많이 떠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