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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리뷰

아이네 반 친구, 아니카

by 마미베이 2016. 6. 28.

아이는 공립학교에 다닌다.

아이가 살에 공립 프리스쿨로 옮겨와서부터 1학년까지 매년 반마다 장애아이들이 한두명씩 있었다.

( 프리스쿨 3,4/유치원 5/1학년 6)

아이를 데리러 가면 늘어선 차들의 앞은 장애 아이를 태우는 작은 스쿨버스 자리였다.

반에는 담임 보조 선생님 외에 아이를 전담하는 선생님이 상주했다.





종일 아이들과 교실에서 함께하는 딸 아이에게 아이들은 이상해보이지 않는다. 그저 함께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일부

아이는 처음 프리스쿨때 만났던 다운 증후군이었던 아담이라는 아이가 가끔 큰소리를 내면서 떠들었다는 얘기 정도를 했을 뿐이다아담은 그럴 수도 있으니까 너가 뭐라고 하면 안된다고 일러줬더니 뒤로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프리스쿨때 우리딸은 의외로 규율을 어기면 지적질을 해대는 얌전한 보스 스타일이었다.)


여름 방학 중인 오늘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1학년 같은 반이었던 아니카를 만났다. 아니카는 원래는 3학년이 나이인데 늦게 반을 올라가고 있다. 걷는 것도 문제 없고 정확한 대화는 아니지만 말도 하는 편인데 어떤 병명인지는 모르겠다. 발런티어 하러 학교에 가면 내게 "What is your name?"이라고 반복해서 묻는다. 누구 엄마냐고 덧붙이기도 하고.


자주 봤던 아이라 "아니카!"하고 불러서 아는 척을 했다. 옆에 있는 분이 엄마인 같은데 일년만에 처음 보았다. 서로 인사를 하고 내가 교실에서 아니카 많이 봤다고 9월에 2학년 같은 반이 되었다고 얘기하면서, 그 간 아니카가 내게 묻는 질문에 익숙해진 나는 대답도 해주고, 이게 뭐냐고 가방을 만지며 물어서 대답해주고 여름 보내라고 안아주며 인사를 했다


학교에 발런티어를 다니면서 아니카가 내게 계속해서 질문을 해대거나 이상한 말을 하면 나는 당황했었다. 아니카를 돌보는 선생님은 반복적으로, 아니카, 그렇게 하면 안돼. 루미맘한테 무례하게 굴면 안돼, 라고 얘길했었는데, 아니카의 질문을 당황스러워한 내가 꽤 미안했었다. 그 과정을 거쳐서인지 이제 아니카가 하는 말도 알아듣고 하니까 예측도 되고 해서 다정하게 대답도 해주고, 당황도 하지 않게 된것이다.


처음에  내가 아니카 엄마냐고 물었을때 약간 경계하던 아니카 엄마는 그제야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우리 딸의 이름을 묻는다. 아니카 엄마가 뒤늦게 지어준 편안한 미소, 그것이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아니카 친구 엄마의 아는 척이 그녀에게 작으나마 힘이 될거라는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