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와 엘프

"산타가 진짜 사람이라면 하루만에 전 세계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는 건 불가능해. 게다가 굴뚝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려면 기어올라야 하는데 늙어서 체력이 부족할 껄, 그러니까 산타는 진짜 사람이 아니야."

드디어 산타의 선물을 따로 준비해야하는 일에서 해방된 건가 싶어서 산타는 바로 엄마 아빠였다고 얘기하려는데 아이가 그럽니다.

"내 친구 제이콥이 그래서 부모님을 다섯시간을 따라다니면서 사실을 알려달라고 졸랐는데, 걔네 부모님이 얘기해줬대. 산타는 Organization이야. 그래야 전 세계에 선물을 배달하는 게 가능하지"

이런 논리를 펴며

산타에게 선물을 받기 위한 논리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용기를 내어

"실은 엄마 아빠야."

라고 했지만, 피식 웃으며 믿지 않더라구요.

산타에게 선물을 받아야 한다는 강렬한 믿음 때문에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합니다.

산타에 대한 의심은 있지만, 여전히 믿고 크리스마스를 보냈고 그래서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를 카드로 보냈고,

선물을 받긴했습니다. 

하지만 엘프는 이제 안믿는다고 하네요. 최근 미국에서 '엘프 온 더 쉘프' 놀이가 유행하면서 엘프가 밤마다 산타에게 가서 아이가 하루동안 얼마나 좋은 아이였는지를 보고하는 업무가 중요해졌습니다. 이 엘프온더쉘프 동화에 나오는 엘프는 아이들이 건드리면 안되고 밤 사이 다녀온 후 자리를 옮겨서 있거든요. 이 놀이는 제가 다른 글에 적어두었습니다.

2017/12/14 - [뉴햄프셔 일상] - 산타와 Elf on the shelf

엘프 놀이는 보통 정성이 아닙니다. 매일 밤 몰래 자리를 옮겨두어야 하고, 쿠키를 먹다가 말지, 화장실에서 휴지를 말고 있을지, 와인을 마시고 널브러져 있을지(성인 버전 패러디가 있습니다..) 아이디어도 생각해야 하거든요. 아주 귀찮았던 저희집 엘프는 5일간 우클레레나 첼로에 매달려있었더니, 아이가 제대로 확신을 했습니다. 자기가 자러 갔을때 아빠가 옮겨놨어야 되는데 안해서 저러고 있는거라고 비웃더군요.

최소한 매년 Bass Pro Shop에서 산타할아버지와 찍던 사진은 안찍어도 된다고 하네요. 그 사람이 진짜 산타가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답니다. 그 사람은 Organization에 고용된 수 많은 산타 중 한명일 뿐이랍니다. 그건 또 사실이긴 하잖아요?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활쏘기는 해야된다고 해서 배스프로샵에 잠시 들렀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두 시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활놀이만 하고

 신기한 사냥용품을 구경하고 왔습니다.

이 글은 아이가 자기 블로그에 적은 글입니다. 산타가 진짜인지 아닌지 언젠가 진실을 알게 될거라며 골치 아프다는 글입니다.

출처 http://aboutlife2018.blogspot.com/2019/01/santa-claus-real.html

Santa-no one knows if he's real or not. We have theories, but that's the best we have. I'm not sure, because at Thanksgiving, one person there showed me a picture of Santa. But I also don't think he's real at the same time, because another friend said it's something else (but NOT your parents), but I have to keep it a secret. But what I totally don't believe in is the elf, because my elf doesn't even have feet, and when she sits, she has to lean against something, otherwise she is hardly able to sit up, let alone walk.

People sometimes actually see Santa, but others tell me he's not real, and prove it. I have no idea, but I used to fully believe in Saint Nick. The thought of Santa being real or not gets my head spinning. Maybe someday we'll find out the truth.

올 크리스마스에는 원래 캐나다 퀘벡시티에 가려고 계획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취소하고 일주일 넘게 집에만 있었습니다. 선물 받은 티켓투라이드(Ticket to ride)로 게임하고, 왕좌의 게임 보고, 테니스 치고, 맛있는 것 만들어 먹고 그러고 보냈더니 어디 여행 가는 것보다 편하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