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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산타와 Elf on the shelf

by 마미베이 2017. 12. 14.





















 





산타를 아직은 믿는 (듯한) 3학년 아이,

남편은 그걸 믿냐고 저를 비웃습니다.

선물을 받기 위해서 "믿는 척"하는 거랍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가 아직 진짜로 믿고 있다, 고 믿습니다.

아이는 Tooth Fairy나 레프리칸 같은 것은 다 믿지 않고

산타만 믿는다고 했습니다.


할일을 미뤄서 자기 전에 후다닥 숙제를 해야하는 아이에게

침대에 누워서 얘길했죠.

너 자꾸 숙제 안하면

태권도 마스터 앤디한테 얘기할거고 그러면 이번주에 있는 테스트 못받을지도 몰라,

여기서 아이는 조용해지고, 심각해집니다.

뭔가 먹히는 것 같아서 신난 저는 한술 더 떠서

25일이면 크리스마스인데 산타한테도 전화할꺼야!


이건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

진지했던 아이표정이 썩소로 변하는 걸 봤습니다.

이 아이는 정말 믿는 '척' 하고 있었던 걸까요?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하려고 산타에게 전화한다는 협박을 하지, 흐흐흐."

이러는 겁니다.


일단 저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너 그럼 산타가 너한테 선물을 줄 것 같애? 그랬더니 자기는 이미 'Nice List'에 들어가 있다네요.

그럼 엄마가 크리스마스 날 산타가 못들어오게 집 문을 다 잠그고 벽난로도 다 닫아버릴꺼야, 라고 했더니

"산타는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어."

그럼 경찰이 와야되지 않을까,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 조심스레 애쓰는 엄마.

경찰은 산타를 다 알아. 엄마가 신경쓰지 않아도 엘프온더쉘프*가 나는 Nice하다고 산타한테 다 알려줬어.


이거 참, 아직 믿는 거 같긴 한데

선물을 받기 위해서 절대로 안믿으면 안된다는 강한 신념을 기반으로 자신을 속이는 믿음인 것 같습니다.

만 8살 반, 아직도 믿다니...

 


(워터 파크에 가는 짐가방에 들어간 엘프 온 더 쉐프)

 

*Elf on the Shelf


2005년 출간된 The Elf on the Shelf: A Christmas Tradition 책으로, 최근 십년 사이에 유행하는 크리스마스 놀이입니다. 직장에서 도서관에서 학교에서 다들 이 놀이를 하는데 엘프 인형이 매일 다른 곳에 가있는겁니다. 아이네 학교도 점심시간에 카페테리아에서 늘 엘프를 찾는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냅킨통에 들어가있어서 아이들이 난리가 났었다고 하고, 한 친구는 엘프가 혼자 움직이는 걸 봤다고 해서 좀 무섭긴한데 자기도 엘프를 갖고 싶다고 해서 아마존에서 인형만 하나 샀습니다. 정품은 책이랑 같이 판매하는 것 같고, 엘프 걸과 엘프 보이 인형이 눈 색별로 있습니다.

 

아이의가 지은 엘프 이름은 "앰버(Amber)", 앰버는 이제 매일 밤 산타에게 가서 '착한'아이라고 보고를 하고 옵니다. 북극에 다녀온 엘프 인형은 사람들이 자는 밤동안에 위치를 옮겨다닙니다. 매일 집안 구석 구석에 숨겨두고 다음날 아이가 찾는 것이고, 늘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죠. 원래는 아이들은 이 인형을 건드리면 안된다고 합니다.

 

엘프 놀이 설명은 이 블로그에 너무 잘 씌여있어서 링크합니다. (이 분 블로그 너무 재밌음..) 

http://smileellie.tistory.com/481

http://smileellie.tistory.com/568?category=365889


주의, 이 놀이는 매일 밤에 엘프 위치를 옮겨 놓아야 하는 엄마가 무지 힘듭니다.


**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갑자기 아이가 묻습니다.

"그런데 앰버(엘프)는 요즘 왜 안보이지?

"엘프는 산타가 있는 북극으로 갔겠지, 내년에 다시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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