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해가 질무렵,
중국인 친구를 통해서 주문한 중국 치킨과 고추기름소스를 받으러 나섰습니다.
동네의 번화가인 마샬 가게가 있는 주차장에 시간이 되자 봉고차 한대와 차들이 몰려듭니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텍스트 프로그램인 위쳇으로 몇시에 도착하는지를 미리 알려준다고 합니다.
동네에 사는 중국인들이 웹사이트를 통해서 주문한 음식과 식재료를 뉴욕에서 실어온 것을 나눠주는 자리입니다.
남편이 최근 고추기름 소스로 유명한 라오간마 소스를 알려주길래 월마트에서 구매해서 마파두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MSG가 들어간 소스라 너무 맛있어서 같이 테니스를 치는 중국인 친구에게 이 얘길 했더니 이렇게 매주 중국식재료를 주문한다며 몇가지 중국음식을 추천해주었고 그 음식이 도착하는 날입니다.
저는 스모크 치킨과 고추기름소스, 샤브샤브(핫팟)소스를 친구를 통해서 샀습니다. 이 친구는 일주일치 장을 여기서 다 보는지 $300어치나 주문했다고 하네요.
몇몇 아는 중국인도 보이길래 인사를 하고 친구의 박스를 받아서 제 것만 따로 빼서 가져왔습니다.
치킨 봉지, 독특한 향이 나서 좀 걱정스러웠습니다.
제가 새로운 향에 그닥 오픈마인드가 아니라서..
비주얼은 더 막막합니다.
만지지도 못하겠어서 남편에게 해체를 부탁했습니다.
펼쳐보니 머리와 발까지 달려있어요. 심지어 암탉 벼슬까지 있었거든요.....
남편은 설날마다 중국인 동료들과 중국음식점에 가서 전통 중국식 요리를 먹기 때문에 머리가 달려있는 게 익숙하다고 하네요.
비쥬얼로는 신기하니까 아이에게 보여줬더니 바로 징그럽다고 얘길하길래
엄마도 동의하지만, 그걸 굳이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다고 얘기해줬습니다. 남의 음식 문화를 존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함께 구매한 샤브샤브 소스,
성분 표시를 보니 MSG가 포함되어 있네요.
이럴거면 제가 그냥 미원이나 다시다 넣고 만들면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리 소스에 콩이 들어있는 것인데 마파두부 만드는 기름으로 사용해보았습니다. 매운 거 잘 먹는 남편은 적당히 맛있게 매웠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너무 매웠어요. 라오간마 칠리소스는 안매워서 아이도 먹을 수 있었는데 이건 너무 매워서 제가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구요. (저는 매운걸 정말 못먹는 편..)
그래서 오늘 저녁으로 먹은 닭벼슬과 다리 두개 달린 스모크 치킨과 마파두부,
스모크 치킨을 껍질 빼고 안에 있는 살만 뜯어 먹었는데
어땠을까요?
두둥!
너무 맛있었습니다.
스모크 향이 엄청 진하게 베어서 먹을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더라구요.
아이도 살코기를 잘 발려서 먹고,
비위 좋은 남편은 머리를 들고 뜯어먹었습니다.
닭발은 아무도 안먹었어요. 닭발만 좋아하는 우리 언니 생각이 절로 나는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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