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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리뷰

Bad Blood - 두 번째 북클럽

by 마미베이 2019. 3. 26.
















북클럽 두번째 책은 "Bad Blood"를 골랐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Bad Blood 노래가 아니고

...

...


엘리자베스 홈즈(Elizabeth Homes)라는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 회사의 CEO 이야기입니다. 2003년 창업을 해서 2018년 공식 폐업하기까지 엄청난 투자를 받은 이 회사가 최근 최대의 사기극으로 드러나게 된 내용을 적은 월스트리트 저널의 저널리스트 존 캐러루(John Carreyrou)의 "Bad Blood"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마침 이 책을 정하고 그 주에 ABC 방송에서 "The Dropout" 이라는 다큐를 방영했습니다.




유투브에 part5까지 올라와있습니다.





스탠포드를 중퇴하고 테라노스(Theranos)라는 스타트업 회사를 만든 엘리자베스 홈스는 포브스지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히고 2015년 9조원에 달하는 회사가치를 만들어 낸, 엄청난 이슈가 되었던 젊은 CEO였습니다.


엘리자베스의 회사 테라노스는 에디슨이라는 이름의 기계로

25마이크로미터의 "단 몇 방울"의 피를 뽑아서(보통은 최소 20-30미리 의 양이 필요)

기계에 넣으면 순식간에 피검사를 할 수 있는 

쉬운 접근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나 자신처럼 바늘 포비아가 있는 사람들이나 주사기를 싫어하는 아이, 노인들에게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미국처럼 의료 접근성이 안좋고 비싼 나라에서는 좀 먹힐만한 아이디어입니다. 


(네, 한국같은 의료 선진국에서는 왜 이게 좋은 아이디어인지 이해가 안되겠지만요. 제 경험으로 미국 병원에서 기본 건강 검진 피검사를 하는 경우 보험사에 600불(약 70만원)을 청구하더군요.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건 덤이고요.)




실리콘 밸리에서 스타트업으로 성공을 한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마크 주커버그처럼 엘리자베스는 대학을 중퇴하고 투자를 받아 회사를 차렸습니다.

생명 과학 분야를 잘 아는 사람들은 어떻게 피 몇방울로 병을 진단할 수 있느냐는 의심을 하거나, 교수들은 그건 불가능하고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얘기했지만,

의료 분야를 잘 알지 못하는 투자가들은 엘리자베스의 신뢰감을 주는 중저음 목소리와 솔깃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투자를 많이 했고 회사는 한때 800명이나 될 정도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실제 기술력은 없었고,

주변의 우려대로 피 몇방울로 필요한 검사를 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죠. 그걸 속이느라 모든 것은 비밀로 했습니다. 부서간에도 서로 협력하고 대화하는 구조가 아니었고 본인도 이 기술에 대해서는 회사 기밀이라는 이유로 인터뷰할때 자세히 이야기 하지 않아 왔지만,


금발의 파랗고 커다란 눈을 가진 젊고 아름다운 여성 CEO,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저음의 목소리로 신뢰감을 주는 실리콘 밸리에서 떠오르던 샛별 같았던 엘리자베스는

엘리자베스는 스티브 잡스를 따라 입은 같은 브랜드의 터틀넥 검은 셔츠를 항상 입고 투자가들에게 신뢰감을 주었습니다.

유명 투자가들이 투자를 하니 그 주변 사람들도 모이고 언론에 알려지게 되면서 투자는 점점 커지고 그런 구조가 된거죠.

투자가들에게 실제 기술에 대한 자세한 이해는 필요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에 의해 테라노스의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는데 거짓말로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 거래를 해왔다는 것이 폭로되었습니다. 이 기자는 전에 테라노스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Bad Blood"라는 책을 냈고요.


중저음의 목소리는 실제 사무실에서는 보통 여자들의 목소리였다고 하니, 신뢰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목소리를 냈던 모양입니다. 엄청나게 커다란 파란 눈과 더불어 중저음의 목소리는 사람들을 홀리는 마력이 있었던 것처럼 책에 묘사가 되어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정말 궁금해서 ABC방송의 다큐멘터리를 유투브에서 보고 목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의 저음입니다.

거의 사기꾼이 된 지금 듣는 그 목소리는 조금 무섭게 들리는데, 아마도 이전이었다면 멋있고 신뢰감있게 들렸겠죠?

책에는 회사 직원을 마음대로 해고하는 2인자로서의 권력을 휘두른 엘리자베스의 남자친구 파키스탄인 니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책 자체는 작가가 전문으로 책을 쓰는 사람이 아닌 저널리스트라서 그런지 사실에 기반한, 인터뷰 내용을 위주로 반복되는 설명을 해 놓은 점, 사람에 대한 지나친 선입견과 설명, 아직 재판이 진행중인 점 등으로 굳이 책을 사서 읽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도 이 책은 뒷담화를 하기에 너무 좋은 내용이라 그랬는지

북클럽의 두 친구들이 지난 번 책과 다르게 쉴 새없이 떠들어대서 저는 주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북클럽 하는 친구 중에 한명이 남편이 파키스탄인인데,

엘리자베스의 남자친구이자 회사의 2인자인 써니에 대한 묘사가 너무 부정적이라

되도록 써니에 대한 이야기는 안꺼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개인주의 미국사람이라 연관시키지 않는다고 해도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으니까요.

책에서 써니는 엘리자베스의 애인으로, 악의 축으로 묘사되는데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며 건물 밖 외출시간까지 체크하거나

근무 태도를 감시하는 것은 물론,

쉽게 해고하되 해고를 정하면 건물 밖으로 나가게 하는 퍼레이드 같은 걸 시킬 정도로 못됐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직원들을 "말 잘듣는" 워킹 비자인 H1b 비자를 가진 인도인으로 바꾸었다는 내용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아무리 스타트업이 사업을 "그냥" 시작하는 거라지만

의료 분야, 생명 과학 분야는 오랜 테스트 없이 제품을 턱 내놓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기계가 실제 월그린이라는 편의점 약국에 비치되어,

피검사를 한 사람들 중,

신뢰성 없는 결과를 보내와서

실제 어디가 당장 위급하다고 나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불안감에 이 사람은 응급실로 가서(기본 비용 100만원),

여러 가지 검사를 하느라,

여행 계획을 취소한 사례가 있었거든요.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피해는 엄청나게 커지는 분야입니다.

IT기술처럼 버그가 생기면 고쳐주면 되는 그런 스타트업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 본인의 꿈은 좋았는데,

좀 분야를 잘못 선택했고, 실제 기술보다는 회사를 차려서 투자를 받아 돈을 모아 CEO놀이를 하는데 너무 치중한 나머지, 역사에 남을 사기꾼이 되어버린 엘리자베스 홈즈 이야기, BAD BLOOD 였습니다.


 

2019/02/23 - [생각&리뷰] - 독서모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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