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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오아후] USS 애리조나 기념관, 진주만

by 마미베이 2017. 5. 8.



하와이 오아후는 관광지로도 유명하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진주만(Pearl Harbor)"으로 더 유명합니다.

실제 하와이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하와이의 진주만(Pearl Harbor)는 알고 있는 겁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12월 7일,

미국의 일본에 대한 경제 제재에 반발해서 일본은 6척의 배에 450대의 전투기를 싣고 와서

선전포고 없이 진주만을 공격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8시, 교회갈 준비를 하며 쉬고 있던 군인들이 탄 7척의 배 중 5척을 격침하고, 200여대의 항공기를 파괴, 2000명 이상이 사망하였습니다. 이로서 중립이었던 미국이 2차대전에 참전하고 태평양 전쟁이 터졌습니다.

이 폭격장면은 영화 진주만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진주만을 가는 것은 다른 전함도 전시되어 있긴 하지만 대부분 USS 애리조나 기념관을 보러가는 겁니다.


"USS 애리조나 기념관의 영화 & 보트 티켓"을 구하면 되는데 예약 방법은


(1) 2개월 전부터 recreation.gov 에서 온라인으로, 혹은 전화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기


BOOK ONLINE 에 원하는 날짜와 티켓 갯수를 넣고 시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티켓 자체는 무료이고, 온라인 예약 수수료가 티켓당 $1.5 만 붙습니다.


미리 시간을 정하고 가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티켓이 잘 없습니다.


(2) 매일 아침 하와이 시간으로 7시에 다음 날 티켓 525장의 추가 티켓을 풉니다. 다음 날 갈 계획이 있으면 전날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도 됩니다.


(3) 계획도 확실치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도 귀찮다면, 그냥 당일에 가면 됩니다.

온라인 수수료도 없고 그냥 무료인데, 하루에 1,300장의 무료권을 배부합니다. 

이런 경우는 이왕 계획한 거 아침에 일찍 가야겠죠.


저희는 오후에 방문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1번 방법을 이용해서 이메일로 받은 것을 출력해갔고

현장에서 표로 바꿔주었습니다. 투어 시간은 1시간 15분인데 최소한 30분 전에는 도착해서 기념관을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 3시 정도가 마지막 투어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보안 때문에 작은 가방도 휴대할 수 없습니다. 

지갑이나 카메라는 직접 휴대하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배낭, 허리쌕, 기저귀 가방, 대형 카메라가방도 안됩니다. 차에 두거나 짐 보관소에 가방 1개당 $3에 맡겨야합니다.





보안 검사 후, 티켓을 받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극장 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습니다.

예약된 시간까지 줄을 서기에 시간이 많아서, 극장 근처의 전시실에 들어가보았습니다.

전시실에는 유료 음성 투어가 있지만 해보진 않았고 그냥 들어가서 잠깐 둘러보았습니다. 

전시실에는 USS 애리조나 전함위에 설치된 기념관을 작은 모형을 만들어두었더군요.

위의 모형에서 처럼 물속에 침몰한 USS 애리조나 전함위에 하얀색으로 만든 작은 구조물이 오늘 방문할 기념관입니다.


전시실을 좀 둘러보고 입장 시간이 되면 극장앞 가서 줄을 서면 됩니다.

그 날, 한가했던 일요일 아침에 있었던 아픈 역사를 영화로 보여줍니다.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그들이 맞이해야 하는 죽음을

모두 숙연하고 조용하고 처참한 심정으로 보고 극장을 나오면

해군이  운전하는 보트를 타고 USS 애리조나 기념관으로 이동합니다.


(구글이미지)



USS 애리조나 기념관에 도착하여 바깥을 내다 보면 

아직도 전함에서 기름이 송송 떠오르고 있습니다.




설명을 보니

당시 전함 침몰당시 죽은 군인들의 유해를 꺼내서 화장을 해주고

화장한 유해를 다시 전함 안에 안치해 주었다고 합니다.

현재 USS 애리조나는 퇴역한 전함이자 동시에 함께 전사한 군인들의 공동 묘지 역할을 수행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기념관 건물의 한쪽 끝 높다란 벽에는 이 전함에서 전사한 군인들이 이름이 새겨져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죽음에 애도를 느끼지만,

살아가는 지금 시대에 가장 가슴아픈 세월호 아이들 이름도 이렇게 기념관을 만들어주고 싶단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모두의 이름을 새겨주고 언제든 그곳에 가서 추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커다란 벽의 앞쪽에는 양쪽으로 화단이 있는데

그 아래에는 USS 애리조나 전함 침몰 당시 살아난 생존자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생존자들이 나이 들어 죽어가는 순서대로 화단에 이름을 새겨넣고 있습니다.

그들이 젊었던 1941년 거의 80년 전의 일이고 이제 이들은 모두 백 세 노인이니까요.



저는 한국인이다보니까 한국의 역사만큼 이곳에서 절절히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없었지만

세월호 희생자와 생존자를 위해서 이런 기념관을 한국에 만들어주고 싶어서 눈물이 났습니다.

생존자들과 그 가족들이 사는 동안 싱그런 꽃 같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