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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4] 자이언 국립공원

by 마미베이 2018. 9. 19.


자이언 캐년은 이번에 처음 가보았습니다.

이전 서부 여행에서 그랜드캐년과 브라이스캐년을 보고 자이언 캐년을 건너뛰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히! 가보기로 했습니다. 너무 아름다웠기도 했지만 공원 운영 규모가 그랜드캐년처럼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랜드 캐년,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 세 곳에 대한 느낌은,

그랜드 캐년은 

너무 커서 사진을 보는 것과 차이를 못느꼈고,

브라이스 캐년은 

해질녘 도착해서 그야말로 이곳은 진정 '신들의 정원'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걷지는 않았기 때문에 눈으로 본 비교 불가 아름다움만 기억에 남고요.(사실 세 캐년 중에 여기가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자이언 캐년은 

나중에 꼭 다시 와서 액티비티를 즐기며 공원 구석구석을 몸으로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이 곳의 트레일을 꼭 하러 다시 오리라, 제겐 흔치 않은 다짐을 하게 만드는 곳이더군요.



일단 라스베가스에서 자이언캐년은 두 시간 반 거리입니다. 라스베가스 여행을 넉넉하게 계획한다면 차를 렌트해서 자이언 캐년에서 하루를 묵으며 트레일을 해보는 경험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자이언 국립공원 내에 롯지도 있고 공원 입구에 괜찮은 호텔들이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조금 비싼편이지만 Hampton by Hilton에 묵었는데 공원 내에서 묵는 듯 주변 돌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어서 풍경이 환상적이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오전에 수영을 즐기고 오후에 출발을 해서 느즈막히 자이언 캐년에 도착해서,공원 내 드라이브 코스를 갔는데 어찌나 높던지 아찔했습니다. 드라이브 코스에서 풍경이 정말 멋지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높아서 조금 무서웠습니다. 


드라이브 코스로 산을 올라가면서 돌산 곳곳에 보이는 구멍이 궁금했는데 올라가보니 바로 그곳이 터널이었습니다. 터널을 지나 죽 가면 브라이스 캐년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터널을 지난 후 바로 돌아서 내려왔습니다. 터널은 좁아서 조금이라도 큰 차가 오면 한쪽 차선을 막기 때문에 터널을 지나갔다 오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자이언 공원으로 들어가서 이번에는 공원 내를 다니는 셔틀 버스를 탔습니다. 

셔틀버스를 타는 곳은 매 정류장마다 앞 뒤로 두 장소가 있는데,

하나는 9번 정류장인 캐년 가장 안쪽으로 향하는 Sinawava 행 버스이고,

다른 하나는 1번 비지터 센터로 돌아가는 버스입니다.


셔틀 버스로 구경한 곳은 3, 5, 8, 9 번 정류장이었습니다. 참고로 9번 가장 안쪽까지 중간에 내리지 않고 가는데 매 정거장을 들러서 손님을 내리고 태우는데다 꽤 안쪽까지 가야하므로 편도 45분 정도가 걸립니다.


3번 캐년 Junction 에서는 내려서 길을 따라 5분만 올라가면 반대편에 세 개의 봉우리가 보이는 전망대 같은 곳입니다. 사진 찍고 내려오면 됩니다.



5번 자이언 롯지는 예뻐 보여서 내렸습니다. 다리를 건너서 남편만 트레일을 뛰어갔다 왔고, 우리는 롯지 앞 잔디에서 놀았습니다. 공원 내 숙소를 잡으면 이 곳에서 묵게 되는 것입니다.



아빠는 나무가 너무 크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네요. 



멀리서 헐떡거리며 오는 남편은 산길을 뛰어갔다 오다가 타란투라 거미를 발견했다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셔틀버스에도 이 거미 사진이 있는 것을 보니 이 지역에 많이 사나봅니다.



다시 셔틀을 타고 8번 Big Bend에서 내려서 강줄기까지 내려가보았습니다. 내려갔다 그냥 올라오는데 소요시간 20분 정도의 아주 간단한 곳입니다. 사진 찍기 괜찮고요.


자이언의 하일라이트인 9번 Temple of Sinawava,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The Narrows 로 가는 입구가 있는 곳입니다. 사실 바빠서 이 공원 정보를 못보다가 전날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더 내로우스 트레일이 얼마나 멋있던지, The Narrows를 걷지 못한 안타까움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부모님과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므로 다음을 기약하는수밖에요.


셔틀버스에서 내려서 The Narrows 입구까지는 빨리 걸어서 20분 정도가 걸립니다. 강줄기를 따라서 걷다보면 그 입구가 나오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습니다. 저는 엄마와 엄청 걸어서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안에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돌아왔습니다. 어차피 물 속을 두 시간은 걸어야 더 환상적인 풍경 속에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자갈 바닥의 물 속을 걷는 것이기 때문에 지팡이와 샌달을 꼭 준비해야 하고 몇 시간을 물 속에서 걷고, 돌아올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합니다. 최소 두 시간을 걷는다면 두 시간을 돌아와야 하므로 네 시간은 잡아야 할 거구요. 


공원 입구에서 9번 정류장까지 최소 40분, The Narrows입구까지 최소 20분, 물 속을 걸어서 최소 두 시간, 왕복 네 시간,

그러므로 이 곳을 가려면 아침 일찍 나가야 합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가 오는지 날씨 확인입니다.

좁은 계곡이므로 비가 와서 물이 넘치면 빼도 박도 못하고 죽습니다.

그래서 더 내로우 트레일은 자신의 책임 하에 가야합니다.





더 내로우 입구까지만 갔다가 돌아오는 셔틀 버스에 있는데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더운 여름인데 에어컨을 틀지 않는 버스는 옆, 윗 창문이 열려있었죠. 비가 천장에서 들이치기 시작하니 가운데 앉은 사람들은 다 젖었습니다. 사람들이 레인자켓을 꺼내기 시작하고 급기야 엄마는 우산을 꺼내들고 받쳤습니다.


운전기사가 한참 후 차를 잠시 세우더니 갈고리를 들고 천창을 닫으며 하는 말, 우산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며 비가 이렇게까지는 잘 안오는데...셔틀버스가 두 대의 버스를 이어서 다니는데 뒤에 이어진 버스는 계속 천창을 열고 달렸습니다.


우리야 돌아가지만 더 내로우를 트레일하는 사람들, 괜찮았겠죠?

비는 다행히 금방 그쳤습니다.




더 내로우보다 더 유명한 앤젤스 랜딩(Angel's Landing) 트레일은

저런 돌 산의 좁은 길인데 몸에 후크거는 장비를 입고, 줄을 걸어서 올라가는 코스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하는데 많이 죽기도 한다네요. 올해는 7월 스톰의 영향으로 돌이 떨어지는 것 때문에 제가 방문했을때는 못들어가게 닫았습니다.





바라보는 것 보다,

그 안으로 들어가서 느껴볼 수 있는 자이언 캐년,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