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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홈에 살기

미국 집보험 가입하기 (Homeowner's insurance)

by 마미베이 2015. 1. 19.



집보험 들면서 미국 영어 원어민과 전화 영어 공부하는 아짐입니다.

미국인 과외 선생과 영어 회화 수업 한 시간에 최소 25불 정도 든다던데

여기저기 보험사 전화하느라 영어 과외 공짜로 받는다고나 할까요?? 

이번 글은 뉴햄셔 아줌마가 집보험 드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저는 보험 전문가 아니며, 매년 1월 집보험 갱신할때마다 조금이라도 싸게 들어보겠다고 수십군데 전화한 끝에 결국 기존 보험사 그대로 유지하는 헛수고 도루묵 3년째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출로 집을 사는 경우 대출을 해주는 은행의 요구에 의해 무조건 집보험을 들어야합니다.

렌트를 사는 경우에도 집주인이나 아파트 사무실이 요구하는 렌터 집 보험을 꼭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렌터 집보험은 집 안의 물건이 손상됐을때 커버해주는 것으로 비용이 크지 않지만

홈오너 보험은 집을 고치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좀 더 복잡합니다.


사실 수 많은 보험사가 있지만 꼭 내가 가입하려고 하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집을 사면서 정말 별거 아닌 이 집보험에 가입하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대충 가입만 하려고 했는데도 워낙 느린 일처리와 장사 상술때문에 힘들었는데

작년에도 바꾸려다가 결국 기존 것을 유지했구요.

올해도 바꾸려고 여기 저기 얼마나 전화를 해댔는지

나중에는 집에 대해 들어가는 조건 물어보는 걸 다 외우게 되더군요.


집보험을 들때 물어보는 것은

집에서 거주할 수 있는 평수(지하가 피니쉬 되어 생활공간이면 포함된 평수)를 스퀘어핏 단위로 알려줍니다.

집의 파운데이션은 콘크리트인지, 

겉에 슬라이딩은 플라스틱인지 나무인지 알루미늄인지,

지붕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덱, 포치 등이 있는지, 재질은 무엇인지.

쉐드가 있는지, 거라지가 있는가, 집에 붙어있는지 떨어져 있는지와 몇대의 차가 들어가는가.

몇년된 집인지는 당연하구요.

최근에 뭘 고쳤는지도 물어보고, 

부엌은 화강암 상판인지 그런 것도 ...

지하는 생활공간으로 피니쉬를 했는지,

간혹 학력도 물어봐서 할인해주기도 합니다.

소방서에서 5마일 이내인지도 확인하고, 집에 fire alarm이나 소화기가 있는지도 물어봅니다.

이것저것 집 인스펙션 자료를 보고 답해주면 되는데.

히팅 관련해서 묻는 곳도 있었습니다.

보통 파이어플레이스가 있는지 물어보는 정도인데, 

보험사 Travellers에서는 Portable Electric Heater를 별도로 쓴다고 했더니 거절해버렸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을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가지 미국에 평생을 살아도 알기 힘든 특이사항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1000피트 내에 소화전(Fire Hydrant)이 있는가?>


바꾸려고 마음먹고 있던 보험사는 Costco와 연계된 Ameriprize라는 보험사여서 견적을 받아보니 지금보다 150불 이상 저렴하게 나왔습니다. 막상 가입을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집에서 1000피트 내에 소화전이 없는 곳이라 더 이상 도와줄 수가 없다며 거절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진짜 우리집 근처에 소화전을 찾아보니 없었습니다. 구글 서치를 해보니 상수도를 쓴다면 모든 집에서 1000피트 이내에는 소화전이 있을 것이나 우물물을 쓰는 동네의 경우는 소방서에서 탱크에 직접 물을 싣고 다닌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집 처럼 소화전 없는 동네의 집들을 커버해주는 보험사만 찾아보니 진짜 손에 꼽을 필요도 없을 만큼 몇 개의 보험사가 남더군요. 처음에는 이 보험사가 나한테 장난치나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웬만한 보험사들은 다 우물물을 싫어해...아니 소화전이 없다고 서럽게 거절하고 몇 개 보험사만 보험료를 조금 올려서 받아주고 있었습니다. 올려서라도 받아주니 고마워해야 할 판이지요.


주로 알려진 보험사를 (비전문가가 생각나는대로) 나열해보겠습니다.

윗쪽이 프리미엄(보험료)이 좀 더 비싼 편입니다.


Amica

State Farm

Liberty Mutual

Allstate

Travellers

Metlife

Progressive

Costco Ameriprise


Geico (Liberty Mutual, Travellers, 등 여러 회사 견적 중 가장 좋은 가격을 제시)

대형이 아닌 로컬 보험사(전국 단위가 아닌 지역에서 하는 보험)-훨씬 저렴함.

보험 에이전트들은 작은 단위의 로컬 보험사들의 견적을 알려주기도 하고, 대형 보험사 견적을 내주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엔 직접 여기저기 찾는 고생하는 거보다 알아서 적당한 가격을 찾아주는 보험 에이전트를 통하는 것이 훨씬 편리한 것도 같습니다.


이 중에 우물물 먹는 동네, 즉 소화전이 없는 동네도 받아주는 곳은 위에 Amica, State Farm, Liberty Mutual, Allstate, Travellers 정도입니다. 이 중 Allstate와 Travellers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자동차 보험과 같은 보험사에 집보험을 가입하는 경우 집보험료를 20~30% 정도 할인을 해준다.>


저희는 자동차보험을 가이코(Geico)로 가입해 있는데

다른 보험사에서 아무리 집보험의 30%를 할인해줘도 가이코에 가입한 차보험이 워낙 싸서 

옮길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가이코를 통해서 집보험을 가입하려고 했는데

가이코는 차보험은 직접 하지만 집보험은 협력사의 보험을 찾아주기만 하는 에이전트 역할을 합니다.

가이코를 통해서는 Liberty Mutual이 가능했지만 차보험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추가 할인을 해줘도

지금 가입해 있는 알스테이트보다 비싸서 포기하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역시나 일주일동안 인터넷 견적 받고, 이메일 보내고 전화통 붙들고 고생하다가

기존 보험사 그대로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뭐 쉽게 되는 게 없고 헛수고 일주일 하고 맨날 이러고 삽니다.

그 사이 전화영어가 늘었으려나 싶은데 그보단 짜증이 늘어서 영어로 막 화도 내고....

그러니까 성질 급한 한국인과 달리 미국인은, 특히 뉴햄프셔 사람들은 느긋함이 더 심한 편이라 생각됩니다.

전화달라고 혹은 이메일 달라고 해도 이 사람들은 일찍 퇴근해버립니다.

간단한 서류 하나 받는 것도 하루 이틀 이상을 기다려야 주기도 하구요.

급히 뭔가를 해야 할때는 내가 정말 급하니 당장 받고 싶다는 걸 몇번 강조해야 몇 시간 내에 일처리가 될겁니다.


참고로, 모기지가 있는 경우에는 보험사에서 모기지 회사로 BILL을 보내서 처리해줍니다.

모기지 회사에서 제대로 납부를 했는지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모기지 회사는 도데체 손가락에 뭐가 달린건지

보험료를 내라고 팩스를 보냈더니 팩스 받은 적 없다고 해서

다시 이메일로 보냈더니 잘 냈다고 왔는데 보험료를 더 많이 내서 제가 직접 보험사에 연락해서 환급을 받았습니다.

우리 모기지 회사는 첫번째에 타운 세금번호도 잘못 입력해서 남의 집 세금을 내줬던 바람에

하반기 세금 빌 보고 깜짝 놀랐던 일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거 환급처리하라고 수십번을 얘기해서 거의 5개월 걸려서 처리하더라구요.

이젠 이 사람들 한 두달 정도는 걸려도 좋으니 제대로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빨리빨리족의 느릿느릿 미국 체험기, 

집보험 가입하기였습니다.






***


정보 업데이트(2017.3)

가이코는 기존에 다른 대형 보험사를 찾아주던 방식에서

그 지역의 보험사를 이용해서 직접 영업을 하는 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꽤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