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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홈에 살기

드럼세탁기보다 일반세탁기가 좋다?

by 마미베이 2013. 4. 10.

드럼세탁기보다 일반세탁기가 좋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렇습니다. 싸고 성능 좋은 일반 세탁기를 사라는 얘길 하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집을 사고 가장 먼저 쇼핑한 품목이 세탁기와 드라이어였습니다.
우선 용어정리를 하자면 
 
드럼 세탁기 - Front Load
일반 세탁기 - Top Load
 
입니다. 뚜껑이 열리는 위치를 생각한 작명이네요. 한국에서 드럼세탁기가 처음 나왔을때 광고에서 주부가 집안에 우아하게 누워있고 집 안에 위치한 세탁기가 돌고 있는지 안돌고 있는지 모르겠는 상황이 연출되던 신기술 드럼 세탁기, 렌트로 살던 집에서는 계속 일반 세탁기를 썼기 때문에 새로 사는 것은 드럼 세탁기로 주문을 했습니다.
이전에 집을 판 사람들도 드럼세탁기를 놓고 쓰고 있었던데다 웬지 드럼세탁기가 더 신형인 것 같은 당연한 생각때문이었달까요.
 
어쨌건 홈디포에서 세탁기가 가장 먼저 배달되고 렌트 집에서 20년된 세탁기를 쓰다가 새로 배달온 삼성의 띵띠리디디디~ 하는 맑은 음성의 새 세탁기를 보며 내심 뿌듯해하였지요. 미국에서 엘지와 삼성은 살짝 고급브랜드여서 가격이 비싼 편에 속합니다. 남편 회사 분들이 가전제품 어디꺼를 사야되냐고 물으니 매니저가, "일단 베스트바이에 가, 그리고 삼성꺼를 사. 난 다 그렇게 사"라고 조언을 해주더라는.
 
그런데 이 무거운 쇳덩이 모터가 아주 큰 골치덩어리가 될 줄이야...
 
우리 집은 2층에 있는 4개의 방 중에서 1개의 방을 개조하여 2층을 세탁실로 쓰고 있는데
드럼세탁기가 바닥을 쾅쾅 치면서 도니까 2층 바닥 전체가 울리는 겁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제서야 정보를 검색해본 결과
 
- 드럼세탁기는 '콘크리트' 바닥에서는 괜찮으나, 미국 집들처럼 나무로 된 바닥에서는 사용하면 진동 문제가 있다. (목조 건물은 진동이 건물 전체로 쉽게 전달이 됩니다. 건축물에 해로운지는 모르겠으나, 드럼세탁기를 돌리면 집이 전체가 울려서 아주 거슬립니다.)
- 드럼세탁기는 원래 기숙사 같은 좁은 공간에서 드라이어를 위로 쌓아서 쓸 때 사용하는 장점이 있고(Top load는 절대 불가한 쌓기 기능), 빨래방 같은 상업적 용도로 나온 것으로 Top load 인 일반 세탁기보다 더 이전에 개발된 제품이다.(결코 새로운 기술이 아니며 더 오래된 기술로 문제가 많다는 것)
- 원심력이 아니라 바닥을 치면서 돌기 때문에 진동(vibration)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 배수 문제로 곰팡이가 생기거나 악취가 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 품평으로 유명한 consumerreport.com에서 보니 vibration에 대한 평이 아주 안좋았습니다. 물론 Front load 중에서 천불이 넘는 고가 모델은 이런 문제를 많이 해결하여 진동에 대해 그닥 나쁜 평이 나와있진 않았습니다만.
 
진동때문에 집이 걱정이 되어 환불을 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환불을 감행하였습니다. 환불을 잘해주는 미국이다보니 환불은 해주겠는데, 물건이 상점에 들어와야 환불이 가능하다고 직접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탁기는 또 엄청나게 무거워서 꼼짝도 하지 않아서 이삿짐 업체를 써야할 것 같았습니다. 견적을 내보니 이삿짐업체는 최소 2시간 이상, 개스값까지 해서 235불정도 든다고 하였습니다. 집에서 10분 거리의 홈디포에 가는 것이니 2시간이면 충분하고 그 정도 쓰고 환불만 가능하다면야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인이 어차피 또 구매할거면 홈디포에서 새로 사서 오는 배달 편에 가져가게 하면 되지 않겠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오랜 혼선 끝에 결국 홈디포에서 새로운 top load 제품을 다시 사고 기존 것은 가져간 후 환불처리를 해주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원래 그렇게는 안되는데 홈디포 직원이 된다고 실수를 하는 바람에 담당 매니저가 뒷정리를 고맙게 해준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선 너무 조용해서 세탁기 돌아가는 줄도 모른다고 광고했던 드럼세탁기가 이런 황당한 결함을 많이 가지고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던 사실입니다. 물론 콘크리트 파운데이션으로 된 미국집들도 지하에 놓고 쓰면 괜찮다고 하네요. 콘크리트 바닥으로 된 지하가 아닌 한 마루로 약한 바닥을 만드는 미국 집에서 드럼 세탁기를 꼭 써야 한다면 별도로 판매하는 받침대(Laundry Pedestal)를 같이 사는 게 충격을 완화시켜주긴 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2백 몇십불로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 충격이 많이 덜가는 것도 아니구요.




신기한 것은 배달온 젊은이들은 밀어도 움직이지 않는 세탁기를 종이짝 들듯 농담하고 수다 떨며 들더군요.  역시 종족이 다른 듯... 


종족이 다른 추가 증거~

추운 겨울에 반바지 입고 2인용 리클라이너 소파를 혼자서 들고 계단을 올라오시는~

받아주는 아저씨는 소파가 주변 난간에 걸리지 않게 말로 도와주고 다 올라와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시더군요.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무게의 가구들이 미국엔 참 많네요. 




<구매 tip>

 

환불한 모델명 - Model # WF361BVBEWR, # DV361EWBEWR

 




아래는 새로 구매한 모델입니다.

 


 

(Samsung 4.0 cu. ft. High-Efficiency Top Load Washer in White, Energy Star)

http://www.homedepot.com/Appliances-Washers-Dryers-Washers/Samsung/h_d1/N-5yc1vZc3ovZa0f/R-203673143/h_d2/ProductDisplay?catalogId=10053&langId=-1&storeId=10051#.UTEqk6UTuX0

 

(Samsung 7.2 cu. ft. Electric Dryer in White)

http://www.homedepot.com/webapp/wcs/stores/servlet/ProductDisplay?langId=-1&storeId=10051&catalogId=10053&R=203673144&catEntryId=203673144#.UTEq8aUTuX0

 

구매시 홈디포는 집안에 세탁기 설치를 해주고, 기존 것을 가져가는 서비스도 해줍니다.  호스는 기본적으로 오는 것이 플라스틱으로 된 것인데 수압때문에 터지는 경우가 생기면 미국 집 바닥은 콘크리트가 아니라서 큰일이 되므로 "스테인리스 호스"를 따로 구매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시 parts를 선택할 수 있게 뜹니다.

 


드라이어 또한 Dryer Duct와 Power Code를 따로 사야 설치가 가능합니다. 웹으로 구매시 required 라고 같이 따라붙는 부품은 일단 같이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인데 집의 파워코드나 드라이어 덕트 구멍에 맞는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드라이어는 설치를 안해줍니다.




세탁기에 대한 여담으로...

얼리어답터라는 웹사이트에 게재된, LG 가 CES 2015에 소개한 신모델, 트윈 세탁 시스템에 대한 소개글 보고 놀라서...

http://www.earlyadopter.co.kr/10338#.VK8x6I76Iy0.facebook



오른쪽꺼는 세탁기가 아니고 드라이어(빨래 건조기)일텐데 글쓴이는 착각하신건가요? 미국에서는 이렇게 비슷하게 생긴 세탁기와 건조기를 구매해서 나란히 설치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어쨌거나, 아래쪽에 작은 세탁기 아이디어 꽤 훌륭합니다.

위 세탁기에서 쾅쾅 쳐도 아래 부품이 괜찮으려나 걱정스럽긴 하지만요.

어쨌거나 저는 일반 통돌이 세탁기를 선호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