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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홈에 살기

미국에서 집 사기 - 론, 클로징

by 마미베이 2013. 3. 6.

<론 신청>

 

오퍼 수락 후 5일 이내 론어플리케이션 신청을 해야 합니다. 인스펙션과 동시에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리 론브로커나 은행에 론신청을 해야합니다.  우리는 리얼터가 소개해준 론브로커와 일을 하려다가 전화해도 안받고, 메일 답도 며칠 걸려 한두 줄 못알아듣게 오고 해서 힘들어하던 차에 결정적으로 화나는 일이 생겨서 급히 다른 론브로커로 바꾸었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집을 사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할만큼 훌륭한 론브로커였습니다. 만약 계속 이전 브로커와 일을 했다면 어땠을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네요. 

 

게다가 새로운 론브로커는 최저의 이자율과 클로징피를 제시하여 금전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기까지 하였습니다. 남편 회사의 중국인들이 모두 이용하는 중국인 론브로커였는데 중국인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정도였습니다. 매사츄세츠와 뉴햄프셔에서 집구매를 하면서 론브로커를 찾는다면 제가 이분을 강력히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어프레이졀>

 

론 신청을 하고 인스펙션이 끝나면 모기지 회사(은행)에서는 집의 가격을 감정하기 위해 어프레이절을 합니다.

실제 집 구매 가격이 합당한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최근 비슷한 집 3~5개 정도의 시장가를 분석해서 이 집이 정말 그 가격의 가치가 있는지 감정하는 보고서입니다. 만약 더 싼 감정가가 나오면 대출 금액이 다 나오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다운페이를 더 내야 하겠지요.

 

<론 서류>

 

기본적인 론 서류외에 론어플리케이션을 쓰면서 다운페이의 출처를 서류로 증명해야 합니다. 본인 명의의 통장에 그 돈이 3개월 이상 잔고로 있었다면 괜찮지만 저희는 집을 사기 바로 직전에 한국에서 돈이 생겨서 그 돈을 송금해와야 했습니다. 이 돈이 다른 곳에서 대출한 돈이 아닌 내 돈임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다들 골치를 썩곤 하는데, 처음에 저는 이 돈을 부모님을 통해서 송금받고 기프트레터로 처리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기프트레터란 이 돈은 내가 너에게 주는 돈이니 갚을 필요가 없다는 편지 한장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 부모님이 주는 것이기에 부모님의 통장에 원래 있던 돈임을 증명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님 돈이 아닌 우리 통장의 돈이었기에 그냥 인터넷으로 천만원씩 여러번에 걸쳐 송금하였고, 한국통장에 그 돈이 있었던 내역과 송금영수증 같은 것들을 증빙하였습니다. 은행 웹사이트에서 언어를 English로 선택하고 나오는 화면을 출력하거나 캡쳐해서 증빙처리하였습니다. 한국인인 경우 1년에 5천만원까지 서류증빙 없이 해외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편과 저 각각 돈을 아주 여러번 송금하였지요. 다행히 가져오는 돈이 1억이 안되어서 더 이상의 문제는 없었습니다.

 

* 저희가 일리노이주에 살때 들었던 얘기인데, 론신청시 최근 몇개월 사이에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에 곱하기 12 인가 해서 그것을 '빚'을 잡아, 론 금액을 그만큼 뺀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은 워낙 주에 따라 관례나 규정이 다르니 잘 확인해야 합니다. 뉴햄프셔주는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이자율>

 

이자율은 매일 매일 달라지는데 그 기준이자율에 개인별 크레딧점수 단계에 따라 0.125씩 올라간다고 하였습니다. 가장 좋은 크레딧 점수는 740 이상이면 그날의 이자율을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즉 740보다 한단계 낮은 크레딧점수를 가지고 있다면 그날의 이율+0.125로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자율을 낮추고 싶으면 '포인트'를 사면 되는데 15년 혹은 30년간 낼 이자를 미리 내고 이자율을 낮추는 것입니다. 20년 안에 미리 원금을 더 갚을 능력이 된다면 굳이 포인트를 살 필요는 없어보이더군요.

 

<이자율 락>

 

이자율을 받았다고해서 그 이자율로 론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자율 락'을 해야 합니다. 특정한 날의 이자율을 정해서 그 이자율을 30일, 45일, 60일간 보장해준다는 것입니다. 일반 은행은 락 기간이 좀 짧은 편이고 우리 론 브로커는 45일 락을 해주었습니다. 보통 클로징까지 한달 반이 걸리므로 45일 이상 락을 해주면 더 좋겠지요. 게다가 훌륭한 우리 론 브로커는 시장 상황이 이자율이 올라갈거라는 걸 예상하고 알아서 락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거꾸로 락 이후에 이자율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떨어진 이자율로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Homeowner's Insurance>

 

집보험은 보험사에 직접 알아보고 브로커에게 알려주면 됩니다. 자동차보험 회사에서 집보험을 같이 들면 150~250불 정도를 저렴하게 해줍니다. 모기지 은행에 따라 절차가 다를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직접 가입해서 보험에이전트 연락처를 알려주니 알아서 다 처리하더군요.

보험 가입시 보험료 지불은 클로징시에 에스크로로 하겠다고 하면 됩니다.  미국은 일처리가 늦기때문에 집보험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이것때문에 엄청난 맘고생을 했습니다. 먼저 연락했던 보험사에서 마지막에 갑자기 두배로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옮기느라고 시간에 쫒겼습니다. 이 간단한 보험 드는데 열흘이 걸려버렸지요.

 

<커밋먼트 레터>

 

론이 최종적으로 승인이 나면 커밋먼트 레터를 받습니다. 이 레터를 받으면 이제 언제든 클로징이 가능하다는 것이므로 클로징 날짜를 정하면 됩니다. 여기까지 오퍼 수락 후 한달이 걸렸습니다.

 

<클로징>

 

클로징이란 한국에서 '잔금 치르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습니다.

집구매자와 판매자, 변호사, 양측 중개인이 모두 모여서 집에 대한 모든 문서에 사인하는 과정입니다. 판매자는 자기 론을 끝내고 집문서를 양도하는 등의 문서에 사인하고 구매자는 론을 새로 내고 그 집 문서를 양도받는 등의 엄청난 문서에 사인을 합니다. 대충 30~50번의 사인을 한 것 같은데 이게 무슨 문서인지 영어 원어민들도 어려운 법률적인 것들이라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계약시 엄청난 서류더미에 사인하는 것이 꽤 부담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클로징 비용>

 

클로징 비용은 클로징시에 내야 하는 현금을 의미합니다.

인스펙션은 체크로 인스펙터에게 직접 지불하였고, 어프레이절 비용도 어프레이절 회사에 신용카드나 체크로 직접 결재하였으니 클로징 비용에 포함되지 않구요.

변호사 비용, 타이틀 비용, 모기지 내는 수수료(origination fee) 등의 소요되는 비용과 property tax, home insurance 등의 에스크로에 해당되는 어차피 내야 하는 돈을 미리 은행에 에스크로 해놓는 비용이 모두 포함됩니다. 다 해서 집 가격의 2.5%정도 든다고 생각하고 준비해두면 됩니다. 각 항목은 "http://blog.daum.net/luxtrader/17680132" 에 정리가 잘 되어 있더군요.

 

 



 

 

이렇게 저희는 인생 최대의 빚을 떠안고 집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집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저는 역류성 위염을 얻어야 했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생각만큼 에이전트들이 프로페셔널하게 도와주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결국은 다 우리가 떠안아야 하는 책임에 대한 부담도 컸습니다. 아마 맘에 드는 집을 사고 싶다는 마음, 만약 잘 안되면 당분간 집 사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같은 것들 때문에 필요 이상의 두려움이 더 들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클로징과 동시에 저의 위염은 사라졌지만 동시에 남편의 피로가 시작되었습니다.

클로징 날부터 눈을 치우느라 삽질을 하고 카펫청소한다고 무거운 카펫 청소기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집에 설치된 것들의 각종 매뉴얼을 익히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미국에 Homeowner's pain 이라는 단어가 있다고 하더군요.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는 뭐든 다 자기가 알아서 고치고 공사해서 씁니다. 그 중 가장 큰 일은 잔디를 깍는 것인데 일년의 2/3를 이주에 한번씩 깍아줘야 하는 것, 눈이 많이 오는 뉴 잉글랜드에서는 눈을 치워야 하는 것 등이 큰 일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클로징을 다시 안해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쁩니다. 미국에서 집 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현금이 아주 많아서 대출 안받고 살거라면 좀 덜할 것 같긴 합니다.

 

저희 집 뒷마당에는 이 동네에서 꽤 큰 마굿간이 있습니다. 보통 집의 세배 정도 되는 넓이로 보입니다. 처음에 집을 볼 때  뒷집 마굿간에서 냄새가 날까봐 망설였는데 실제 보니 거리가 좀 되는데다 마굿간의 풍경이 아침이나 저녁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찌나 설레게 하는지 이 마굿간때문에 이 집이 더 좋아지기까지 합니다. 아침에 햇살이 반짝일때, 저녁에 해질때 마굿간의 창문으로 노랗게 새어 나오는 빛, 그때 말과 양, 염소, 닭들이 먹고 있을 맛있는 저녁, 그들이 보내는 밤을 상상합니다. 아이와 아침을 먹으면서 말 두마리 나왔다고 창가에 매달려서 보기도 하고 양 세마리가 졸졸 산책하는 걸 구경하기도 하고, 언젠가는 뒷마당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놀고 있으니 이 말들이 우리를 빤히 구경하기도 하더군요. 


집 구매를 하면서 많은 글을 읽어보았는데 언젠가 읽은 문장 중에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이 있습니다. 

"집이 짐이 되지 말아야 한다"

집을 산 이유는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이니까요.

 

 

<참고해야만 하는 글>

 

** 클로징 피에 대한 설명 글

http://blog.daum.net/luxtrader/17680132

(뉴햄프셔주는 transfer tax 가 비쌈)

 

** zip code로 보는 동네 통계 정보

http://www.homefair.com/real-estate/city-profile/index.asp

 

 

** 실리콘밸리에서 집사기

http://jaewonshin.wordpress.com/2012/07/19/실리콘벨리에서-집사기/

 

** 집사는 과정에 대해 가장 정리가 잘 된 글

http://ohmy.tistory.com/27

http://ohmy.tistory.com/28

...


** 미국에서 집사기(캘리포니아 지역 상세정보) 

https://m.blog.naver.com/aries94/90187855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