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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홈에 살기

집보험 바꾸고 소파 바꾸기

by 마미베이 2017. 4. 20.

제가 집을 사서 이사올때 정말 별 것 아닌 집보험(Homeowner's insurance)에 가입하느라 쌩고생을 했는데요.

미국 사람들이 일처리가 늦는 편인데 느린 속도에 제 생각이 맞춰져 있지 않으니 저만 혼자 빨리 처리하려고 괜히 마음만 졸였던 겁니다. 온라인에서 받은 견적이 마음에 들어 하기로 했는데 며칠 기다려서 다시 온 견적이 갑자기 두 배가 되기도 하고 별 일을 다 겪어서 론매니저에게 아직 집보험에 가입을 못했다고 했더니 널린 게 전국의 보험사인데...라고 저를 황당해하더라구요. 그때 론매니저의 반응이 이제는 이해가 자알 됩니다만, 그때는 너무 서류처리할 게 많았으니 작은 거라도 생각대로 빨리 안되면 어찌나 힘들던지, 암튼 집보험 얘기 하려다 집 살때 고생한 게 갑자기 생각이 나서 울컥합니다. 


이후로 집보험 바꿔보려고 매 년 노력을 했는데 저렴한 보험사는 쉽게 찾기 힘들더라구요. 이 동네가 상하수도, 도시가스도 없는 너무 시골이어서 그렇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비싼 보험료를 매년 신경 안쓰고 내며 살고 있는 건지 말입니다.  이건 집보험 관련해서 제작년 겨울에 쓴 글이네요.




이미 가입한 보험사는 보험료를 매년 조금씩 올리는데 작년에는 조금 올랐길래 그냥 넘어갔는데 올해 알아서 작년 대비 백불이나 넘게 보험료를 슬쩍 올렸더라구요.


얄미워서 다른 회사를 알아봤는데 가이코가 예전에는 다른 보험사를 연결만 해주다가, 지금은 집보험 영업을 직접 하더라구요. 이 지역의 저렴한 보험사와 연계를 하는건지 이백불이나 더 저렴했습니다.

클레임을 할때 제가 부담하는 금액인 디덕터블을 좀 올려서 보험료를 좀 낮추고, 부가가입조건인 Water backup & sump pump 를 가입했습니다. 이 조건은 꽤 비싼편인데 하수밸브 고장으로 지하 물난리에 보상받는 것으로 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조건을 추가했는데도 이백불이나 저렴해졌으니 당장 바꿔야겠죠. 이젠 뭘 바꾸려면 처리되는데 두 달 정도는 걸릴 거란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우선 가이코 홈페이지에 우리집 정보를 다 입력하고 견적을 받아보았습니다.

그 견적으로 죽 진행해서 가입해도 되는데, 저는 모기지 회사에 내고있는 에스크로 금액으로 모기지 회사에서 집보험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 차 전화를 해서 처리했습니다. 가입하겠다고 동의하면 지불은 모기지회사에서 하도록 빌을 보내겠답니다. 그러므로 제가 할 일은 제 모기지 회사에 보험을 바꿨다고 알려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은 기존 보험사에 연락해서 보험을 취소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 보험사에서 환불되는 금액을 체크로 보내는데 모기지 회사가 아닌 저에게 보내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새로운 보험료는 제가 직접 내야 뭐가 맞을 거잖아요.  게다가 지불 처리를 일처리 늦는 모기지 회사에서 처리하게 하느니 제가 직접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그러라고 한 후, 다시 가이코에 연락해서 보험료를 직접 내겠다고 하고 전화를 통해 신용카드로 지불했습니다.


이러고 나면 끝이지만, 

기존 회사인 알스테이트에서 보험이 확실히 취소가 되었는지 감시를 해야겠죠.

긴 얘기 짧게 하자면, 며칠에 한번씩 연락을 해서 전화 두 번, 이메일을 세 번 정도 보내서 결국 취소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리펀 체크를 모기지회사가 아닌 우리집으로 보내라는 확인도 네 번 정도 했고요.

얼마나 그동안 일처리 못하는 거에 질렸으면 이렇게까지 하는지...저도 참.

보통 뭘 보내고 나면 2주 기다리라고 합니다. 2주 후에 다시 연락하면, 그게 뭐지? 그러면서 이제 처리할테니 다시 2주를... 그래서 언젠가는 간단한 처리 하나를 반년 걸려 한 적도 있습니다.


결국 이 노력으로 리펀 체크를 받기까지 겨우 20일 밖에 안걸렸습니다.

다 극성을 떨고 연락을 자주한 덕분이겠죠?


새로 가입한 보험은 신용카드로 지불했는데,

리펀 체크를 그만큼 받았으니.....마치 꽁돈 생긴 기분이 들었습니다.



***



꼭 리펀 체크를 받아서는 아닌데 

우리집 거실 소파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프라비던스에서 라이온 킹 보고 집으로 오는 중간에 아이키아에 들렀거든요.


요즘 무지 비싼 크레이트앤배럴 소파를 보고 있었는데, 가구에 차마 그 돈을 들이기가 싫어서 망설이던 중

아이키아에서 삼분의 일 가격에 꽤 맘에 드는 걸 찾았습니다.

그 날은 구경만 하고 다음 날 다시 남편 혼자 아이키아에 다녀왔습니다. SUV 차 의자를 다 접고 왕복 세시간을 운전해서 백파운드나 되는 박스 두 개를 싣고 왔습니다. 둘이 낑낑 대고 거라지 지하에서 거실이 있는 위층 계단 위로 옮기고 쓰던 소파는 또 낑낑 대고 위층 안방으로 옮겼습니다.


 

조립을 해보니 아이키아가 나날이 발전하는 것이 막 느껴질 정도인데, 새로 구매한 소파의 의자 쿠션은 밀려나오지 않도록 의자에 닿는 부분이 지퍼로 고정시킬 수 있고 가구를 조립하는 도구도 엄청 고급스러워졌습니다. 대부분의 가구를 직접 조립해야 하는 미국에서 사실 아이키아만큼 아귀가 잘 맞아떨어지는 게 없죠. 동네 친구는 아이키아를 모든 것을 치료해주는 곳이라고 표현합니다. 무슨 걱정이든 아이키아를 가면 다 해결된다나요. 쓸데 없는 걸 백불어치를 집어와도 행복한 곳이라며, 제가 간다고 했더니 부럽다고 난리...

여기서 한시간 반 거리인데 그게 멀다고 불평했드만 그 매장이 생긴지 그리 오래된 건 아니랍니다. 그 전엔 뉴욕까지 가야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동네 미국 촌사람들, 아이키아 한번 다녀오고 얼마나 자랑을 하던지...




비포



애프터


어쨌든 소파는 기존 의자보다 훨씬 킬고 앞뒤로도 넓고, 

한쪽 팔걸이가 없는 형태여서 더 시원해보이고 좋습니다. 

푹신한 소파는 아닌데 낮고 판판해서 보기에 넘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