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교차로에서 어떻게 정차 (STOP)를 해야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차로에서 어떻게 회전 (좌회전, 우회전)을 하는지를 설명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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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회전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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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보호 좌회전
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운전을 시작한 곳은, 대도시 시카고 한복판이었습니다. 시카고에서 처음 운전을 할때 당황한 것은, 4거리 교차로 신호등에 초록색 좌회전 신호등이 달려있는 곳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분명히 지금 좌회전을 하라고 안내를 하는데 막상 교차로 신호등은 초록색/노란색/빨간색 이렇게 3개 밖에 없는것을 발견하고 무척 당황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서 초록색등은 직진과 동시에 "비보호 좌회전"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경우 신호등 옆에 "비보호"라는 표지판을 이용해서 비보호 좌회전을 알려주지만, 미국 신호등의 경우 따로 표지판이 없어도 기본적으로 초록색 직진신호는 비보호 좌회전을 동시에 의미한다고 기억하면 됩니다. 즉 마주 오는 직진 차량을 모두 보내주고 나서 더 이상 마주오는 차가 없으면 그때 내 차가 좌회전을 하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근데, 교통 체증이 심해서 마주오는 차량이 끊임이 없이 계속될때는 어떻게 좌회전을 해야할까요? 시카고에서 도심이 교통체증으로 꽉막힌 상황에 저는 좌회전을 하려고 했습니다. 좌회전 화살표 신호가 없길래, 이건 비보호 좌회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서 좌회전을 하려고 깜빡이를 켜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마주오는 도로가 워낙 차량이 많아서 도저히 초록색 신호가 끝나기 전에 비보호 좌회전을 할 기회가 없더군요. 그래서 좌회전을 못하고 그냥 빨간색으로 신호가 바뀌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는데, 그때 갑자기 내 뒤에서 서있던 차량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려댑니다. 그리고는 미친듯이 내 차의 오른쪽으로 추월해서 급하게 좌회전을 하더군요. 그 분은 나를 향해서 뭔가 외설스러운 손가락 제스쳐를 하면서 get the fxxx out of my way 라고 소리치는것 잊지 않았습니다.
근데, 저는 그 사람이 왜 화가 났는지 영문을 몰라서 무척 당황했습니다. 비보호 좌회전에서 기회가 없으니 당연히 못가는건데 뭘 어쩌라는 걸까요? 결국 그날 거기서 좌회전을 포기하고, 월요일에 직장에가서 동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한건가...
결론은 미국에서 좌회전 화살표 신호등이 없는 경우의 비보호 좌회전은 약간 요령이 필요합니다. 우선, 비보호 좌회전을 하려는 차량은 초록색 신호등이 켜지고 나면 교차로 내부로 차를 진입을 시켜놓고 좌측 깜빡이를 켠채로 기다려야 합니다. (사진의 노란색 차와 맞은편의 초록색 차처럼 교차로 내부로 차를 진입시켜 놓고서 걸쳐서 서있는 겁니다.) 물론, 좌회전 화살표 신호등이 있는 곳에서는 명확하게 신호를 따라 움직이면 되므로 이 요령이 필요 없습니다.
마주오는 차가 없으면 좌회전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마주오는 차량이 많아서 좌회전을 하지 못한채로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고 나면? 내 차는 여전히 교차로 한복판에 서있기 때문에, 다른 방향에서 오는 차량들이 모두 내가 먼저 좌회전을 하기를 기다려줍니다. 그럼 나는 유유히 좌회전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한국, 특히 서울에서 운전을 10년쯤 한 제 경험상, 서울의 교차로에서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교차로 한복판에 서있는 차가 있다면 아마 사방팔방에서 경적을 울리고 화를 내면서 위협을 가할 것이고, 그 차 앞뒤로 마구 지나쳐달리는 혼란한 상황이 벌어질것이 분명합니다. 제가 서울에서 초보운전 당시 실수로 앞차만 보고 따라가다가 두 번 신호 위반을 한적이 있었는데, 결국 교차로 한복판에 갇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교통신호 체계는 비보호 좌회전이 기본이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모두 훈련이 잘 되어있습니다. 초록색 신호등이 켜지면 과감하게 교차로 가운데까지 진입해서 좌회전을 할 기회를 기다리거나, 기회가 없으면 빨간색 신호등이 들어올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신호가 바뀌어도 다른 차들이 내가 먼저 빠져나가기를 얌전하게 기다려주니깐, 그때 천천히 좌회전을 하면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은 인구밀도가 낮아서 교통체증이 심하지 않습니다. 굳이 좌회전 신호등을 별도로 추가해서 복잡하게 신호체계를 만들어봤자, 불필요하게 정차대기시간만 늘어날뿐 실제 얻는 이득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복잡한 도로를 제외하면, 별도의 좌회전 신호를 달아놓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위에 적은 내용은 별도의 초록색 좌회전 화살표 (arrow)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의 경우입니다. 초록색 좌회전 (green arrow) 신호등이 추가로 달린 교차로의 경우는 한국과 동일하게 초록색 좌회전 신호등이 켜져있을때만 좌회전을 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이경우에도 초록색 직진 신호에 비보호 좌회전을 해도 되긴 합니다만, 해당 교차로에서는 비보호 좌회전을 하는게 위험하기 때문에 추가로 좌회전 신호등을 달아놓은 거니까, 무리해서 비보호 좌회전을 시도할 필요는 없을거 같네요.
- 붉은색 좌회전 신호등
그러면 미국에서는 항상 초록색 직진 신호등은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되는 것일까요? 예외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붉은색 화살표 (arrow) 신호등이 있는 경우입니다. 붉은색 좌회전 신호등이 켜져있으면, 초록색 직진 신호등이 켜있다고 하더라도 좌회전을 해서는 안됩니다.
사실 좌회전을 항상 별도의 좌회전 신호등에 의존하는 한국인 운전자입장에서는 이게 너무도 당연한거지만, 비보호 좌회전에 더 익숙한 미국인 운전자들에게는 이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가 봅니다. 어떤 신호등의 경우 붉은색 화살표 신호등에는 좌회전을 하면 안된다고 설명을 붙여놓기도 하더군요. NO TURN ON RED ARROW 혹은 사진과 같이 LEFT ON GREEN ARROW ONLY 등으로 쓰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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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보호 우회전 금지 (NO TURN ON RED)
우회전의 경우는 한국과 미국은 거의 비슷합니다. 초록색 직진 신호에서 우회전은 대개 허용이 되며, 붉은색의 경우 정차후에 다른 차량을 모두 보내주고나서 비보호 우회전이 허용이 됩니다. 만약 붉은색 오른쪽 화살표 신호등이 켜져있다면, 이 경우는 비보호 우회전도 금지가 됩니다. 한국과 똑같죠?
하지만, 예외사항 있습니다. 바로 NO TURN ON RED 라는 표지판이 서있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붉은색 신호등인 경우 비보호 우회전 조차 금지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NO TURN ON RED 표지판은 도로 오른쪽에 서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씩은 신호등에 써있기도 합니다. 근데 이게 그냥 희색에 작은 글씨로 써있는 경우도 있다보니, 주의해서 살펴보지 않으면 못보고 그냥 지나치기 쉽상입니다.
NO RIGHT TURN ON RED 라고 구체적으로 써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 비보호 우회전 허용 (RIGHT TURN ON RED AFTER STOP)
아마도 이것은 뉴햄프셔주 같이 도로가 한적한 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표지판인거 같습니다. 붉은색 오른쪽 화살표 신호등이 켜져있는 경우에 조차도 비보호 우회전을 허용하겠다는 뜻입니다. 교차로 진입전에 완전히 정차를 한후에 좌우를 살피고 다가오는 차를 모두 보낸 후에 우회전을 하면 됩니다.
근데, 저는 아직 이런 표지판을 뉴햄프셔 이외에서 본적은 없습니다.
2018/02/04 - [미국&영어] - 미국에서 운전하기 1. STOP
2018/02/04 - [미국&영어] - 미국에서 운전하기 2. 스쿨버스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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