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잘한다는 것과
그 사회 시스템에 적응한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인 것 같다.
미국 생활 벌써 4년이 넘었고
자주 반복되는 일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뭐라고 정확히 뭐라고 얘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나는 정확하게 대답하고 온다.
그 중 하나가
그로서리(마트)에 가서 도넛이나 머핀 같은 것을 사려면(맛도 디게 없지만..)
겉이 불투명한 봉투에다가 담은 후
캐셔에게 가져가게 되는데 이때 캐셔가 묻는다.
이 봉투 안에 뭐가 들었냐고.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일단 처음에는 못알아들었고
다시 들었을 땐 설마 저런 질문을 했으랴, 왜 그런 걸 묻나 싶어서
WHY?
라고 대답했다가
캐셔를 심히 당황시켰던 적이 있다.
그냥 열어서 보면 되지 왜 그런 걸 묻고 그러나.
내가 일일이 그걸 기억해야겠냐고.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남의 봉투를 열어서 들여다보면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든 그로서리의 캐셔들이 똑같이 물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내가 집은 것을 갯수와 종류를 기억해서 가져갔다.
1 도넛, 1 머핀, 1 베이글...이런식으로 얘기해주면
아주 고마워하며 계산을 해주는 거다.
결국은 “말” 자체보다는
이 상황에는 보통 이런 말을 할거라는 예측,
그런 걸 알게 되어간다.
그리고 영어실력과 이런 건 무관하다.
한국에 사는 한 친구는 늘 한국인이 알 수 없는 영역의 영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러니 영어는 어렵다고 불평하는데
한국에 살면서 그런 영역의 영어는 알 필요가 없을 뿐더러
아는 게 더 이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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