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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디즈니 크루즈 판타지] 디즈니 섬 캐스터웨이 키

by 마미베이 2016. 5. 12.


디즈니가 소유한 섬인 캐스터웨이 키에 도착했습니다.

디즈니 크루즈를 다시 탄다면 아마 이 섬에서 놀기 위해서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인공적인 느낌이 나긴 하지만, 그만큼 편하게 놀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배에서 내릴때는 늘

Key to the world(방 키를 이렇게 부릅니다. 혹은 stateroom 키라고도 부릅니다.) 키와

신분증(운전면허증 혹은 여권)을 꼭 갖고 내려야합니다.

배 타러 갈때 입국심사처럼 검사합니다.


이날은 모든 사람들이 부지런을 떨며 아침을 먹고 후다닥 배에서 내립니다.

이유는 해변에 자리를 맡기 위해서!

놀다보면 자리 맡는 게 참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되긴 하지만요.


나오면서 "수건"을 챙겨 들어야합니다.

예전엔 섬 안에 두고 갖다 쓰게 한 모양인데 바뀌었습니다.

배 앞에 쌓아둔 수건을 쓸만큼 챙겨들고 갑니다.

(배로 돌아올때는 섬 곳곳에 수거함이 있습니다.)



남편은 5K 마라톤 하러 가고

아이와 저는 일단 놀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내리자마자 있는 우체국에 들러서 일단 편지를 부쳤습니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수건 랙에서 수건을 챙겨서 몇발자국 걸으면 오른쪽에 이 건물이 있습니다.)



우표는 65센트, 현금만 됩니다.

아이는 한국의 두 할머니할아버지댁과 우리집의 애완물고기에게 엽서를 보냈습니다.



남편은 워낙 달리기를 좋아하는데

더운 날씨에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달리려니 좀 힘들긴 했답니다.

걷는 것도 어려울 것 같은 사람들부터 아이들까지 300명이나 신청을 해서

실제 5K 의 일부분만 뛰고 기념품을 받아가더랍니다.

기념품은 참 허접합니다만

완주한 사람들의 성취감은 말로 할 수 없겠죠.

스스로 자랑스러운 사람들의 뿌듯한 표정을 봤다고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랑 아이는 수영할 물만 있으면 미친듯 놀기 때문에

배 앞에서 운행하는 셔틀도 기다리기 싫어서 안타고 일단 마구 걸어서 해변까지 갔습니다.

덥고 힘들다고 투덜대는 아이 얼른 가서 수영하자고 꼬셔서 갔더니 일찍 나온 사람들이 죄다 맡아놔서는

가방 둘 자리를 못찾겠는겁니다.




어른 전용 빼고 아이들과 놀 수 있는 비치는 세 구역 정도로 나뉩니다.

배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는 다리로 저어서 타는 오리배나 수상 스포츠를 대여하는 곳이고

그곳을 지나면 바로 여기입니다. 몽키바 있는 놀이터가 있습니다.

이 끝에 스노쿨링 시작하는 구역이 작게 있습니다.


실제 이 놀이터는 제 키보다 깊은 곳이라서 구명조끼를 입어야 됩니다.

구명 조끼는 비치 뒷쪽 길 근처에 구석 구석 비치되어 있습니다.

아이랑 여기서 한참 놀다가 생각해보니,

남편과 만나기로 한 곳은 여기가 아니고 더 안쪽 해변인 게 생각났습니다.


중간에 길을 건너고(길 오른편으로 스노쿨링 장비나 플로티 대여소가 있음)

부랴부랴 자리를 옮겨서 더 안쪽 해변으로 갔더니



이런 미끄럼 틀이 있네요.

이것 때문에 여기는 미역 냄새가 많이 납니다.


양쪽 해변에 둑을 만들어서 수영장처럼 해둔데다가

한꺼번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놀다보니

선크림이 둥둥 떠다니며

바다인지 수영장인지 잘 구분이 안가긴 합니다만...

그래도 햇살은 작렬하고 바다는 재밌습니다.

파도가 하나도 없어서 아쉽긴했습니다.


이 미끄럼 타는 곳도 키보다 높기 때문에 수영을 못한다면 구명조끼를 입어야 합니다.

왼쪽이 더 무섭게 처박히는 것인데 와우~~~재밌긴 했는데

끝에 물에 퐁 빠지면서 짠 물이 코로 들어가서 한참 고생했지 뭡니까.


제 바로 앞에서 내려가던 아이가

다리를 먼저 넣으면서 머리가 뒤로 꽝 부딪히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미끄럼틀이다보니 부딪히고 나서 그대로 아래로 숑 내려갔죠.

아이들이 놀다가 뒤로 자빠지는 거랑 같은데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고 좀 아팠겠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아래에서 구경하고 있던 남편을 포함한 사람들이 구조물이 무너지는 줄 알았답니다.

부딪힌 소리가 관을 통과하면서 엄청나게 크게 증폭된 모양입니다.

아이는 머리를 부딪히고 내려갔으니 놀라서 울고

옆칸으로 내려간 엄마는 사실 그닥 심각히 생각하지 않았는데

직원들은 의무를 다해야 하므로 일단 의무실로 보냈습니다.

정작 위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다들 "괜찮다, 별거 아니다" 이러고 있었거든요.

그 상황에 제가 숑~ 타고 내려갔더니 남편이 엄청 걱정스러운 얼굴로

구조물에 문제가 생겼나 했는데 신나서 타고 내려오길래 뭔 일인가 했다더라구요.




두 비치 사이에 튜브나 플로티를 빌리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파란 플로티를 빌려서 아이랑 너무 재밌게 놀았는데 대여료가 11불 정도였습니다.

미리 예약해도 되고 가서 바로 빌려도 됩니다.





바다에 발담그고 앉아서 딱 저렇게 마시게끔 나온 맥주,

남편이 리조트를 좋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저렇게 물속에 들어가서 바에서 사온 알코올을 마시는 로망 때문입니다.

알코올이 안받는 저는 옆에서 몇모금만 뺏어 마십니다.

유리병이 아니라서 안전하고 시원하고 그렇습니다.





이 섬은 배에서처럼 점심이 제공이 됩니다.

섬 안에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여러 곳 있는데

저녁 서버가 추천해준 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평소에 워낙 스테이크류를 많이 시켰더니 그릴해주는 데 가서 먹으라고 해서 돼지갈비그릴을 먹었는데

우앙, 어찌나 맛있던지요.


비치 한쪽으로 스노쿨링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장비를 세트로 빌려서 깊은 곳까지 가보는 것도 좋아 보였습니다.

우리는 U.S 버진아일랜드에서 투어하면서 스노쿨링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하지 않았는데

깊은 쪽으로 가면 미니 마우스도 바닷속에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스노쿨링을 해도 환상적으로 물고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해변에서 놀다가 커다란 물고기 몇마리가 놀길래

사람들이 빵 던져주면서 한참을 같이 놀면서 즐기긴 했습니다.

(저는 룰대로 자연의 동물들에게 빵 같은 먹을 걸 주지 않습니다...남들이 주면 그냥 같이 놀 뿐.)






4시 반까지 배로 돌아오라고 해서 오후가 되니까 사람들이 많이 빠져서 자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종일 놀다 지쳐서 그제야 앉은 딸.


어딘가에 수박 같은 과일이 있었던 건지 한 가족이 둘러 앉아서 과일을 먹고 있더라구요.

우리도 가져다 먹으면 되겠지만, 어디인지도 모르고 시간도 빠듯해서 부러워하고만 있었습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 수영하고 논 다음에

둘러 앉아서 수박 먹는 재미, 진짜 좋잖아요.

어렸을 때 바닷가에서 가족들하고 그렇게 놀았었는데요.

특히 수박을 바닷물에 담가놨다가 시원하게 먹었던 기억...




디즈니 크루즈를 계속 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 섬이 좋아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만약 다른 크루즈를 타면 캐스터웨이 키에 못가잖아? 이런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