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 페인트 칠하기

7년 정도 되어 페인트가 많이 벗겨진 덱과 현관을 새로 칠했습니다.

집에 관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로스(LOWE'S)에 가서 페인트 코너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다시 칠하는 경우에는 바닥은 스테인으로 하고 난간은 페인트로 하면 더 쉽고 더 저렴하다고 합니다.

설명하는 폼이 확신있는 태도여서 과감히 믿어보기로 하고 붉은 색 계열의 스테인, 스테인 밑에 바를 회색 스테인용 프라이머를 사고, 난간용으로 흰색 페인트를 갤런통으로 사왔습니다.  춥고 덥고 비오는 날씨를 건너 뛰면서 꼬박 2주를 내리 작업했는데 이거 참, 이렇게 힘들수가! 그래도 결과물이 아름다워서 뿌듯합니다. 옷도 베리고 더위도 먹었지만 직접 했다는 뿌듯함이 큽니다.

나무가 심하게 갈라진 건 아니고 페인트가 많이 벗겨진 상태입니다.

작업을 다 마친 모습,

목욕 시킨 아가처럼 예쁩니다.

덱 하면서 같은 색인 현관도 칠했습니다.

하루만에 송화가루가 앉아서 먼지처럼 보이지만...어쨌든 깔끔!

이제 덱 페인트 작업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스테인을 할까 페인트를 할까>

스테인과 페인트는 작업 방법에는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브러쉬나 롤러도 다 같은 것을 사용하면 되는데 스테인용 프라이머, 스테인용 우드 필러 그런 것은 페인트용과 구분되면 됩니다.

페인트는 나무 겉에 덧발리는 것이고,

스테인은 나무 결을 살리면서 나무에 스며드는 형태이기 때문에

페인트처럼 벗겨지는 것이 아니라 색이 바래는 식으로 변질됩니다.

그래서 덧칠하는 경우에는 스테인이 더 오래갑니다.

그래서 발로 밟는 덱 바닥 덧칠은 스테인으로 갑니다.

라고 보통 설명은 하지만, 프라이머를 바르는 경우 스테인이 바깥쪽에 머물기 때문에 눈 많이 오는 지역의 경우 스테인도 페인트처럼 벗겨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페인트보다 작업이 더 쉬운 스테인을 추천합니다.

<준비물> - 각 항목에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 Olympic Biodegradable Deck Cleaner  - 덱 청소용

* 덱브러쉬(빗자루) - 덱 청소할 때 사용

* threaded handle - 페인트 롤러나 빗자루를 꽂아서 사용할 표준 막대기

* 페인트 키트 - 페인트 트레이와, 트레이라이너, 페인트 브러쉬, 롤러 등이 한꺼번에 들어있습니다.

* 추가 트레이 라이너 - 페인트 트레이 위에 놓고 사용한 후 라이너만 교체해주면서 쓰는 겁니다.

* 추가 브러쉬 - 페인트 색별로 브러쉬가 필요합니다. 스테인은 쉬워서 아무거나 싼거를 쓰고 페인트용은 좀 좋은 게 편합니다. 링크를 걸은 페인트 브러쉬는 사용해보니 불편했고, 페인트 키트에 들어있는 사선으로 되어 있는 것이 쓰기가 더 편했습니다.

* 페인트가이드 - 페인트 칠을 할때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지 않고 칠하는 용도인데 나름 활용을 했습니다만, 어차피 뒤로 좀 샙니다. 빳빳한 종이 같은 걸 사용해도 될 것 같습니다.

* 마스킹 테이프 - 페인트 칠의 기본입니다. 단, 야외에서 사용시 사용후에 오래 두지 말고 바로 떼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햇볓에 같이 달라붙어서 안떨어지거나 페인트와 같이 떨어져나와버리더라구요. 실내와는 좀 다르게 짧은 시간 말린 후 떼어내야 합니다.

* 샌드 페이퍼-기계용과 손으로 하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120 한가지만 사거나,  80 사용 후 120.

* 우드필러 스테인용

* 페인트 멀티툴 - 페인트 뚜껑 열기, 틈새 정리 등 여러모로 유용함

* 스테인, 페인트 샘플 통, 갤런 통 

<스테인, 페인트 색 고르기>

페인트 색을 고르는 것은 색카드 -> 샘플 -> 최종 갤런 통 순서대로 해야 합니다.

로스나 홈디포의 페인트 코너에 가서 형형색색의 페인트 색이 있는 종이를 잔뜩 가지고 집으로 옵니다. 세 곳 정도의 회사가 있는데 상관없이 색을 찾으면 됩니다. 저는 valspar사의 컬러카드에서 원하는 색을 찾았습니다. 

페인트를 바르고자 하는 벽이나 바닥에 그 카드의 색을 놓고 해가 밝은 날, 어두운 날 계속 보면서 정말 그 색을 칠하면 될지 결정을 합니다. 저는 흰 색이 수십가지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로 흰색이 다 다르더라구요.

결정된 카드를 가지고 다시 가게로 가서 이번엔 "샘플"을 삽니다. 정한 색이 있는 카드를 직원에게 주면 바코드를 찍어서 한 통에 3.5불에 만들어줍니다. 신기하게도 계산대 같은 곳에 바코드를 찍으면 그 카드의 색 페인트가 만들어져서 찍~ 나옵니다. 그 많은 색의 페인트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고, 사람이 만드는 것도 아니고, 바코드를 찍으면 자동으로 만드는 거더라구요. 이 말인 즉슨, 

페인트는 리턴이 안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큰 통을 사지 말고 꼭 샘플 통을 사서 발라봐야 한다는 겁니다. 샘플을 원하는 곳에 손이나 작은 붓으로 대충 발라서 또 해가 떴을때, 흐릴 때, 형광등 아래에서 지켜보면서 정말로 그 색을 바를지 최종 결정을 한 다음 샘플통이나 원래 사용했던 컬러가 있는 바코드 종이를 들고 가서 갤런 통으로 사들고 오면 됩니다. 

저는 샘플을 두 통씩 두 번을 샀는데 직원에게 가서 이 색의 페인트를 달라고 했더니 덱이라고 스테인으로 하라면서 같은 색의 스테인을 만들어준겁니다. 스테인에는 프라이머를 해야한다면서 프라이머는 회색으로 만들어주더라구요. 바깥에서 쓰는 Exterior 용으로 10년짜리를 골랐는데 뉴잉글랜드의 궂은 날씨에서 10년 짜리 페인트는 3년 정도 간다고 합니다. 심히 동의합니다.

스테인과 페인트 갤런 통은 30불 내외였고 프라이머는 20불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현관 칠하느라 같은 갤런 통으로 하나씩 더 사왔는데 바코드가 찍힌 뚜껑만 들고가면 알아서 만들어줍니다. 작업하다가 뚜껑의 바코드에 페인트가 묻어서 바코드가 잘 안보이는 불상사가 생겼는데 직원이 색 이름을 보더니 알아서 잘 만들더라구요.

<덱 청소>

덱 클리너, 호스, 덱용빗자루를 준비합니다.

덱 클리너는 Olympic Biodegradable Deck Cleaner를 사용했습니다. 락스 같은 건데 물로만 청소하는 것보다 4배 정도 깨끗하게 닦인다고 합니다. 페인트가 많이 벗겨진 오래된 덱은 꼭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페인트 키트에서 페인트를 부을 트레이에 라이너를 넣고 덱 클리너를 부어서 덱용 빗자루로 전체 바닥에 골고루 묻혀주었습니다. 15분 있다가 물로 씻어냅니다.

호스에서 수압이 세게 해서 구석 구석 씻어내면 오래된 페인트도 조금 벗겨져나옵니다. 다 벗길 필요는 없지만 너덜거리는 것들은 제거해줍니다. 그리고 물기를 말립니다.

트레이는 다시 쓸 수 있으므로 물로 깨끗히 씻어둡니다.

<우드 필링>

뉴 잉글랜드의 궂은 날씨 덕에 나무가 많이 뒤틀리면서 못자리가 튀어나오거나 들어갑니다. 튀어나온 못자리는 망치로 잘 넣어주고 들어간 부분은 우드 필러로 메워주었습니다. 우드 필러중에 스테인이 가능한 것으로 사용했습니다. 페인트를 한다면 페인트용 우드 필러를 쓰면 됩니다.

우드 필러는 처음엔 페인트 툴로 메워주다가 비닐 장갑을 끼고 손으로 막 문지르는 식으로 했더니 제일 낫더라구요. 갈라진 나무의 틈새도 채워주고 들어간 못자리도 메워준 후 말립니다.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30분이면 충분히 마르는 것 같습니다.

<샌딩 - 사포질>

우드 필링을 한 곳은 꼭 샌딩을 해야 하고요. 전체적으로도 샌딩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덱 페인트의 완성도는 기존 페인트를 잘 벗겨내고 필러와 샌딩을 깔끔하게 했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너무 오바해서 샌딩을 하다가 팔이 어찌나 아프던지 나중에는 팔로 전해지는 진동이 무서울 정도더라구요. 잘 몰라서 너무 열심히 샌딩을 했던 건데, 다 하고 보니 했던 데를 또하고 또하고 그럴 필요는 없더라구요. 스테인을 하는 경우에는 샌딩을 한번 정도씩만 지나가도 괜찮습니다.

많이 거친 부분은 샌딩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지만 그냥 손으로 미는 샌드 페이퍼를 사서 슥슥 해줘도 됩니다. 

샌드 페이퍼는 80으로 해주고 나서 120으로 한번 더 해주거나, 아예 120으로 한번만 해주면 됩니다.

<스테인 프라이머> (15-30분 말리기)

로스 직원이 스테인 프라이머를 회색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페인트처럼 끈끈하게 생긴 건데 생각보다 쉽게 발리더라구요. 프라이머를 바르고 30분 정도 말립니다. 나무 사이는 붓으로 메우고 롤러로 전체를 얇게 펴 바르면 됩니다.

페인트 트레이에 투명 라이너를 넣고 프라이머를 부어서 롤러를 사용하였습니다. 페인트 키트에 들어있던 롤러는 빗자루에 쓰던 막대기를 꽂아서 쓰면 서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스테인>

스테인 프라이머 위에 스테인을 바르면 됩니다. 역시 나무 사이를 붓으로 메워주고 롤러로 슥 지나갑니다. 여력이 된다면 롤러로 지나간 자리에 마지막으로 붓으로 한번 더 슥슥 지나가 주면 더 잘 달라붙습니다.

이렇게 하루만 말려도 밟아도 괜찮습니다만 바른 이후 이틀 정도는 비가 안오는 게 좋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결과물이 좋게 나옵니다.

페인트 브러쉬로 사이 사이를 메워주고 롤러로 한꺼번에 칠합니다.

붓으로 칠하는 것보다 깔끔하게 되서 롤러가 편하더라구요.

롤러와 붓은 두 개다 꼭 필요하고 각자의 용도가 있습니다.

작업 중에 빗방울이 자꾸 떨어져서 빗자국이 나길래 계속 덧칠했던 서글픈 기억..

날은 막 35도로 덥고 그런데

저는 오로지 덱 칠할 생각만 하느라 더운줄도 모르고 작업하다가 더위도 먹고 그랬습니다.

제가 덱 바닥을 다 칠한 후, 덱 계단을 칠하고, 또 현관 바닥을 칠해서 스테인을 완성을 했는데 아침 8시부터 아이가 오는 오후 2시까지 내리 작업을 며칠을 꼬박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난간 페인트칠을 할때는 '도저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지쳐있었습니다.

난간 페인트는 흰색 페인트를 칠해보니 로스 직원의 말대로 스테인이 페인트보다 작업하기가 쉬웠습니다.

페인트 자체가 스테인보다 물기가 없고 뻣뻣해서 팔이 더 아팠고요.

구조상 덱이 2층이니까 사다리 놓고 올라가서 바깥쪽 칠하는 것도 힘들고, 난간 하나하나를 사방으로 칠해야 했으니까요.

기존 페인트가 떨어져나간 곳은 샌딩도 하고 페인트용 프라이머를 칠해야 깔끔하지만 난간 작업할 때는 너무 지쳐서 프라이머고 뭐고 대충 마친다는 생각으로 페인트만 겨우 했습니다. 기존 색과 완전히 같았기 때문에 막 칠해놔도 결과물이 나쁘지는 않더라구요.

게다가 남편이 탑다운으로 작업하라고 했는데 스테인이 잘 될지 너무 궁금해서 바닥 먼저 하고 난간을 칠했죠.

흰 페인트를 다 작업한 바닥에 흘릴때마다 열이 받더라구요. 바닥에 떨어진 흰 페인트는 그 부분만 스테인을 다시 칠해줬더니 쉽게 해결 되긴 했지만 일을 더 만든 꼴이 되었죠. 탑다운으로 하더라도 우리집처럼 중간 부분만 페인트 색이 다른 경우는 서로 다른 색의 페인트 브러쉬 같은 장비를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아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재료가 굳지 않으려면 한번에 죽 작업을 해야하거든요.

현관은 처마가 있어서 바닥이 많이 상하진 않았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는데 덱보다 면적이 넓어서 단순 노가다를 즐겼(?)습니다. 현관을 위해서 별도로 갤런 통을 다 쓸 정도로 넓다는 걸 일하다가 깨달았습니다만 작업이 단순해서 덱처럼 힘들진 않더라구요. 덱 칠하다가 덕분에 현관도 깔끔하게 재탄생하였습니다. 요즘 송화가루의 계절이라 하루만에 먼지처럼 노란 송화가루가 앉은 게 보이네요.

3년 후 다시 작업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힘듭니다.

그래도 이번엔 제가 해봤으니까 다음 번엔 남편을 끌여들여서 제가 감독을 해야겠는데...해봤다고 또 나설 것 같은.

해마다 이 시기면 미친 듯 자라는 잔디와 잡초 덕분에 남편도 바깥일이 너무 많아서 바쁩니다.

동생에게 요즘 페인트칠 하느라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하와이 가서 잘 놀고 왔으니까 고생 좀 해도 돼"

이러더라구요....

우선은 이 거대 프로젝트를 마친 기쁨만 누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