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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뉴욕 자유의 여신상 크루즈

by 마미베이 2018. 9. 20.



부모님의 2주 여행 후 직항으로 인천에 들어가기 위해 JFK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날 맨하튼에 하루 묵게 되었습니다.


미국, 뉴욕,

이런 것들에 전혀 관심이 없으신

70대 시골 할아버지인 아빠에게

보여드릴 뉴욕 맨하탄의 구경꺼리는 뭘지,

고민을 해봤습니다.


뮤지컬, 뮤지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올라가서 맨하튼 전망 보기,

타임 스퀘어에서 한국 대기업 광고판 보는 것

등이 있지만

...

결국, 뉴욕 맨하튼 하면 나오는 그림인

자유의 여신상을 선택하고 크루즈를 타기로 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크루즈는

줄을 좀 더 서면 당일에도 티켓을 구매해서 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립공원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티켓을 미리 구매했습니다.



https://www.nps.gov/stli/planyourvisit/index.htm

에서 연결되는

https://www.statuecruises.com/#/


로 들어가서 Buy ticket 으로 들어가면

뉴저지와 뉴욕 남쪽의 배터리 파크에서 타는 것 중에 선택을 하고


공원 바깥쪽으로만 들어갈 수 있는 리저브 티켓,

자유의 여신상 밑에 단까지 들어가는 페데스탈 리저브 티켓,

자유의 여신상 머리까지 올라가는 크라운 티켓


중에 구매하면 됩니다.


크라운 티켓은 몇개월 전에도 미리 마감이 되기 때문에 구하기 힘들고

이보다 $3 저렴한 페데스탈 리저브 티켓을 구매하면 됩니다.

그냥 리저브 티켓이나 페데스탈 리저브 티켓이나 가격이 같기 때문입니다.



밑에 달력으로 구매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고 

크라운 티켓의 경우는 잘 모르지만 페데스탈 티켓의 경우

날짜는 맞아야 하지만 꼭 그 시간에 정확히 가지 않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입장시 체크하는 것은 날짜와 이 티켓이 "리저브"인가 아닌가 인데,

이 웹사이트에서 구매한 리저브 티켓은 줄을 오래 서지 않고 왼쪽 라인으로 바이패스하며 들어가기 때문에 좋더라구요. 

예약이 마감되어 못사는 경우는 당일에 근처나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것을 구매하는데 리저브티켓이 아니기 때문에 줄이 깁니다.






주차는 Battery Parking Garage

80 Greenwich St, New York, NY

에 했는데, 주말에 $20 이었습니다.

LAZ parking 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요즘 구글맵이 뉴욕시내에서 방향을 못잡고 뱅글뱅글 돌기때문에 미리 위치를 알아두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맨하튼 남쪽이라 헤매는 경우 난리가 납니다. 주변 차들이요.


매번 스테이튼 아일랜드 무료 페리를 타고 멀리서만 보거나, 비행기로 지나가면서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크루즈를 타고 페데스탈로 들어가 본겁니다. 패키지 관광으로 오셨던 엄마도 섬 주변을 한바퀴 돌고 안내려봤다고 하시네요. 



타는 곳은 배터리파크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편에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위 웹사이트에서 예약한 경우는 그 티켓을 그대로 출력해가면 티켓 부스에 들르지 않아도 됩니다.



배를 타기 전에 비행기 타는 것처럼 짐 검사를 하는데 최소 30분은 잡아야합니다. 리저브 티켓이 아니라서 줄을 선 경우는 한시간에서 두시간도 기다릴 것 같습니다. 물 외에 다른 음료나 음식은 가지고 탈 수 없습니다. 백팩은 여자들이 매는 작은 백팩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되어있기는 한데,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타는 것을 봤습니다. 여기는 이용할 수 있는 락커가 없습니다.


보안검사를 마치고 나와서도 배가 정박하기까지 또 20-30분 정도 기다렸는데 지붕이 없어서 뜨거운 햇빛 때문에 꽤 더웠습니다.


섬에 내려서 페데스탈 안으로 들어갈때 또 한번 보안 검사를 하며, 여기는 유료락커가 있습니다. 여자들이 들고 다니는 작은 가방까지만 허용하고 그보다 큰 것은 락커에 넣어야 합니다.


페데스탈 위까지는 걸어서 계단을 올라가도 되고 엘레베이터를 타도 됩니다. 내려올때는 각 층에서 바깥 뷰를 구경하면서 계단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2층에 있는 뮤지엄은 자유의 여신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전시해두었는데 들러서 볼만합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이민국이 있었던 엘리스 아일랜드에서 내렸다 탈 수 있습니다. 배는 자주 운행을 하기 때문에 마음껏 구경하고 타고 돌아오면 됩니다.

자유의 여신상 방문은 보안 검사하고 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반나절은 꼬박 보내야합니다.


크루즈를 타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도 들고, 날씨가 좋아서 맨하튼 뷰도 좋고 페데스탈 내에 뮤지엄을 보는 것도 좋아서 기억에 무척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배터리 파크 거라지에 주차하고 배를 타러 가는 길에  Charging Bull 황소상에 들러서 Fearless Girl 소녀상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소녀상은 황소에 맞서는 소녀로 2017년 3월에 만들어졌습니다.



황소상 앞은 중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아무도 줄을 서지 않아서 모두가 서로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어서 후다닥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와중에 부모님은 황소 뒤에 가서 소원 빌기까지 하셨습니다.





숙소에 짐을 푼 뒤에

타임 스퀘어를 구경하려 나갔는데

노동절 연휴 기간이라 길가에 떠밀려 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피자로 저녁을 해결하고 타임 스퀘어에 갔는데 뉴욕에 여러번 왔지만 이 정도로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나중에 자료를 보니 노동절 주간에 사람들이 뉴욕을 가장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타임 스퀘어 근처에서 네이버 라인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인증사진 후다닥 찍었죠.





다 같이 다니려니 정신이 없어서 호텔로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엄마와 팔짱끼고 둘이 기념품점 구경 다녔습니다. 2주간 부모님과 온전히 여행을 해 본 건 처음입니다. 






이번 부모님 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남편이 만들어둔 극장방에서

아빠와 리클라이너에 앉아 "국제시장"을 보던 때였습니다.

딱 아빠 나이의 주인공이 전쟁 후 아무것도 없던 시절을 살아내는 이야기,

제가 국제시장 영화 보고 감동해서 쓴 얘기도 있습니다.

2018/07/19 - [생각&리뷰] -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영화를 보시던 아빠는 어렸을 적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얼마나 고생을 해서 가족들을 먹여 살렸는지, 

형이 군대에서 돌아가시고 장남이 된 아빠가 할아버지를 도와 돈을 벌어서 동생들을 공부시켜야 했던 것들, 

다른 것보다 너무 배가 고파서 그저 배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어린 시절, 

눈물 없이 듣기 힘들었지만 지금의 아빠를 다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을 살아낸 분들이 아빠 세대라는 걸 또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빠랑 이렇게 길게 얘기해본 적이 처음이었고 아빠가 말을 시작하면 저렇게 길게 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얼마 전 현충원 국립묘지에 가서 돌아가신 형에게 쓴 편지를 읽어서 작은 아버지, 작은 어머니들 눈물바다를 만들었다던데 아빠는 그저 굶지 않고 살 수 있는 지금 더 바라는 것 없이 너무 만족스럽다고 하십니다. 

극장 방에 나란히 앉아서 아빠의 얘기를 들었던 그 행복은,

청소가 취미라 정신 없으신 엄마의 등장으로 멈췄지만 말입니다.


마당에서 잔디 깍아주고 풀 뽑아 주면서 심심할까봐 걱정했는데 내가 할 일이 있어서 다행이라던 아빠는 포이즌 아이비를 건드려서 눈이 퉁퉁 부은 상태로 귀국하셨습니다. 그리고 걱정하는 저에게 전화기에 대고 이렇게 얘길 하십니다.


"괜히 가서 걱정만 끼쳤네.

 나았어괜찮다.

이 서방한테 고맙다고 전해주고 

타지에서 외롭더라도 열심히 살아라."


멀리 사는 만큼 이별은 더 힘겹습니다. 함께 보낸 시간 속에 더 함께 하지 못한 안타까움만 남습니다. 하지만 늙으신 부모님과 함께한 시간, 기억 속에 소중한 추억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