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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Cave

고해상도 음원은 정말 CD보다 소리가 좋은가?

by 대디베이 2015. 3. 11.

요새 고해상도 음원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일반 CD (16bit, 44.1kHz) 보다 더 많은 정보가 담겨있는 고음질 음원 (24bit, 192kHz)을 구입해서 전용 재생 장치로 음악을 들으면 음질이 더 좋다는 얘기인데....

과연 그럴까?


인터넷에 접속된 컴퓨터와 헤드폰만 있으면, 간단히 테스트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고해상도 음원이 정말 좋은지 테스트 해보기. 1부)


24bit dynamic range 로 음악을 들으면 정말 음질이 더 좋은가?


http://www.audiocheck.net/blindtests_dynamic.php?dyna=66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내 귀가 얼마나 dynamic range 가 좋은지를 직접 테스트해볼 수 있다.

(단, dynamic compression 기능이 있는 컴퓨터 사운드카드 / 스마트폰으로 테스트하면 안된다. 이 경우 해당 기능을 끄고 테스트해야함.)


나의 경우 조용한 방에서 잡음 차단 능력이 우수한 헤드폰으로 테스트했을때, SNR 66dB까지는 들을 수 있다.

하지만 72dB의 경우를 듣기 위해서는 볼륨을 아주 많이 높여야했고 결국 귀가 아파서 포기했다.

즉, 나의 경우 귀가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SNR 66dB 이상의 dynamic range는 들을 수 없다는 얘기.


참고로, CD 의 dynamic range 는 16 bits == SNR 96dB 까지 표현이 가능하며 noise shaped dithering 기술을 이용하여 녹음된 CD는 SNR 105dB 까지도 표현이 가능하다. 반면에, 고해상도 음원의 경우 24 bits == SNR 144dB 까지 표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내 귀가 66dB이 한계이므로 CD의 dynamic range 만으로도 충분하며, 고해상도 음원이 제공하는 SNR 144dB는 무의미한 낭비일 뿐이다. 아마 당신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해상도 음원이 정말 좋은지 테스트 해보기. 2부)


192kHz 로 샘플링을 하면 정말 음질이 더 좋은가?


http://www.audiocheck.net/blindtests_frequency.php?frq=12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내가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가 얼마나 되는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나는 귀가 아프지 않은 수준의 볼륨에서 12kHz는 반복 시도후 겨우 통과했지만, 13kHz 테스트는 통과못했다. (내 나이에 비해서 별로 안좋은 편이다.)

CD의 샘플링주파수는 44.1kHz 이므로, low pass filter 마진을 제외하면 정확히 20kHz의 소리까지 녹음이 가능하다.

인간의 가청주파수는 20kHz가 한계이므로, CD로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모두 재현할수 있다. 따라서, 고해상도 음원에서 주장하는 192kHz 라는 샘플링주파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DAC의 원리상 샘플링주파수에서 신호가 mirroring 이 되는 anti aliasing 현상때문에 샘플링주파수가 클수록 더 깔끔한 DAC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던데…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 

단 하나의 sine 주파수를 녹음하지 않는 이상, CD의 음악에서는 수많은 주파수의 소리가 섞여서  녹음이 된다. 

그런데,  음향기기에서 서로 다른 주파수가 함께 소리가 날때 intermodulation distortion(상호변조) 라는 잡음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상호변조 효과는 전체 주파수영역에서 하모닉스 형태로 등장하기 때문에, 초음파 주파수 두개가 부딪혀도 가청주파수에 잡음이 들리게 된다. 

따라서, 상호변조 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가능한한 좁은 범위의 주파수만 (가청주파수만) 녹음을 하는게 좋다.

바꿔 말하면, CD의 샘플링주파수 44.1kHz 의 경우가 고해상도 음원의 192kHz 의 경우보다 더 음질이 좋다는 것이다.


http://www.audiocheck.net/testtones_imd.php


위의 링크에 들어가서 샘플테스트를 클릭해보면, 지금 당신이 재생중인 기기 (아마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상호변조 왜곡 효과가 얼마나 심한지 들을 수 있다. 내 컴퓨터 (iMac) 에서 볼륨을 키우고 테스트해보면 후반부에 소리가 커질때 상호변조 잡음이 들리는걸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래도, 고해상도 음원이 정말 좋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해상도 음원이 CD 와는 확실히 소리가 다르고 음질도 좋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왜 그러냐면..


고해상도 음원을 출시할때 애초에 remastering을 다시 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CD에 녹음된 소리와는 다른 소리가 녹음되었기 때문에, 청취자에게 다르게 들릴 수 밖에 없다는 의미. 

게다가 리마스터링 과정에서 dynamic compression 이라는 멍청한 기술로 음질이 더 좋게 느껴지도록 조작을 했기 때문에, 섬세한 소리가 더 잘들리게 된다. 이건 그냥 강제로 섬세한 소리를 더 강조해서 녹음을 하는 기법인데, 결과적으로 음악은 Hi-Fi 에 멀어지는 왜곡된 소리가 된다는 의미.

어쨌건, resmatering 이라는건 이건 고해상도 음원과 무관한 것이며, 그냥 일반 CD로 리마스터링 앨범을 감상해도 동일한 음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어차피 CD는 그 자체로 인간의 청각의 범위보다 뛰어나다.


그러면 왜 스튜디오에서는 24bit 음원을 사용하는가? 전문가들이 청각이 더 뛰어나서?

그건 아니고...마스터링 할때 음량등을 자꾸 조절하여 녹음하다보면 원음이 16bit 라고 해도, 음질 열화가 되서 잡음이 발생할수도 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24bit를 사용하여 리마스터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질 열화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디지탈 카메라의 센서가 12bit 이상의 dynamic range를 가지는 이유와 동일하다. 어차피 모니터에서 표현할 수도 없는 dynamic range를 가지는 이유는 포토샵으로 사진 보정을 하는 과정에서 화질의 열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것을 감안하여 원본의 dynamic range를 크게 잡아두는 것이다. 아무리 카메라의 센서의 dynamic range가 높더라도 실제로 최종적으로 모니터에서 우리가 보는 사진은 jpeg 과 같은 수준의 dynamic range를 가질 수 밖에 없다.


CD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음원이 24bit인것은 앞서 말했듯이, 마스터링 과정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며,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CD는 16bit 로 녹음하면 되는 것이다. 스튜디오 전문가의 귀도 어차피 인간인 이상 CD 이상은 못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