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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Cave

자동차 높이(전고, 차고)와 자동차의 용도

by 대디베이 2015. 1. 23.

자동차의 크기라고 말했을때, 우리는 흔히 자동차의 길이(전장)를 먼저 떠올립니다.

엑센트, 아반테, 소나타, 에쿠스...이렇게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 자동차를 구분하는 기준은 자동차의 길이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흔하며, 이런 구분은 2열 좌석 공간의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차가 길어질수록 뒷좌석의 등받이는 좀더 뒤로 누울수 있고 승객은 다리를 좀 더 뻗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동차의 높이(전고 또는 차고)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자동차의 높이는 바로 자동차의 "용도"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아래의 목록은 제가 나름대로 대략 기준을 잡아서 자동차의 용도별로 높이를 구분을 해보았습니다. 분류를 위한 대략적인 수치이므로, 모든 자동차들이 저의 구분에 정확히 들어맞는것은 아닙니다.




  • 전고 약 1,600mm  이상 :  SUV, 미니밴

소형 SUV (1,600mm ~ 1,700mm) : 현대 투싼 (1,655), VW Tiguan (1,686), Audi Q5 (1,650)

중형 SUV (1,700mm ~ 1,800mm) : 현대 산타페 (1,725),  BMW X5 (1,762), Audi Q7 (1,737)

대형 SUV (1,800mm ~             ) : Range Rover (1,835), Mercedes-Benz GL-class (1,850)

미니밴     (1,700mm ~             ) : 기아 카니발 (1,740), Honda Odyssey (1,737), Chrysler Town&Country (1,750)


스포츠 및 레저용품, 캠핑용품을 싣고 다니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1,600mm 이상의 전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중대형 SUV와 미니밴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특히, SUV의 경우는 체급별로 전고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1,600mm 이상으로 전고가 높아지면, 아무래도 자동차의 무게중심이 많이 높아진 상태라고 볼수 있습니다. 따라서, 롤링이 심할 것을 예상할 수 있으며, 세단과 같은 민첩한 핸들링을 보여주기는 어렵습니다. 실용성을 위해서 달리기 성능을 희생시키는 자동차들입니다.






  • 전고 약 1,500mm ~ 약 1,600mm : 크로스오버, MPV

세단형 크로스오버 : BMW 3-series GT (1,508), BMW 5-series GT (1,559),
SUV형 크로스오버 : BMW X1 (1,535), Mini Countryman (1,561)
MPV                : Mercedes-Benz B-class (1,557), BMW 2-series Active Tourer (1,555)

크로스오버라고 부르는 특별한 자동차들이 있습니다. 이런 차량들은 대개 1,500mm 에서 1,600mm 사이의 전고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속하는 자동차들은 짐차라고 부를 만큼 공간이 크건은 아니지만, 좀 더 운전자의 시야가 높거나 (SUV형 크로스오버), 또는 화물공간이 약간 더 실용적으로 늘어난 경우 (MPV) 이면서, 동시에 세단과 같은 핸들링과 승차감을 제공하는 자동차들입니다. 실용성과 달리기 성능 두가지 모두를 고루 만족시키는 자동차들이라고 볼수 있겠군요.





  • 전고 약 1,400mm ~ 약 1,500mm : 세단형 차량들 (세단, 웨건, 해치백등)

현대 액센트 (1,455), 현대 아반테 (1,445), 현대 소나타 (1,475), 현대 에쿠스 (1,495)
Mercedes-Benz C-class (1,442), E-class (1,501), S-class (1,496)
VW Polo (1,454), VW Golf (1,452), Mini Hatch (1,410), BMW 1-series (1,421), BMW 3-series (1,429)
Audi A7 (1,420)


화물보다는 탑승객을 중시하는 세단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아마도 승차감과 핸들링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화된 높이가 바로  1,400mm~1,500mm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SUV가 대세가 되기 전에 미국에서 패밀리카로 사랑을 받았던 차는 스테이션 웨건이었습니다. 웨건은 세단의 화물공간을 늘려서 만든 차량으로써, 세단의 장점 (승차감 / 핸들링)을 모두 유지하면서 대용량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매우 합리적인 자동차입니다. 하지만 도심형 SUV의 등장 이후로, 좀더 스타일이 돋보이는 SUV에게 그 인기를 내어주고 지금은 많이 사라져가는 추세입니다.

요새 유행하는 4도어 쿠페라는 장르의 경우도 여기에 속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Audi A7 = 1,420mm, Mercedes-Benz CLS-class = 1,417mm) 이런 차들의 경우 쿠페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세단의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을 할수 있겠네요. 문이 4개나 달렸으니까 당연한 얘기입니다.





  • 전고 약 1,300mm ~ 약 1,400mm : 그란투리스모

Ford Mustang (1,381), BMW 4-series (1,362), BMW 6-series (1,369), Audi A5 (1,372), 
Porsche 911 Carrera (1,303), Ferrari California (1,322)

그란투리스모는 장거리 여행이라는 뜻이지만, 최근에 자동차 용어에서 그란투리스모란 장거리 여행이 가능한 스포츠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단에 비해서는 차고가 약간 낮아서 스포츠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순수한 스포츠카에 비해서는 차고가 높아서 장거리 운전을 할 수 있을만큼의 안락함을 제공하는 자동차가 바로 그란투리스모입니다. 이 경우 전고가 대개 1,300 ~ 1,400mm 수준에 위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429mm의 전고를 가진 BMW 3-series 6세대의 경우, 같은 차를 쿠페로 만든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카인 4-series는 1,362mm 의 전고를 가지게 됩니다. 무게중심이 낮은만큼 좀더 승차감은 단단해지고, 조향성이 더 향상될것입니다.

페라리의 경우도 거의 대부분의 모델이 순수한 스포츠카이지만, 캘리포니아 모델의 경우는 특별히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카입니다. 따라서, 전고가 1,322mm 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전고 약 1,200mm ~ 1,300mm 이하 : 스포츠카

Mazda MX-5 (1,235), BMW Z4 (1,291), Porsche Boxster (1,282), Porsche 911 Turbo (1,296)
Chevrolet Corvette (1,234), Audi R8 (1,252)

장거리 여행을 위한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카가 아니라, 처음부터 순수한 스포츠카로 설계된 자동차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정도의 차고를 가지는 경우 무게중심이 충분히 낮아져서 조향성이 극대화가 됩니다. 물론 서스펜션도 낮은 차고에 맞추어서 더욱 단단한 것으로 사용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작년까지 VW GTI를 타다가 BMW Z4로 최근 차를 바꿨는데요, GTI 도 물론 훌륭한 스포츠카이고, GTI 만큼 핸들링이 좋은 차는 별로 없을거라고 장담합니다만, 100mm 가 훨씬 넘는 전고의 차이는 정말 큰 차이입니다. Z4의 경우는 손끝으로 자동차의 모든 세밀한 움직임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제어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다가, 마치 노면을 내 손과 골반으로 직접 접촉하면서 달리는듯 다양한 감각이 온몸으로 전해집니다.
반면, 이러한 민감한 핸들링은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는 무척 피로감을 주는 단점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전고 약 1,200mm 이하         : 초고성능 수퍼카 

Ferrari LaFerrari (1,116), Lamborghini Aventador (1,136), Porsche 918 (1,167), Bugatti Veyron (1,159) Pagani Huayra (1,169)


일상 생활에서 이용하는 것조차 불가능할만큼 극단적인 전고를 가진 자동차들입니다. 일반적인 도로에서는 노면의 요철조차도 제대로 지나가기 어려울만큼 극단적으로 낮은 차체를 가진 이 자동차들의 소유자들은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심한 요철이 없는 경로를 미리 검색하고서 길을 나서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별도의 트럭에 수퍼카를 싣고서 목적지까지 가는 경우도 흔하다고 하네요.






자동차의 높이(전고)에 따른 분류를 해보니, 자동차의 성격(용도)에 높이가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이것이 과학전인 분류도 아니고, 꼭 지켜야 되는 규정이 있는것도 아니므로, 실제로 예외에 해당하는 차량들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분류 기준을 벗어나는 자동차들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