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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영화속의 시카고

by 대디베이 2010. 10. 21.

시카고로 이사를 한지도 벌써 3주가 되었습니다.


직장 동료들께서는 서울과 기후의 차이가 날거라고 하더군요.

서울은 북위 37.5도 정도의 위치에 있지만, 시카고는 북위 41.5도의 위치입니다. 서울보다 더 북쪽이고, 따라서 낮시간이 더 짧습니다. 해가 늦게 뜨고 해가 일찍 진다는 것이죠. 지금은 일광절약제 (섬머타임)을 시행중이라서 괜찮지만, 일광절약제가 끝나는 11월이 와서 시계마저 원상복귀 시켜버리고나면, 해가 일찍 지는게 더욱 심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오후 2~3시만 되면 벌써 저녁처럼 어두워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4~5시만 되면 깜깜한 밤이 온다고 하네요.


시카고의 겨울 날씨는 툭하면 폭설이 내리는 데다가, 바다처럼 거대한 미시건 호수에서 미친듯이 바람이 불어온다고 합니다. 그런 겨울이 11월 부터 4월까지 거의 6개월간이나 지속이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시카고는 서울에 비해서 훨씬 오래된 도시이기 때문에 20~30년 된 건축물은 젊은 축에 속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난방시설이 부실한 오래된 건물에서 시카고의 추위를 지내야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아마도 가장 인상깊은 부분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시카고의 이미지는 왠지 범죄영화와 연관이 높습니다.

언터처블...1920년대에 미국 최대의 갱조직의 두목이었던 알 카포네 이야기죠.

도망자.....범죄자로 오해를 받아서 도망다니는 사람이 나오는 영화인데 시카고가 잠시 나옵니다.

뮤지컬 시카고....범죄자 여인 두명이 감옥에서 벌이는 일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원티드....범죄자라기보단 암살자들의 이야기 입니다만...뭐, 엄연히 범죄이긴 하죠.

다크나이트......영화에 나오는 "범죄의 도시 고담시티"가 바로 시카고.

프리즌 브레이크.....제목부터 프리즌 (감옥) 이네요. 10명정도 되는 범죄자들이 감옥을 탈옥하는 얘기입니다.


물론 범죄영화 말고 다른 영화도 시카고를 배경을 많이 촬영을 했겠지만, 저는 유독 범죄 영화가 많이 생각이 납니다.아마도, (위의 언터처블에서 말했듯이) 1920년대 미국 최대의 갱단의 두목이었던 유명한 범죄자 알 카포네가 활약했던 도시가 시카고이기 때문일겁니다. 그 당시 갱단 사이의 총격전이 빈번히 벌어졌다는 점과, 아직 시카고 남부에 우범지대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시카고의 느낌을 약간 어둡게 만드는 요인중의 하나가 다운타운의 L train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운타운 찻길의 머리위를 지나가는 저 낡은 전철로는 녹슬었고 무척 시끄럽습니다. 서울도 물론 지하철이 항상 지하로만 다니는 것은 아니고, 머리위로 다니는 경우도 종종있습니다만, 서울의 고가 전철로는 무척 높은 곳으로 다니는 데다가, 방음벽 시설이 잘되서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시카고의 L train은 저렇게 바로 머리위를 지나가는 데다가, 방음벽이 하나도 없이 모두 노출되어있는 구조라서 무척 시끄럽습니다. 존재감이 확실하다는게 특징이죠. (영화 "도망자"에서는 시카고 L train의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린다는 점을 이용해서 상대방이 시카고로 도망갔다는 것을 추측하는 형사가 있더군요. 정말 그 장면이 이해가 될만큼 시끄럽습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재미삼아서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영화 두편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로 소개할 영화는 "Wanted"라는 영화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발음을 해야할지 모르는 이름을 가진 영화감독인 Timur Bekmambetov 께서 감독을 한 영화인데, 수퍼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해서 더 유명해진 영화입니다. 전 DVD로 봤는데 총알이 곡선으로 날아가는 유치한 장면만 아니면 괜찮은 영화였던걸로 기억합니다. 특히 영화 초반에 안젤리나 졸리가 수퍼카인 닷지 바이퍼를 타고서 달아나는 장면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중반부에서 졸리는 시보레 콜벳을 타고 나옵니다. 미국이 자랑하는 수퍼카 2대가 모두 나오네요.



원티드에 등장하는 시카고의 거리 모습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영화 도입부의 한 장면입니다. 오른쪽 창문에서 보이는 높은 건물이 바로 시카고의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인 "윌리스 타워 (구 시어즈 타워)"입니다.



흠...갑자기 생각하려니 잘 생각이 나질 않는데...아마도 다운타운의 커다란 우체국 건물 앞에 저렇게 붉은색의 조형물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오른쪽에 옥수수처럼 생긴 쌍동이 건물이 보입니다. Marina City 라는 이름의 콘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라는 것과 미국의 "콘도미니엄 (줄여서 콘도)"라는 것은 거의 같은 개념입니다.) Marina City 앞으로 Chicago River가 보이네요.





가운데 보이는 대로는 Wabash 거리인듯 싶네요. Wabash 거리를 따라서 북쪽을 살펴보면 Chicago River가 보이네요.

서울에서는 왕복 8~10차선이나 되는 넓은 도로가 흔하지만, 시카고에서는 저렇게 왕복 6차선 짜리 도로가 가장 넓은 도로에 속합니다. 간선도로 대부분이 왕복 4~6차선 이고요, 동네 차길은 왕복 2차선입니다.




주인공이 거주하는 낡은 아파트 입구 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L train.

저렇게 L train이 집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걸로 봐서, 다운타운 남쪽의 저렴한 지역인거 같습니다. 시카고는 다운타운을 벗어나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저렴한 동네이고, 다운타운을 포함해서 북쪽으로 갈수록 부자동네입니다.

그나저나 저 아파트 정말 낡아보이네요. 제가 사는 아파트도 허름하긴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닙니다.





이 장면은 아마도 호숫가에서 다운타운으로 진입하는 도로같습니다. 아마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배트 모빌 추격전 장면도 같은 장소가 아닐까 싶네요.


이 밖에도 주인공이 첫번째 암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기차의 지붕위를 타고가서 건물속의 사람을 저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 장면에서 기차가 90도로 방향 전환을 하는데..그게 바로 시카고의 L train 입니다. 다운타운에서는 커다란 ㅁ자로 열차의 궤도가 구성이 되어 있어서 90도로 꺽으면서 움직입니다. 이 ㅁ자로 생긴 L train 의 궤적때문에 시카고 다운타운의 지역을 "Loop" 이라고 부릅니다.













두번째 영화는 유명한 "배트맨 다크나이트"입니다.

배트맨의 배경이 되는 고담시티.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는 바로 이 유명한 고담시티라는 배역(?)을 시카고에게 맡깁니다.


영화 도입부에 조커가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가운데 부분에 L train이 좌회전을 하는 장면이 보입니다. 신호등에 걸린 표지판을 보니 Franklin st 이네요.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가까운 위치입니다.




브루스 웨인이 발레단과 함께 단체로 요트를 타러 가서 발레 공연이 취소되는 장면입니다. 머리 위의 전등 장식을 보니 Chicago Theater 같습니다. "뮤지컬 시카고"의 도입부에서 배경이 되었던 공연 장소가 바로 여기라고 하더군요. 




배트맨이 밤하늘을 배경으로 시카고를 내려다봅니다. 근데 가까이에 보이는 간판을 확대해보니 Chase tower 가 보입니다. 시카고 Loop 지역에 서울의 63빌딩과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 있는데, Chase tower라는 건물입니다. JPMorgan Chase 은행의 본사 건물입니다. 63빌딩보다 약간 더 높다고 하네요. (참고로 63빌딩은 시카고에 오면 14번째로 높은건물이 될거라고 합니다.)

저 건물은 원래는 First National Bank의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Chase의 본사가 되었습니다. 저 건물의 앞마당에는 "샤갈"이 만든 모자이크 작품이 커다랗게 전시되어있습니다.

저기 멀리 어둠속에 희미하게 Aon center 건물도 보이네요. 시카고에서 세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아마 높이가 100층쯤 될거 같습니다.




브루스 웨인의 개인 저택입니다. 영화 "배트맨 비긴스"에서 브루스 웨인의 성처럼 생긴 멋진 저택이 불타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다크 나이트"에서 브루스 웨인은 호텔에서 거주를 합니다. 

호텔 창밖에 쌍동이 옥수수 빌딩 (Marina city) 가 보이네요.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저 장면이 Hotel 71의 39층에서 촬영을 한거랍니다. 제가 8월달에 시카고에 출장을 왔을 때, 컨퍼런스 장소가 Hotel 71 의 39층 이었는데.. 지금 브루스 웨인이 쉬고 있는 방과 같은 장소였군요.





영화 후반부에 "투페이스"가 자동차를 타고가다가 운전사를 총으로 쏴버리는 바람에 자동차가 나뒹구는 장면입니다.  멀리에 윌리스 타워 (구 시어즈 타워)가 보이네요. 뉴욕의 쌍동이 빌딩이 사라져버린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빌딩입니다. (두번째로 높은 것은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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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중에 범죄영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 동료분들께서 "나 홀로 집에", "왓 위민 원트"와 같은 영화도 몇개 있다고 하시더군요. 


"나 홀로 집에"는 정확히 말하면 시카고는 아니고, 시카고 교외가 배경입니다. 인근의 부자 동네에서 찍은거라고 하더군요. 근데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를 보면 집 바깥의 거리 풍경이 완전 눈밭입니다. 이 지역의 겨울은 그렇게 눈이 많다는게 특징이랍니다.


그리고, 올 해에는 "트랜스포머3"의 장면중 일부분을 시카고를 배경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지난 8월 시카고에 출장을 왔을때 한참 촬영을 하던 중이었는데, 지금은 촬영이 끝난거 같더군요.





참고로 아래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발견한 시카고의 다운타운의 유명한 건물들입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Architecture_of_chicago#Chicago_skyline 



왼쪽이 남쪽, 오른쪽이 북쪽이고요...대략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흰색의 고층빌딩 Aon Center 근처를 중심으로 왼쪽이 Loop 에 해당하는 지역이고, 오른쪽이 Near North 라고 불리는 지역이라고 보면 됩니다. Loop 은 오래되고, 행정/금융에 관련된 건물들이 대부분인 반면에, Near North 지역은 고급 쇼핑몰과 고급 식당들이 주를 이룹니다.


그런데 사진에는 "Trump 국제 호텔 타워"가 보이지 않네요. Trump 국제 호텔 타워는 2008년에 오픈한 건물인데, 시카고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Aon center 근처에 있고요, Aon center 보다 더 높습니다. 원래 Trump 국제 호텔은 2001년에 건축 계획을 세웠으며,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건축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해 911 사태가 발생하면서 높은 건물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는 바람에, 높이를 줄였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92층이랍니다. 도대체 원래 계획은 몇층이었을라나.


시카고의 높은 빌딩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 더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tallest_buildings_in_Chic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