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여파로 생일 파티를 할 생각도 못한지 2년째가 되니
아이는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대신 선물 리스트를 작성했는데
환타,
뿌셔뿌셔,
생전 처음으로 게임 머니를 받고 싶다. $20 해주기로 합의,
하루 동안 무제한 스크린 타임,
오랜 고민 끝에 햄스터를 들이기로 결정,
그리고 케익은 원래 폰던트 케익을 받고 싶다고 했는데, 미리 주문해야 하는 곳에서만 파는 관계로
야심차게(제가 좋아하는) 파리 바게뜨로 갔는데
한참을 고민하더니 여기 케익은 다 별로라고 Real Birthday Cake을 고르고 싶다며
홀푸드에서 굳은 크림이 잔뜩 든, 미국 아이들이 흔히 생일 파티를 하면 가져오는 그런 맛의 (아주 저렴한) 케익과
컵케익을 골랐습니다.
실은 작년에 사투라에서($60정도짜리) 산 고양이 케익 정말 별로였다고 솔직한 얘기와 덧붙여서 말이죠.
그거 완전 녹는 한국식 일본식 케익인데......
덧붙여 파리 바게뜨에 가느라 마운틴 뷰의 유명한 음식점 거리 캐스트로 스트릿 간 김에
나름 유명한 일본 라면을 저녁으로 먹었는데 아이는 이 고급스런 음식을 반도 안먹고 남기더니
집에와서 인스턴트 우동을 뜯어서 한 그릇 다 드심....
결국 게임머니는, 로블락스에서 자기가 원하는 코스튬을 다 선택해서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코스튬에 필요한 포인트를 합산하여
포인트를 돈으로 환산해서 총 $4.90 정도가 필요하다고 브리핑을 하였고,
$5을 충전해주었습니다.
게임은 맘껏 해도 게임 머니 충전은 안된다는 우리집 가훈을 딱 5불 어치만 깨주는 엄마의 커다란 배려 되겠고요.
생일 선물의 마지막은 바로, 요녀석을 데려온 겁니다.
어떤 종류를 고를까 하다가 지난 번에 키우던 것과 같은 시리안(골든) 햄스터로 다시 데려왔는데 생김새는 쫌 다르고 이름은 '아몬드' 되겠습니다. 럭셔리하게도 나무로 된 장난감을 잔뜩 주문했고 집은 2층씩이나 됩니다. 밤새 탕탕거리며 케이지 탈출 작전을 펼쳐서 제가 아몬드는 애쉬스랑 달리 시끄럽다고 했더니 남편이 지난 번 애쉬스도 똑같이 그랬는데 몰랐냐고 그러네요. 그땐 애쉬스는 1층에 살고 우린 2층에서 일찍 잤고 남편은 밤 늦게까지 아래층에서 지내서 그랬던게지..
생일 파티보다는 이것 저것 자기가 원하는 걸로 채운 행복 가득한 생일을 보냈는데,
가장 결정적인 엄마의 선물은
월그린에 데려가서 12살 기념 화이자 코비드 백신을 맞히고 백신 카드를 덥석 안겨준 것입니다.
잊지 못할 시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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