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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잉글랜드

탱글우드를 즐기는 방법 세가지 2 - 노먼 락웰 뮤지엄

by 마미베이 2016. 9. 3.


탱글 우드를 즐기는 두 번째, 

미국의 유명한 일러스트 작가 노먼 락웰 뮤지엄(Norman Rockwell Museum)에 가는 것입니다.


노먼 락웰 뮤지엄의 오픈 시간은 10-5 입니다.

홈페이지는 여기 http://www.nrm.org


입장료는 어른 $18, 

6세이상 아이는 $6 받습니다.

시골 뮤지엄이 생각보다 비쌌지만, 값어치가 있습니다.



탱글우드가 있는 레녹스(Lenox)를 비롯한 이웃 동네들이 다 잔디관리를 골프장처럼 잘해놨더라구요.

이 뮤지엄도 역시 광활한 잔디와 정원을 잘 관리해서 탁트인 뷰가 좋습니다.


같은 뉴잉글랜드이지만, 매사추세츠 서쪽이라 그런지 나무가 쭉 뻗은 게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고목도 많은 편이구요.

그 느낌 때문에 가을에 낙엽이 질때도 정말 예쁘다고 합니다.

원래 살고 있는 곳에서 매일 보는 나무와 다른 나무를 보면 좀 이국적인 느낌이 들긴 하니까요.




노먼 락웰(Norman Rockwell)은 1894년에 태어나 1978년까지 살았던 미국의 작가이자 화가,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대부분 The Saturday Evening Post 잡지 삽화를 그리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유명한 작품이 많이 있지만





The Runaway


1958년 The Saturday Evening Post지에 실린 그림,

위와 아래 그림은 다르지요?

첫번째 그림은 실제 모델인 8살 소년 Ed와 매사추세츠 주 경찰인 Dick과 함께 피츠필드의 가게에서 찍은 사진을 그린 것인데

배경이 좀 더 교외(rural) 분위기가 났으면 해서 배경을 다시 그린 것이 아래 작품이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집을 나와서 혼자 해안가를 걷고, 돌도 차고, 파도도 바라보다가

어느 덧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서 추워지고 바람소리가 들리자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의 소년은 곧 이 교외 마을을 떠나게 될 것이고,

연민 어리게 바라보는 경찰은 이 아이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을 주는 내용이라고...

옆에 써있는대로 옮겨본겁니다.

암튼, 노먼의 유명한 그림 중 하나(두개?)입니다.




탱글우드에 갈까한다고 이웃 친구에게 얘길했더니

이 뮤지엄에 꼭 가보라고 알려주면서 얘기했던 그림이 바로 이것입니다.


"The Problem We All Live With"


흑인 학생이 경호를 받으면서 백인 학교에 등교하던 날의 사건을 그린 것입니다.
벽면을 보면 깜둥이(Nigger)라는 낙서와 날아드는 토마토를 표현했는데, 실제 그날이 이 학생의 주변에는 시위대가 있었고

경찰이 이 학생을 보호하며 등교를 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의 이름은 Ruby Bridges입니다.


1954년 미국 공립학교는 백인만 받거나 흑인만 받는 학교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왔음에도

어느 곳에서도 통합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백인 전용 학교와 흑인 전용 학교가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1960년 New Orleans 주에서 6명의 6세 흑인 어린이들이 백인만 다니는 학교(All-white school)에 합격하게 됩니다. 

Mcdonough Three라고 불리는 세 명은 Mcdonough No. 19 이라는 백인 학교에 가게 되고,

그림의 주인공인 Ruby Bridges와 함께 합격한 두 명은 이전 학교에 남기로 해서

루비 혼자서 공립학교인 William Frantz 초등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그림은 바로 이 날입니다.

루비의 아버지는 주저했지만, 어머니는 딸의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 뿐 아니라

모든 African-American 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이 선택을 한 겁니다.



루비는 나중에 이 날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뉴 올리언즈의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어요. 학교 앞에도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뭔가를 던지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구요.

저는 이게 Mardi Gras 축제 같다고 생각했어요."

(뉴올리언즈,루이지애나주에서 2주간 벌어지는 퍼레이드 축제)


당시 보안관 또한 이렇게 회상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용기 가득했어요. 전혀 울지도 않았고 작은 군인이 행진하듯이 걸어서

우리 모두 그녀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루비와 루비의 가족에게 찾아온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 일로 루비 가족은 동네 슈퍼마켓도 들어갈 수 없고 아버지는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등

정말 힘겨운 삶을 살게 되었죠.

학교에서도 아무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는데

보스턴 출신의 Mrs. Henry가 자처해서 루비에게 전체 수업을 다 해주었습니다.




New Kids in the Neighborhood, 

(Negro in the Suburb) 1967


루비 브리짓은 아직도 뉴 올리언즈 주에 살고 있고,

15년간 여행사 직원으로 일하다가 전업주부가 되었답니다.

지금은 Ruby Bridges Foundation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그림 속의 소녀는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때 노먼의 이 그림도 백악관에 걸렸습니다.

시대의 큰 획을 그으며 힘겹고 모진 일을 겪어내온 한 소녀와 가족의 삶이

흑인 대통령으로까지 이어진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울까요.

갈길이 멀긴 하지만..




뮤지엄에는 노먼의 작품 외에 앤디 워홀의 작품이 두 점 걸려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마디 했죠...."오 입장료 비싸다 했더니....유명한 작품이 구석에 그냥 막 있구만."




다른 방에는 잭슨 폴락의 작품도 하나 있는 걸 봤습니다.

도화지 전체에 물감을 막 흩뿌려놓는 잭슨 폴락의 drip painting, 그 유명한 그림을 그린 사람 말입니다.


미술 수업에서 이걸 하면 엄마들이 제일 좋아합니다.

집에서 물감을 마구 뿌릴 수가 없다보니 미술 수업에 가서 마구 뿌려서 그려오면 

와, 우리 아이가 잭슨 폴락 스타일의 그림을 배워왔구나, 하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어쨌든 이 뮤지엄에는 이 드립 페인팅 그림이 있는 게 아니라 이 그림을 보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는 노먼의 그림이 있구요.(아래)

잭슨 폴락의 작품은 연필로 낙서해둔 것 같은 아주 작은 그림이 이 옆에 있습니다.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세 살짜리가 연필 들고 낙서한 거 같은데...어쨌든 유명한 분 작품이니 꼭 감상하길 바랍니다....ㅜㅜ.


노먼은 잭슨 폴락의 드립 페인팅과 자신의 일러스트를 합해서 그린 건데

이 그림으로 잭슨 폴락을 비웃은 것 같기도 하다는 평이 있긴 합니다.




아이가 뮤지엄을 불평 없이 잘 다닌 이유는

입구에 비치된 노란 종이로 미션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찾으라는 걸 다 찾고, 이 종이를 갖다주면 기념으로 연필을 주거든요.


예를 들면 풋볼,포도 등을 찾으라는 것인데

쉽게 찾을 수 있고 찾으면 종이를 살짝 찢어서 접으면서 다 찾는겁니다.

재밌어하더라구요.



계속 노란 종이에서 찾으라는 것에 집중하는 중.




노먼 락웰이 노년을 보낸 곳은 Stockbridge 라는 마을인데

이 마을의 다운타운의 겨울 모습입니다.

정말 아름다워서 집에 가져오고 싶더라구요.

기프트숍에서 파는데 맞는 액자를 구하기 힘들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그저, 우리 동네도 저런 다운타운 있으면 좋은데...그런 생각을 하며.





루비 브리짓 그림이 프린트 된 기념 자석과 몇 가지 엽서만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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