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 원더를 보고 왔습니다.
극장을 강조한 이유는,
울 딸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간 거고
(꺄악, 만 8살 반, 이제서야!),
더불어 그 사이 한번도 극장에 못간 제가 8년 반만에 극장에 간거고
동시에 미국 와서 처음으로 극장에 간거죠.
그 동안 남편은 꼭 봐야하는 개봉 영화를 밤 늦은 시간대에 혼자서 다녔다는...
아이가 극장에 안가는 이유는,
'영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조차도 자기가 아는 영화 외에는 절대 안봅니다.
유투브에서 짧게 나오는 장면들만 보거나, 애들용 티비쇼, 간혹 동물만 나오는 라이언 킹 같은 디즈니 영화 정도를 봅니다. 영화에는 예기치 않은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아 하더라구요. 한마디로 남들이 울면 따라 울어야 되는 눈물쟁이 엄마를 닮아서 그렇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더 책을 다 읽었고,
극장에 가서 원더를 보며 팝콘을 먹으면 어떨까? 하고 슬쩍 얘길 꺼냈더니 한 이틀 고민하고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마침 역대급 눈폭풍이 오던 시기여서 극장이 다 닫더라구요. 그래서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출격을 했죠.
우리 처음으로 극장간다고 원작인 책 '원더'를 추천해준 언니에게 자랑을 했더니, 우리 딸과 잘 놀아주는 그 집 아이가 같이 가겠다고 해서 아이는 좋아하는 언니랑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이런 횡재가!
신파적인 내용으로 흘러갈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잔잔한 감동에 저도 눈물이 꽤 났지만, 울 딸은 심지어 악역으로 나온 아이가 교장실을 나가는 장면에서도 눈물 닦느라 정신이 없드만요. 그 장면은 사실 꼬소해해야 하는 건데, 악역 아이의 감정까지 함께 슬퍼해주는 듯 했습니다. 민망할땐 팝콘을 하나씩 집어먹으며 슬쩍 눈물을 닦고...
원작인 책 "원더"의 디테일을 지루하지 않게 잘 살려서 만들었습니다. 너무 신파도 아니고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책을 읽었을때 느꼈던 슬픔과 기쁨을 다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굴의 형태가 "Normal"하지 않게 태어난 어거스트(August, 애칭은 어기 Auggie), 5학년이 되면서 이제껏 하던 홈스쿨링에서 벗어나 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모든 아이들의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어기의 하루 하루, 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들 속에서 학교생활을 해나갑니다. 내용이 신파로 흐르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최고의 부모와 최고의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정의감이 살아있는 친구들 덕분이겠죠.
딱 하나, 책에서 묘사된 아이의 얼굴과 영화의 얼굴에는 굉장한 괴리가 있었는데, 영화의 얼굴이 너무 멀쩡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영화를 위해서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에서나 영화에서나 제가 가장 공감되는 부분은 어기의 누나 비아의 시선이었습니다. 책에서도 비아 부분을 읽을때 눈물이 왈칵 났는데, 책을 읽지 않은 남편도 영화에서 어기의 누나, 비아의 이야기가 슬펐다고 하네요. 배우의 연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2017/12/21 - [미국&영어] - [책] 아름다운 아이/원작-원더(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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