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산수 공부하기

미국의 주별로 동네별로 다르겠지만 우리 동네의 경우 유치원 과정을 보니

알파벳과 Sight word라고 불리는 필수 단어들( is, are, and, or..)을 간단히 공부합니다.

그리고 산수는 1부터 100까지 말하고 숫자를 쓰는 것만 합니다. 

Hundred Chart만 1년 내내 하는 거죠.

가끔 10s로 Ten, Twenty, Thirty, Forty....도 하구요.

이거에 착안해서 생각해보니 산수의 시작은 숫자를 순서대로 세는 것이더라구요.

이제 영어로는 백까지 세는 것이 익숙하니까 

틈날때마다 한국어로 백까지 세기를 해보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숫자가 한 자리 음이어서 효율적이긴 한데

일이삼사...와 하나둘셋넷 두 가지가 있어서 정말 어렵잖아요.

3시 40분은 왜 세시 사십분일까요? 삼시 마흔분이 아니고?...

어려서 아무 생각없이 외워야 나중에 한국어 때문에 고생을 덜하겠죠.

1년에 두 번 'Parents 컨퍼런스'라는 걸 가면

담임 선생님과 부모가 1대 1 면담을 하는데

아이의 학교 생활이나 문제점, 칭찬할 점, 부족한 점 등을 알려줍니다.

우리 딸은 고맙게도 학교에 잘 적응해주고

모든 아이들에게 하는 칭찬이겠지만

애들이 다 우리딸 같았으면 좋겠다는 둥의 칭찬을 듣고 오기도 합니다.

프리스쿨, 유치원 지금까지는...프리스쿨, 유치원 지금까지는...

다른 애들이나 선생님과 문제만 없다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너의 아이와 보내는 1년이 나로서는 너무 행복하다는 멘트를 날려주실 겁니다.

어쨌거나 유치원 마지막 컨퍼런스에 갔을 때

선생님이 테스트한 종이를 보여주며 아이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집에서 가르치라는 것이죠.

그 중 하나가 미국 동전이었습니다.

캬~~이건 저도 모르는 건데요? ㅎㅎㅎㅎ

그래서 저도 검색을 해서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미국 동전은

25 cent = quarter

10 cent = dime

5 cent = nickel

1 cent = penny

이 동전을 복사를 해서 가리키면 "쿼러", "다임", "니클", "페니" 이렇게 말로 맞추는 겁니다.

유치원 과정에서는 쿼러 빼고 다임과 니클, 페니 세 가지를 복사해서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동전 교육을 시작했네요.

(아이를 여럿 키워본 집은 유치원 다니는 막내에게 동전 놀이를 시키던데, 그제서야 이해가 되더라구요)

최근 산수 공부를 시작하면서

동전을 깨끗이 씻어서(동전 만질때마다 손에서 냄새 엄청 나니까)

아이랑 서로 얼마 주기 놀이를 합니다.

1달러 지폐 한장, 쿼러 4개, 다임 10개, 니클 5개, 페니 10개 이렇게 준비를 했구요.

"75 센트 주세요" 라고 하면 아이는 다임 7개와 니클 1개를 주거나, 쿼러 3개를 줄 수 있는 거죠.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7개의 Tens와 5개의 Ones가 작동하거나, 25+25+25를 생각하는 겁니다.

마지막에 잔돈이 없으면 바로 빼기를 해서 거슬러주기를 합니다.

빼기는 노트에 쓰기도 하고, 아이키아 자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즉 나 24센트만 주세요, 라고 하고 쿼러를 받으면 

24와 25는 하나 차이가 나니까 1 센트 잔돈이라고 돌려주는 겁니다.

쉽게 할때는 자에서 얼마나 차이나는지만 세보라고 하고

어떤 때는 종이를 주고 25-24를 세로로 써서 해보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동전을 다 주고 나면 아이와 제가 순서를 바꿔가며 놀이를 하는데

이게 그냥 하다보니 꽤 괜찮은 놀이같아서 적어봅니다.

그런데 1학년 과정에서는 한자리수 더하기 빼기만 한다고 하더라구요.

방학동안 선행학습 시키려고 아마존에서 별 제일 많은 걸로 구매한 1학년 과정 책인데 꽤 괜찮았습니다.

물론 아직 절반도 안했습니다만.

동전 부분이 있더라구요.

페니 5개면 1개의 니클과 같다.

페니 10개면 1개의 다임과 같다.

이 책에서는 없었지만 다른 데서 본 조금 어려운 문제는 

1개의 쿼터, 2개의 다임, 2개의 니클이 있는데

이 중 동전 두 개를 없애서 가장 많이 없앨 수 있는 방법은? 혹은 가장 적게 없앨 수 있는 방법은?

1 Quarter, 1 Dime/ 2 nickels

이렇게 되겠죠.

동전이 이렇게 숫자개념 잡기에 좋은 건 줄 몰랐네요.

다 하고 나면, 지갑에 잘 정리해서 넣으라고 시켜주는 센스!

주의할 점은

기본적인 두 자리수 더하기는 가르친 후에 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산수 공부를 하면 꼭 싸우게 되므로

마음을 다잡고 웃으며 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괜찮은 글이 하나 있어 링크합니다.

학교에서 천천히 가르치는 개념을 잡는 수학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 6학년 아이를 둔 엄마가(한국인)

아이가 방정식을 시작했는데 우리 처럼 그냥 안외우고 자꾸 왜 x며, 왜 y냐를 궁금해하고 묻더라고,

수학의 정석, 무작정 외웠던 우리와 다르게

좀 더 오래 걸리는 교육인 것 같다고 얘길하더라구요.

이 글을 읽으니, 무작정 외우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려는 오랜 시간을 들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초등학교에선 참 유치하게 가르칩니다. 학원에선 뽀대나게 가르치죠. 하지만 유치해야할 이유가 있는겁니다. 보시고 판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