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일대에 내리는 폭설과 눈폭풍

이번에 보스턴 일대에 내리는 눈은 한국 뉴스에도 보도가 될 정도였는데

역대 내린 눈 양의 3위를 기록하고 있답니다.

1위를 할거라는 예측을 한다고 합니다.

길거리에 쌓인 눈을 갖다 치울데가 없어서 고민이고요.

작년 11월말 땡스기빙에 내린 눈으로 5일간 전기가 끊기고 나서

12월 한달간 아주 포근하고 눈없는 날씨가 이어졌더랬습니다.

오~ 이번 겨울은 아주 따뜻한데?

라고 생각하며 새해를 맞이한 날부터

한달 반이 지나는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화씨 32도, 즉 섭씨 0도를 올라간 적이 없습니다.

낮에는 영하 5도에서 10도, 밤에는 영하 20도의 날씨가 한달 반이 넘게 계속되는데다

벌써 몇번의 스톰(눈폭풍)과 블리자드(폭설)이 왔다 갔습니다.

일주일에 눈을 세 번도 치우고..

학교는 자주 문을 닫고

며칠 먹을 거리 장봐다 놓고 집에서 창밖의 눈을 보며 "춥다"를 연발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눈 속에 파묻힌 보스턴 사람들, 이런 그림도 나오고요.

아, 보스턴은 3월 말까지도 눈이 오니 아직 5주가 더 남았다는 얘기...

집집마다 우편 박스가 눈에 파묻혀있다보니 이런 유머도...

눈 치울때 우편박스도 살려줘야 합니다.

경찰서, 소방서에서는

우편 박스의 번호도 같이 보이게 해라,

눈 속에 파묻힌 소화전을 구출해주고 사진을 찍어 내면 기념품을 준다고 광고합니다.

(불행히도 우리 시골 동네는 소화전도 없음..)

<구글 이미지검색으로 가져옴 "ice dam">

집집마다 지붕에 눈이 많이 쌓인데다가 녹으면서 고드름이 만들어지고,

고드름과 윗쪽 눈 사이에 아이스댐(ice dam) 이라는 것이 만들어져서 물이 고이면

지붕에 물이 새면서 망가지는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업체를 불러서 지붕의 눈을 치우라는 경고도 떴습니다.

미끄러운 지붕에 올라가는 행위는 전문가가 아니면 절대 하면 안되는 것이기때문에 업체를 불러 쓰는데

처음에는 500불 선에서 하더니, 완전 핫 시즌이다보니 2000불까지 부른다고 합니다.

얼마가 들건 지붕을 고치는 비용보다는 싸기 때문에 지붕에 고드름이 많다면 부르는 게 낫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사구를 형성하며 쌓인 눈.

눈이 와도 딸아이와 꾿꾿이 썰매를 탑니다.

다행히 엄마인 제가 눈에서 노는 걸 좋아해서 아이를 꼬셔서 나가는데

이 날은 우리 마당에서 여자 아이들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우리 집을 포함새서 비슷한 세 집이 담 없이 나란히 있는데

옆집과 그 옆집의 아이 둘이 자기 엉덩이까지 쌓인 눈을 밟고 놀러오고 있었던 겁니다.

이 아이들에게 우리 앞마당 언덕에 썰매길을 만들어주었더니

신나서 썰매를 몇번 타고는 지쳐서 안에 들어가서 놀자는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집 아이는 우리딸과 같은 반인데다 우리집에서 논 적도 있고 해서 우리 집 안으로 들어가자고 하는데

그 옆집 한 살 많은 언니는, 

"글쎼, 우리 엄마는 내가 여기 있는지 모르고 나는 이 집에 한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자기 엄마가 걱정할거란 생각과 낯선 집에 함부로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인상적이고

어떻게 할지 의견을 나누는 그 모습이 하도 진지해서 끼어들지 않고 지켜보았는데 

둘이 따로 쏙닥거리기도 하더니

결국은 옆 집으로 가기로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낑낑거리며 힘들게 걸어갔습니다.

우리 딸도 엄마 없이 옆집으로 가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보내보았습니다.

아주 가깝지도 않고 (50미터는 걸어야 합니다)

눈이 깊은데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는 길을 가는 세 여자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다 놀고 올때 혼자 올 수 없을 것 같아서

옆집 아줌마에게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혼자서 잘 놀고 돌아오는 길, 지쳐서 문앞에 잠깐 드러누웠다가.....

이번 주말도 역시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Blizzard Warning과 Winter Storm Warning 가 같이 떴습니다.

눈이 30센티 정도왔고

바람은 life-threatening 일 정도로 많이 불고

기온은 낮에도 영하 10도, 밤에는 영하 20도에 바람이 불면...

오.도.돌...돌..

여기가 어디인지?

아침에 자고 일어난 아이가 창밖을 보더니 두 마디 합니다.

"또 눈?"

"All the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