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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어

미국 정착 한달간의 기록

by 대디베이 2010. 10. 31.

한국을 떠나오던날.

새벽 5시에 아내와 함께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JAL 을 타고서 토쿄 나리타 공항에서 시카고행 비행기로 갈아탔습니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모습입니다.



미국에 입국해서 시카고에 정착한지 30일이 넘었네요.

근데,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날이 마치 1년전에있었던 일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지난 한달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들도,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미국 문화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 저에게는 참 막막하게 다가오더군요. 





첫번째 할 일 : 호텔 도착하기.


오헤어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받고, 커다란 이민 가방 2개를 찾은 다음에 세관을 통과해서 공항 바깥으로 나옵니다. 

나오자마자 택시 승강장이 있더군요. 거기서 대기하던 공항직원이 어디 가냐고 묻더니 대신 택시를 잡아주었습니다. 택시는 Ford 의 Crown Victoria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시카고에 굴러댕기는 택시의 90%는 이겁니다.) full-size sedan 인데 트렁크가 얼마나 큰지, 커다란 이민 가방 2개가 여유있게 들어갑니다. 이민가방 3개쯤 들어갈거 같더군요. 크고 푹신한 전형적인 미국자동차입니다.



뉴욕을 점령한 Ford Crown Victoria 택시들. 시카고의 택시색깔은 지멋대로 입니다.

Crown Victoria 는 최근 몇년간은 일반인에게는 팔지 않고, 택시와 경찰차로만 팔립니다.


택시를 타고서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미리 예약해둔 호텔로 갔습니다.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는 지저분하고 우울해 보이는 싸구려호텔을 1박에 $100로 주고 5박을 예약한 상태였습니다. 별2개짜리 호텔답게 정말 우울하더군요.

(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Price Line 이라는 웹사이트를 이용해서 호텔을 예약할 경우, 별5개짜리 좋은 호텔도 1박에 $100 정도면 충분히 에약할 수 있다는 걸 알게되고서 무척 슬펐습니다. )


너무도 지저분하고 우울했던 시카고 다운타운의 Red Roof 호텔.





두번째 : 핸드폰 개통


하루에 $100짜리 호텔에 언제까지나 머물 수는 없어서, 하루라도 빨리 방을 구하는게 필요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급하게 필요한 것은 핸드폰입니다. 집을 보러 가려면 전화를 하고 찾아가야 하니까요.




호텔 근처에 있는 AT&T 매장으로 걸어가서, 아이폰4를 2년 약정으로 구매했습니다. SSN (Social Security Number) 를 물어봅니다. 없다고 했더니, 그럼 핸드폰 보증금을 내야지 아이폰을 준다고 합니다. 아이폰의 경우 보증금 $500를 받으며, 1년후에 돌려준다고 하네요. 아이폰4의 가격 $300에 보증금 $500 여기에 세금과 수수료등을 더해서 거의 $900 가까이 지불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핸드폰을 개통해줍니다. 요금제를 정해야하는데...한달에 450분 통화를 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로 선택했습니다. 미국에서 제가 전화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물론 회사 동료들과도 전화를 할 일이 가끔씩 있긴하지만, 회사 동료들은 대부분 AT&T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관없습니다. (AT&T 끼리는 무제한 통화가능) 데이타 요금제의 경우 제가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데이타 사용량을 아끼는 요령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도 가장 저렴한 200MB 요금제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문자메세지 (text message)의 경우도 가장 저렴한 200개짜리로 선택했습니다. 근데, 아이폰을 사용하면 문자메세지 대신에 데이타 통신으로 문자를 보내는 앱들이 몇가지 있기 때문에, 2주 후에 문자메세지 요금제는 해지해버렸습니다.

AT&T 가입시에 요금 청구서를 보낼 주소를 등록해야 하는데, 아직 집이 없는 관계로 회사 주소를 등록해두었습니다. 나중에 집을 구하고 나서, AT&T에 전화해서 우편주소를 바꾸면 됩니다.

1주일 정도 지나서 요금 고지서가 회사로 오더군요. 첫달 요금과 가입비가 포함된 요금고지서와 함께 편지봉투가 들어있습니다. 그 편지봉투에 요금고지서와 내가 발생한 개인수표를 넣어서, 우표를 붙인 후에 우체통에 넣으면 되는 겁니다. 요금고지서에는 앞으로 AT&T 요금을  자동이체를 할것인지 여부를 선택할수도 있습니다. 첫달 고지서를 받은 시점에서는 은행 계좌가 있었기 때문에, 내 은행 계좌번호를 이용해서 자동이체를 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세번째 : 은행 계좌 만들기.


AT&T  매장 근처의 CHASE 은행 지점으로 가서 은행 계좌를 신청했습니다. CHASE는 시카고에 본사가 있어서 그런지, 시카고에 가장 많은 지점과 ATM 기기를 보유했다고 자랑하더군요. 미국의 은행 계좌는 checking account 와 saving account 라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checking account 는 한국의 요구불 예금통장과 비슷한 개념이고요, saving account 는 한국에서는 없는 개념인거 같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한국의 저축성 계좌와 비슷한거 같습니다.

어쨌든, 저는 당장 checking account 만 필요하기 때문에 checking account 만 만들었습니다. 은행직원이 왜 saving account 를 만들지 않는지 궁금해 하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미국사람들은 보통 2개의 계좌를 한번에 함께 만드는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중에 다시 은행을 방문해서 saving account 도 추가했습니다. 근데 사실 saving account 의 이율이 매우 작기 때문에 저에게는 별로 필요는 없더군요.




미국의 은행계좌를 만들면 수수료가 매우 비쌉니다. 한달에 $5 정도였나? 아뭏든...이 수수료가 꽤 비싸기 때문에 수수료를 면제받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급여이체통장 (direct deposit) 으로 등록을 하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수수료가 면제되더군요. 물론 계좌의 평잔을 몇백달러 이상으로 유지해도 수수료가 면제되는 등 쉽고 다양한 면제 방법이 있으므로, 사실 계좌 수수료를 내는 경우는 별로 없을거 같습니다.

회사 인사팀에게 계좌정보를 알려주면 급여를 통장으로 자동입금 해줍니다.

은행계좌를 만들면 Debit card 도 만들겠냐고 물어봅니다. Debit card 는 정확히 말하자면 고유명사이고요, 정확한 표현은 check card 입니다. 근데, 미국에서는 check card 보다는 Debit card 라는 말을 일반적으로 더 많이 사용합니다. 미국사람들은 아마도 명사 대신 고유명사를 사용하는걸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Coke, Sprite 과 같이)

Debit card 는 직불카드 이며 동시에 현금인출카드역할도 합니다. 미국은행은 따로 현금카드가 없더군요. 그냥 Debit card로 현금을 인출하면 됩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아직 미국 신용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구매를 Debit card 로 했습니다. Debit card 로 물건살때 debit 또는 credit 둘중에 한가지 방식으로 결재가 가능한데요, 은행측에서는 credit 방식으로 결재를 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준다고 합니다. credit 방식이 은행측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거 같습니다. 계좌 만든지 1주일 정도 지나니, debit card 가 우편으로 도착하더군요. ATM 기기에 가서 계좌조회 (statement) 를 하면 debit card 가 activation 되서, 그 이후로 물건 구매가 가능해집니다.


 페이지마다 독특한 도안이 그려진 임시 check book.



계좌를 만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임시로 사용할 personal check book 을 하나 줍니다. 나의 계좌번호가 인쇄된 check book 인데 8장 정도의 수표가 들어있는 check book 입니다. 나중에 집주소가 정해진 다음에, 주소를 등록하고 나서 정식으로 check book 을 구매했습니다. $25정도의 비용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check book 구매 신청을 하고 1주일이 지나니 check book 한상자 (4권)가 우편으로 도착했습니다. 



내 집주소와 계좌번호가 인쇄된 수표가 120장이나 들어있더군요. (1권당 30장) 처음에는 불필요한걸 괜히 구매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살다보니 미국에서는 수표를 사용하는 경우가 아직 많기 때문에, 결국 추가 구매를 가끔 하게 됩니다.




네번째 : 교통 수단 구하기


대부분의 미국 도시에서라면 자동차를 렌트하거나 구매를 해야겠지만, 시카고는 CTA라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와 전철로 구성된 시스템입니다. 동네마다 currency exchange 라는 작은 가게가 한개씩 있는데요, 직역을 하면 환전소이지만, 환전 말고 매우 다양한 일을 하는 곳입니다. 시카고에서는 환전소에서 CTA pass, 즉 시카고 대중교통을 사용하기 위한 충전카드를 판매하는 일도 합니다. 거기서 $85달러주고 30일 pass를 구매했습니다. 30일간 무제한으로 시카고 시내의 전철과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pass 입니다.





다섯번째  : 집 구하기


전세라는 제도는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특별한 제도입니다. 미국은 당연히 전세제도는 없습니다. 집을 구매하거나, 아니면 월세로 렌트하거나.

렌트는 대개의 경우 1년 또는 2년 단위입니다. 근데,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6 개월 렌트를 해야할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오기 전에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아파트 렌트 회사를 조사해서 연락을 해봤습니다. 2군데 연락했는데, 1군데는 6개월 렌트는 안받는다고 바로 거절하더군요. 나머지 한군데는 6개월 렌트를 해주는 대신 가격을 무척 비싸게 받더군요. 결국 둘다 포기하고, "룸메이트" 또는 "서브리스"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룸메이트는 남이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서 월세를 함께 부담하는 개념이고요, 서브리스는 영문으로 sub lease 이라는 건데, 1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가는 세입자가 직접 다른 사람을 구해서 집주인에게 넘겨주면, 계약 기간중 남은 기간만큼만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서 살게되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시카고 Lakeview 지역의 고급 콘도에 룸메이트로 6개월 계약을 했습니다만, 그 집주인의 사정으로 인해서 계약을 취소했습니다. (미국의 콘도란 한국의 아파트와 거의 같은 개념입니다.)

그래서, 다시 알아본 끝에 시카고 다운타운 북쪽 Lincoln Park 지역의 한 허름한 apartment의 studio를  sub lease 로 6개월간 계약했습니다. (미국의 apartment 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아서 뭐라고 번역할지 모르겠네요. studio 는 한국의 원룸과 같은 겁니다.)


apartment 사무실로 가서 사무실 직원과 함께 sub lease rent 계약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제가 계약한 apartment 회사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보증금을 받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의 경우 SSN 이 아직 없다고 했더니 보증금을 내야한다고 합니다. 취업비자를 가지고 있다고 했더니, 그럼 1달치 월세만큼만 보증금으로 내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보증금과 10월달 한달치 월세, 그리고 수수료 $50를 내고서 6개월치 sub lease  계약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 수표가 필요합니다.  apartment 회사들은 현금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sub lease 계약이 시작되는 날에 호텔에서 짐을 싸서 택시를 타고 제가 계약한 studio 로 찾아갔습니다. 미리 입주할 날짜를 studio 관리인에게 알려주었더니,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해서 저를 기다려주더군요. 관리인에게 건물 사용방법을 간단히 설명을 듣고서 건물 출입문 열쇠와 제 방열쇠를 받아서 입주를 했습니다.



전 미국사람들은 전부 이런 집에서 사는건줄 알았습니다. 

근데 적어도 시카고 다운타운에서는 저런 집은 보이지 않더군요.




여섯번째  : 전기신청


한국에서는 전기세/수도세/도시가스 등등이 특정 개인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집에 딸린 것으로 취급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월세/전세 계약을 하면 그날짜를 기준으로 전기/수도세등을 세입자가 지불하면 되는 방식이죠.

미국은 전기/수도 등등이 그 집에 딸린게 아니라, 거주자가 각자 별도로 가입를 해야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입주한 집은 ComEd 라는 전기회사의 전기를 사용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별도로 ComEd 의 서비스를 신청을 해야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상하수도 비용은 studio에 포함이 되어있었습니다. (나중에 살았던 월세들도 상하수도 비용은 모두 월세에 포함되었습니다.)

근데, ComEd 에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했더니.. SSN 이 없는 사람은 인터넷으로 서비스 신청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근처의 사무실에 방문을 해서 신분 증명을 해야 한답니다. 

사무실위치를 조회해보니, 우리 동네의 환전소에서 ComEd 전기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더군요. 대부분의 환전소는 저녁에도영업을 합니다. 그래서 퇴근하는 길에 들러서 ComEd 전기서비스를 가입을 했습니다. 신분증을 2개를 보여달라고 하길래, 여권과 Debit card 를 보여줬습니다. (미국에서는 신용카드 / Debit card 같은게 신분증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가끔씩 있습니다.)



시카고 인근의 전기회사 ComEd


근데, 문제는 제가 신청을 한게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1주일 후에 고지서가 우편으로 왔는데, 전에 살던 사람 앞으로 고지서가 왔더라구요. 결국 다시 ComEd 에 전화를 해서 내가 사무실 방문해서 가입했으며, 가입 번호가 있다는 얘기를 구구절절히 설명을 해주었더니...뭔가 착오가 있었던거 같다고 하면서 다음달 부터는 제대로 고지서가 발급될거라고 하더군요. 아직 고지서가 오지 않아서 모르지만, 아마도 보증금을 $100정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SSN이 없던 상황에 신청을 했기 때문에, ComEd 측에서는 저의 금전적인 신분 보장이 안된다고 판단을 할 것이고, 따라서 보증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전적인 신분 보장...줄여서 신용보장이 안되면, 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핸드폰 / 월세 / 전기 / 신용카드 등등)

안들리는 영어를 힘겹게 들어가면서 전화로 뭔가 처리하는거 정말 스트레스가 크더군요.

근데 이제 다음 달에도 결국 제대로 처리가 안되서, 다시 한번 전화를해서 또 다시 힘겹해 해결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최초에 환전소에서 가입신청을 했을때 받아놓은 신청 번호가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벌금을 내지 않고 결국 해결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배운 교훈은 평범한 일처리도 생각보다 제대로 깔끔하게 처리가 되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이때는 결국 세번씩 반복해서 전기서비스 신청을 하느라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오래 살다보니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군요.




일곱번째 : 가구 구매


미국의 가옥구조는 온돌이 아니기 때문에, 침대를 사용해야 합니다. 더욱이 추운 겨울 날씨를 가진 시카고에서 살기 위해서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아줄 침대가 필수입니다. 

미국에서 저렴하게 가구를 구하는 방법은 트럭을 렌트해서 IKEA 로 가서 침대를 사서 직접 들고 오는 방법이 일반적이라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도시에서 사는 장점을 최대 한 활용하기로 결심하고, 제 방 열쇠를 받자마자 짐가방을 방안에 던져넣고나서 무작정 동네를 산책했습니다.

Lincoln Park 동네의 번화가중의 하나인 Clark 거리로 나갔더니, 기대한대로 침대파는 가게가 2개나 있더군요. 한군데 들어가서 저렴한 침대로 주문하면서 흥정을 했습니다. 매트리스를 그 매장에서 가장 저렴한 $300 짜리 queen size 로 구매를 했더니, $100를 추가하면 침대 받침과 프레임, 세금과 배달까지 모두 해주겠다고 하네요. 토요일이라서 걱정을 했는데, 당일 배송을 해준다고 합니다. 덕분에 한시간만에 침대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침대는 해결됬고, 당장 덮고잘 이불이 필요하겠더군요. 또 번화가를 산책하다보니, bed bath & beyond 라는 생활용품 판매하는 체인점이 보입니다. 거기서 queen size bed set를 $60주고 구매했습니다. 이불과 침대 시트, 침대 받침 스커트, 베게 시트2개가 포함된 세트라서 거기게 추가로 베게 쿠션을 샀습니다. 생각해보니 미국가옥은 집천장에 전등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등도 하나 구매를 했습니다. 이 2가지가 모두 박스가 너무 커서 도저히 혼자 들고서 집까지 걸어올 수가 없더군요. 매장에서 배달을 시켰더니 $20나 달라고 합니다.  미국은 뭐든지 배달을 시키면 참 비쌉니다. (피자 배달을 시켜도 배달비가 $2~$3 정도듭니다.) 

첫날은 여기까지 하고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들어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기본적인 주거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일주일에 걸쳐서 하루에 한번씩 집근처에서 다양한 쇼핑을 했습니다. 시카고는 walmart 보다는 target 이 더 많은거 같더군요. Target은 주로 미국 북부에서 강세를 보이는 대형마트입니다. 월마트에 비해서 제품의 품질이 약간 더 좋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가격이 딱히 더 비싼것 같지는 않고요. 저는 주로 집 근처의 target과 시카고 중부시장이라는 한인 마트를 버스로 이동하면서 조금씩 필요한 생필품과 식료품들을 샀습니다. 근데, 책상과 의자는 도저히 제가 직접 들고 올수가 없어서 배달을 해주는 가게를 찾아다녔는데...쉽게 눈에 띄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결국 차를 가진 회사 동료에게 부탁해서 target 에 함께 가서 작은 책상과 의자를 구매했습니다.



시카고 및 인근 도시들에서 자주 보이는 대형마트 TARGET





여덟번째 : 자동차 구하기


시카고 안에서 혼자 사는 학생이라면 굳이 자동차를 사지 않아도 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을겁니다. 서울에서 학생들이 대부분 자동차 없이 살아도 별 문제가 없는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자동차가 거의 필수품에 해당됩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장을 봐야하거니와, 2살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이동할때는 차가 없으면 무척 고생스럽습니다.


미국에서도 자동차를 구하는 것은 한국과 매우 비슷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자동차 딜러샵으로 택시타고 가서 원하는 모델을 선택하고, 딜러가 제시하는 금액을 지불하면됩니다. 하지만, 약간만 더 고생을 하면 $1,000 ~ $2,000 달러 정도는 더 절약을 할수가 있습니다.

발품을 팔면서 여기저기 딜러샵을 찾아다니면서 딜러간에 경쟁을 유도해서 점점 가격을 낮추도록 만드는 방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거 같던데....새차를 구매하려면 거의 이 방법이 정석인거 같습니다.


근데, 저는 이번에는 중고차를 사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비싼 새차를 2번이나 구매를 하면서 새차를 사는 비용이 얼마나 큰 건지 잘 알게되더군요. 중고차는 직접 딜러를 찾아가는 것보다, 인터넷 조사를 열심히 하는게 더 중요한 일인거 같습니다. cars.com, edmunds.com , carmax.com 등을 열심히 뒤져보고, carfax 도 유료 가입하고, kelly blue book 가격도 열심히 비교하면서 제가 사고싶은 차를 3개정도 선택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던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차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전철로 딜러십까지 갈수가 있더군요.

그래서 그 딜러십에 가서 테스트 드라이브 해보고, 구매를 했습니다. 마음 같애서는 $500 ~ $1,000 정도는 깍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했는데....생각해보니, 한국에서 한국말로 열심히 흥정을 해도 100만원 이상 깍지 못하는 저의 흥정 솜씨로는 무리였던거 같습니다. 안되는 영어도 discount 를 해달라고 몇번 얘기해봤지만, 잘 안먹히더군요. 몇백달러 깎았는지도 모를만큼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결국 구매를 했습니다만, 그래도 미리 carmax 가격과 kbb 가격등등 인터넷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에 바가지를 쓰지는 않은거 같았습니다. (애초에 흥정 못할걸 각오하고서, 바가지 가격이 아닌 차만 한정해서 찾아보고나서 방문을 했으니까, 딱히 흥정이 잘 안될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자동차 가격 결정하고, hold를 해달라고 했더니, 약간의 계약금을 달라고 하더군요. $1000정도 계약금으로 주고서 계약서 작성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한국에서 자동차 구매할 돈을 아직 송금하지 않은데다가, 아직 자동차보험에 가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카고를 비롯한 대부분의 미국 지역에서는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지 않으면 차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이날 바로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자동차 구매 비용을 저의 미국 계좌로 송금 신청을 했습니다. 하루만에 송금이 되더군요.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한국의 은행을 방문해서 외국환거래은행지정을 해야합니다. 그러면 인터넷으로 $10,000 이상 송금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고나서, 다시 딜러를 방문했습니다. 자동차 가격과 10% 정도되는 세금 + 차량등록비용을 지불했더니, 차키를 줍니다.

차를 구매하고 등록이 완료가 되면 "자동차 타이틀"이라는 것을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하더군요. 3~4주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구매한 내 차를 가지고서 집에 왔습니다.



시카고 다운타운의 Rush 거리에 있는 람보르기니 딜러십.

물론 여기서 차를 산것도 아니고, 람보르기니를 산것도 아닙니다.




아홉번째  : 자동차 보험


자동차 보험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견적 (quote) 신청을 합니다. 아마도 운전면허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견적을 알 수는 없겠지만, 어떻게든 견적은 요청할 수 는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면 보험회사에서 나에게 전화가 옵니다. 너는 SSN 도 없고, 운전면허도 없어서 무척 비싸다고 하면서 가격을 제시하는데 보통 6개월에 $1,000 정도가 나오더군요. 보험의 보상금액을 최하수준으로 적용했는데도 말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 한국에서 운전 경력이 있으며, 보험가입도 1년이상했었다"는 점을 강조해서 얘기하면 가격이 약간 저렴해지더군요.


일단 보험회사 3군데정도 연락을 해서 모두 가격을 제시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 farmers 보험의 경우, 동일한 보상금액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 나왔습니다. (6개월에 $600 수준.)

아마도 한달간 수행한 미국 정착 퀘스트 중에서 자동차 보험 가입이 제일 어려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직접 얼굴보고서 바디랭귀지를 하는게 아니라, 가입 과정의 100% 전화로 가입을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근데 3군데 정도 전화하면서 대화를 해봤더니 대충 몇가지 중요한 단어를 배우게 되면서, 점점 보험사와 대화하기가 수월해졌습니다. (SSN 이 있으면, geico.com 에서 인터넷으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보험에 가입하면 이메일 또는 FAX 로 보험 카드 (insurance card)를 보내줍니다. 시카고의 경우 이걸 인쇄해서 가지고 있어야지 자동차 등록이 가능합니다. 나중에 자동차 면허 시험을 볼때도 필요합니다. SSN과 운전면허증을 받으면 다시 보험사에 얘기해서 나의 SSN과 운전면허번호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열번째  : 주차장 계약


시카고는 서울처럼 주차난이 심각합니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은데다가, 건물들이 오래되서 주차장을 위한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사는 studio 의 경우도 집값에 주차 비용은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따로 주차비를 내야하는데...보통 한달에 주차장 렌트비가 $200~$300 수준입니다.

근데, 제가 사는 동네는 작은 골목의 경우 길거리 주차가 허용되는 장소가 매우 많더군요. 그래서 차를 산 당일날 용감하게 차를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흠....집 앞에는 길거리에 빈공간이 없더군요. 뒷길로 가봅니다....마찬가지로 빈공간이 없습니다. 다시 그 다음길로 가봅니다...마찬가지 입니다.


결국 30분 넘게 동네를 3바퀴 정도 뱅뱅 돌아본 끝에 집에서 3블럭 떨어진 곳에 간신히 주차를 했습니다. 

다음날 바로 apartment 사무실로 전화해서 주차장을 계약하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주차장이 부족해서 빈공간이 없답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주겠다고 하더군요. 내 앞에 대기자가 4명이나 있다고 알려줍니다.

쩝...막막하더군요.


근데, 다음날 밤에 운이 좋게도 주차장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studio 건물 바로 옆에 조금 비싸보이는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의 주차장 관리인이 제가 주차공간이 없어서 헤매는 것을 보고서 자기네 주차장을 렌트하라고 권하더군요. 근데 $250이 넘는 가격이라서 부담스럽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근데, 다음날 내가 또 주차공간을 찾아서 헤매는 도중에 그 사람을 우연히 또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주차장 관리인이 $200로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제가 사는 동네의 수준으로 봐서 그 정도면 거의 최저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즉시 계약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다들 이렇게 넓은 공간에 주차하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시카고의 주차장은 한국의 오래된 건물 지하주차장같이 생겼습니다.



열한번째 : SSN


(신청할때 집주소가 필요합니다.)

SSN이란 social security number 를 뜻하는 것인데, 한국의 국민연금과 비슷한 제도입니다. 월급을 받을 때마다 한달에 의무적으로 얼마씩의 돈을 떼서 social security로 내야합니다. 나중에 은퇴하면 연금으로 주는거겠죠?

어쨌든, SSN 이란 social security card 에 적혀있는 등록번호 같은건데요. 이게 미국에서는 신용조회시에 ID로 사용이 됩니다. 내가 경제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필요한 번호라는 뜻입니다. 금전이 관련된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나의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SSN 이 꼭 필요합니다.


저도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일중의 하나가, SSN 을 신청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근처의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office 를 찾아가서 번호표 뽑고서 신청서 작성하고 앉아서 기다리는데....거의 한시간 정도 기다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 차례가 와서 접수를 했더니, 2~4주 후에 SSN card 가 우편으로 집에 도착할거라고 합니다. 근데 저는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서 SSN 번호만 미리 알려줄 수 없냐고 물어봤더니, card 가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거절하더군요.


결국 3주 정도 걸려서 SSN card 가 집에 도착했습니다. 




열두번째  : 회사 관련 일들 


SSN이 나오면 회사에서 필요한 일들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일단, 회사에서 급여를 받기 위해서 SSN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한국의 국민연금처럼 소득자는 의무적으로 social security를 급여에서 공제를 해야하거든요. 이때 소득세 원천징수에 필요한 정보를 적어서 제출하면 회사는 거기에 맞춰서 세금공제를 해줍니다. (물론 연말에 좀더 정확한 연말소득공제 신청을 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401k 라는 개인연금제도가 있는데, 한국의 퇴직연금에서 해당하는 제도라고 보면됩니다. 이것도 SSN 이 있어야지 개설을 할 수 있습니다. 면세혜택이 있는데다가, 직장에서 내가 적립하는 금액중 일부금액(1/3 정도)을 대신 내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입을 하고 있습니다.




열세번째  : 운전 면허


(시카고에서 면허 시험볼때, SSN card 와 자동차가 필요합니다. SSN card 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 따로 지정된 면허시험장을 방문해야 합니다.)

SSN card 를 받고서 그 주 주말에 운전 면허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SSN 이 미국 사회에서 나의 금전적인 신분 (신용)을 확인해주는 용도로 사용이 되는 것이라면, 운전 면허는 미국사회에서 나의 거주지와 나이를 확인해주는 용도로 자주 사용이 됩니다. 굳이 한국과 비교를 하자면 SSN은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미국 운전면허증은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게다가 어차피 국제운전면허증으로는 일리노이주에서는 입국후에 3달까지만 운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한 빨리 운전 면허를 따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회사 친구가 구해준 운전 면허 연습 문제를 한번 읽어보고서 토요일 아침일찍 운전 면허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시카고 근처에 Niles 라는 도시가 있는데, 거기서 토요일에도 면허 시험을 볼 수가 있더군요. 

내 차를 가지고 가서, 면허 시험 접수를 합니다. 여권 / SSN card / 자동차 등록증 / 자동차 보험카드...를 제출하면 면허시험 등록을 합니다. 키와 몸무게를 미국 단위로 환산해서 알려주면 됩니다. 그러면 바로 시력 검사를 합니다. 시력 측정 장치에 얼굴을 대고서 글자를 읽으면 됩니다. 그 다음에 좌우로 작은 불빛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서 어느쪽 불이 켜졌는지를 얘기해야하는데, 저는 안경때문에 불빛이 가려서 잘 안보여서 결국 몇 번 더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면허 시험 비용을 내고 ($20 정도였던가?), 필기 시험을 봤습니다. 저는 한글로 된 교재로 공부를 한 김에, 시험 문제도 한글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필기 시험 0점을 받으니, 밖에 나가서 니차를 타고서 대기를 하라고 합니다. (필기 시험에서 틀린 갯수가 나의 점수입니다. 0점은 틀린게 없다는 의미입니다.) 차를 타고서 도로 주행 시험 하는 장소에 주차를 했더니, 한 감독관이 와서 자동차를 검사합니다. 경적을 울려보고, 좌우 깜빡이와 브레이크 등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확인을 하고 가더니, 다른 감독관이 와서 내차의 조수석에 탑니다. 

그 감독관이 지시한대로 운전을 하면 됩니다. 물론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STOP" 표지판이 거의 모든 교차로마다 튀어나온다는 겁니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낯선 부분이죠.


어쨌든, 어려운 시험은 아닙니다. STOP 표지판 5개 정도 지나치면서 큰길로 들어서서 좌회전 우회전 신호등 잘 지키고, 다시 주차장 들어가서 주차한번 하고, 후진한번 하고..다시 큰길로 나와서 길가에 평행주차하고 오르막시 평행주차 스티어링 방향을 물어보면 말로 대답하고...다시 원위치로 복귀합니다. 5분정도 걸렸나? 시험장으로 돌아와서 정차를 하니 "you passed"라고 말해주더군요.

카메라 있는데 가서 기다리라고 하길래, 가서 기다렸더니 즉석에서 카메라로 사진찍어서 바로 면허증을 만들어줍니다. 아침 9시에 면허시험장 도착해서 아침 10시에 면허증 들고서 나왔습니다.




열네번째  : 신용카드 만들기


미국에서 집을 사거나 차를 살때 대출을 받아서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이때 credit score 에 따라서 이자율이 달라집니다. 심지어 credit score 가 나쁘면 대출이 거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credit score 를 좋게 유지해야합니다. 문제는 credit score 를 좋게 유지하려면 credit history 가 있어야 하는데, 이때 credit card 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Credit card 를 사용하다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credit history 가 점차 쌓이고, 결과적으로 credit score 가 높아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SSN 이 발급되자마자 은행에 가서 credit card 를 신청했습니다. 1주일 후에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한다는 편지가 오더군요. 저의 credit record history 가 없어서 신용카드를 발급해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참 모순적인 상황입니다. Credit history 를 쌓으려면 credit card가 필요한데, credit history 가 없기 때문에 credit card를 만들수 없는 상황.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이 secured credit card 라는 것입니다. 카드 사용 한도액만큼을 보증금으로 걸어놓고서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는 방식입니다. 제가 거래하는 CHASE 은행의 경우에는 secured credit card 상품이 없더군요, 그래서 Bank of America 라는 은행을 방문해서 다시 계좌를 개설하고 secured credit card 를 만들어서 1년정도 사용했습니다.

1년 후에 Bank of America 측에서, 이제 신용기록이 충분하니까 credit card 로 바꿔주겠다고 연락이 와서 그 이후로는 일반 credit card 를 사용중입니다.




열다섯번째  : 한국 생활 정리 하기 


핸드폰 해지 : 저는 아내가 아직 한국에 있는 관계로 제가 미국에 온 다음에 아내가 저 대신 KT 방문을 해서 핸드폰 해지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미리 해지를 하고 와도 되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로밍폰이 필요할 것 같아서 그냥 해지 안하고 왔거든요. (근데, 실제로는 로밍폰이 필요가 없었습니다.)


국민연금정지 : 미국에 와서 한국의 국민연금공단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정지신청을 하면 됩니다. 간단하더군요. 


건강보험정지 : 건강보험도 정지를 시킬 수 있겠지만, 아내가 출국할때 저대신 정지신청을 하면 될것 같아서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