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게 되면서 변하려고 노력했던 것 중 하나가
개를 좋아하는 "척"이라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개를 가족과 똑같이 생각해서 길가다 만나면 자기 개의 이름을 소개하고 얼마나 다정한지 자랑을 합니다.
제가 보기엔 개들이 너무 크고, 다정해봤자 주인한테만 다정하지 뭐 그리 오바인가....하지만,
일부만 그러는 게 아니라 개를 가진 사람들은 거의 다 그럽니다.
그리고 오늘 동네맘 페북에서 글을 보다가 내가 지금 제대로 읽고 있는 건가하는 의구심을 일으키는 걸 봤습니다.
바로 개를 위한 우버 서비스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한다는 것입니다.
"내 고객 중에 선생님이 있는데 개를 데이케어(어린이집 같은 겁니다.)에 데려다줄 시간이 없어서 그러니,
혹시 일주일에 두번 정도 개를 데이케어에 데려다 주는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합니다.
개를 위한 우버 서비스 같은겁니다."
헉, 그런데 개를 데이케어에 왜 데리고 가는 걸까요?
뭔가 치료를 위해서?.....겠죠?
어쨌든, 제겐 또 문화적 충격입니다.
오늘 아이의 아트 클래스에 갔더니 이런 전단지도 있던데,
아이들 액티비티(학원? 레슨?)를 시켜주는데 한번에 9불,
즉 학교에서 여기 아트클래스까지 아이를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광고한는 겁니다.
저희 동네는 한국처럼 학원 버스 개념이 없어서 아이들이 학원 같은데를 다니려면 중간에 이동을 시켜주는 사람을 따로 고용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늘 보호자가 같이 있어야 하기도 하고, 대중교통이 아예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택시도 없고 우버는 있기는 합니다.
마침, 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우리집에서 작년 6월부터 1년 5개월간 살던 애완 물고기가 오늘 죽었습니다.
아이가 매일 먹이를 주고 키웠는데 움직임이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오늘 안움직여서
아이와 같이 묻어주었습니다.
저 나무 밑에는 지난번에 죽은 물고기도 묻혀있어요.
그때도 좀 울더니
오늘은 눈물을 더 많이 흘리더라구요.
아이가 자기랑 정든 물고기,
처음엔 이름이 골디 였다가 최근에 "스케일프 ScaleF"로 바꿔주었는데 Scale Fish 를 붙여서 만든 이름이라고 하네요.
바꾼 이름의 뜻은 오늘 아이에게 물어봐서 알았습니다.
골디가 죽은 걸 많이 슬퍼하는 아이를 보며
너가 많이 보살펴주고 여기 묻어줘서 골디도 고맙다고 할거라고 하니 더 꺼이꺼이,
아이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가르쳐준 적도, 설명한 적도 없는데 이별의 슬픔을 느낄 줄 아는 것에 엄마로서는 고마웠습니다.
어젯밤에 마침 우리 가족을 그린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앗, 엄마의 머리가 얼마전에 새로 한 씨컬 이네요..ㅎㅎㅎ)
바로 왼쪽 끝에다 골디도 같이 그렸습니다.
어제 그린거라고 설명을 덧붙이네요.
오후에 골디를 묻어주고 울다가 아트클래스에 가서는
선생님한테 자기 펫피쉬가 죽었다고 하면서 울먹거리니까
주변에 있던 모든 엄마들과 아이들이 갑자기 눈이 동그래져서 다들 같이 슬퍼해줬습니다...
저도 놀랐어요....
다들 그렇게까지 슬퍼해줘서...
아이는 그렇게 집에와서는 이제 골디 얘기하지 말라고, 속으로만 생각하라고 한마디 하고는 잘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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