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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First day of Third Grade 3학년 첫날

by 마미베이 2017. 8. 30.

이번 여름 방학은 7월 한달을 여행으로 보내고 돌아와서 남은 8월 한 달간,

8살 생일 파티, 탱글우드 음악회, 블루베리 따러 가기, 게잡으러 가기 등을 하고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하며 즐겁지만 지루하게 보냈습니다. 

이제 드디어 개학이 다가옵니다.



스쿨 디스트릭트에서 이런 문자도 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성 메시지와 이메일로 더 왔는데 아침에 스쿨 버스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운전 특히 조심히 해달라는 당부입니다.



개학하기 전날은 Meet and Greeting 이라고 해서 신학기 준비물을 들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교실을 찾아가서 새로운 선생님과 인사를 하는 날이었거든요. 아이 담임 선생님은 기본 준비물 외에 아이들이 교실에서 자기 물건을 넣고 쓸 수 있게 Rubbermaid Dishpan을 가져오라고 미리 편지를 보냈습니다. 


찾아보니까 근처 마트에는 안파는겁니다. 그래서 같은 반이된 친구네한테 물어봤더니 그냥 아무데나 가면 있다는거예요. Dishpan은 설겆이통인데 Rubbermaid브랜드는 잘 안팔던데 다들 어디서 사는걸까 궁금했는데 학교에 가보니 다들 다른 브랜드를 사왔더라구요. 이럴때마다 저는 별 것 아닌 것에 신경을 쏟아야 하는 외국인의 설움이 막 느껴집니다. 


선생님은 그냥 Dishpan 즉 설겆이통 아무거나 사오라고 한 의도였는데 저는 꼭 러버메이드 브랜드의 것을 똑같은 사이즈로 사야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우리 아이만 튀는 크기나 모양을 보내기가 신경이 쓰였던 건데, 역시 미국은 미국인지라 사이즈도 모양도 브랜드도 알아서 한겁니다. 언어를 완전히 이해못하는 데다 학교를 이곳에서 다녀보지 않은 엄마로서 작은 것 하나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인겁니다. 즉 언어 문제, 문화 차이, 학교 생활에 대한 이해도 차이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지요. 아이가 프리스쿨부터 3학년 되기까지 벌써 여러 번 실수 같은 걸 했습니다. 다 별것 아니어서 아이도 신경쓰지 않지만 저만 얼굴이 발개지는...


프리스쿨때는 학교 첫 날을 잘못 알아서 등교했던 적이 있고요. 유치원때는 발렌타인 데이에 친구들에게 보내는 우정카드가 뭔지 몰라서 헤맸었죠. 타겟이나 월마트 가면 파는 그런 카드를 보내면 되는데 선생님이 그런 당연한 걸 자세히 안내하지 않다보니 뭐가 뭔지 모르는 겁니다. 작년에는 자기가 존경하는 미국인을 준비하는 프로젝트에서 포스터에 가운데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구멍을 내라고 한 거를 가운데에 사진을 붙여 보냈습니다. 이메일을 자세히 읽지 않고 대충 읽어서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사람들이 와, 창의적이네? 하고 얘기했죠. 올해는 설겆이통으로 삽질을 시작합니다. 아마존에서 하나 구매했는데 늦게 오는 관계로 첫날 들려보내고 싶어서 동네 마트에 가서 다시 하나 구매했습니다. 후...다른 브랜드여도 된다능...


미국 아줌마들은 새학년 시작하는 첫날 아침에 꼭 종이 하나 들고 사진을 찍더라구요.

간단히 3학년 첫날(First Day of Third Grade) 이렇게 A4에 출력하기도 하고

칠판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First day of Kindergarten' 이런 걸로 구글 검색해보면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저는 전날 밤 아이랑 같이 커다란 포스터지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깔끔하게 하고 싶었으나, 아이가 결정하고 저는 도왔으므로 그녀의 취향에 맞게 화려하고 다양한 칼라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포스터가 요란해서 칠판에는 제가 간단히 적었고요.





매일 9시까지 자다가, 오늘 6시 반에 일어나서 오랫만에 학교간다고 신났습니다.

아침 먹는데 마침 뒷마당에 사슴도 놀러와있네요.


7시 20분에 오는 스쿨버스를 태워 보내고 들어와서 남편 도시락 싸고 잠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오랫만에 조용한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아이가 늘 놀고있던 거실에 오랫만에 혼자 앉아 있으니 살짝 외롭긴 했지만,

아! 얼마나 바라던 조용한 시간이던지요!



더 조용한 시간을 위해 도서관으로 책 싸들고 왔습니다.

제 중요한 일과인 쓰레기장에 가서 쓰레기를 버리고 나서 도서관 구석자리에 앉아 있으니

뭐든 다 하고 싶어지는 의욕이 불끈 불끈 솟습니다.

이 사진을 본 남편이 고시공부 하냐고 묻던데, 정말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조용한 시간을 보낸 후, 아이를 오후에 만나면 더 반갑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