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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두 달간의 여름 방학 시작

by 마미베이 2016. 6. 15.



오늘은 "Last day of school and move up day"입니다.

2015-2016 학기를 마치고 두 달간의 여름 방학이 시작되며, 동시에 다음 학년 교실에 가서 9월부터 만날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날입니다.

아이는 벌써 1학년을 마쳤고, 이제 2학년이 되네요. (한국 나이로는 1학년 1학기 중일텐데요)

스쿨 버스를 태워 보내는데 엄마 마음이 울컥 합니다.

사실 우리 딸 보다는, 5학년이 되어 곧 중간학교로 가게 되는 이웃 언니가 이 스쿨 버스를 타는 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그게 더 짠하긴 했습니다.

우리 딸도 금방 그 순간이 올 것 같아서 말입니다.


엊그제 1년간 고생한 룸맘(일명 반장 엄마)이 마지막 파티를 준비했다고 도와달라길래 가서 서빙만 도와줬습니다.

가는 길에 아이 친구 엄마를 만났는데, 3학년인 큰 딸 리아가 멋적게 웃으면서

"우리 엄마 또 이러고 있어요.."

그래서 봤더니, 또 휴지박스를 들고 훌쩍거립니다.

이 엄마가 바로 유치원 졸업식때 제게 휴지 박스를 건넸던 울보 엄마입니다.

4학년이 되면 이 학교를 졸업하고 중간학교로 가게 되는데, 이집 큰딸은 아직 3학년인데 훌쩍거리다니, 가끔 보면 감정 과잉인 것 같지만 어쨌든 그 모습에는 엄마의 사랑이 충만한 것 같아서 보기 귀엽습니다. 너도 마지막 파티 하면서 울거다...장담한다. 이러길래 기대했건만

우리딸 파티는 버블놀이 하며 신난 파티라 다행히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더라구요. 유치원때는 졸업식을 따로 하면서 1년간의 사진을 보여줘서 감회가 새롭긴 했지만, 1학년 마치는 파티는 마냥 신나기만 하더라구요.

이때가 Flag day라서 룸맘이 파티 theme을 성조기로 했답니다.  메모리얼데이부터 flag day, 7월4일 독립기념일까지 주욱 상점에 깃발이 진열되는 이유가 그거였다는 걸 깨달았네요.





선생님과 스쿨 버스 기사에게 감사 카드와 선물을 했습니다.

9월 학기 시작부터 6월 끝날때까지 1년 중에 두 번 선물을 하는데 크리스마스와 학기 말에 주고 대부분 기프트 카드입니다.

더 잘하는 경우는 작은 선물과 함께 기프트 카드를 많이들 합니다. 작은 선물은 텀블러나, 커피, 티, 혹은 핸드크림 같은 것에 기프트권을 같이 넣어서 주면 됩니다.

가끔 아이 성적 상담을 하는 컨퍼런스에 선물을 들고 가야 되나 고민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되게 이상해보입니다. 그냥 가서 상담하면 되는거고 크리스마스와, 학기말 두 번 선물을 보내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학기 말에는 룸맘이 돈을 모아서 한꺼번에 기프트카드를 사거나, 기프트 카드를 받아서 기프트 카트 트리를 만들어서 주기도 하는데 강제로 걷지는 않기 때문에 개인이 알아서 할지, 모으는 데 보탤지는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제가 준다는 티를 내지 않는 모금은 잘 하지 않기 때문에 감사 편지에 기프트 카드를 따로 하는 편입니다.

학기 초에 룸맘이 선생님이 좋아하는 가게를 이메일로 알려주기도 하는데 대부분 Target, Marshalls(Home goods, TJ maxx), Whole foods, Dunkin Donuts, Starbucks나 동네 유명한 레스토랑의 기프트권을 주면 됩니다. 우리 동네의 경우 선생님에게 기본은 $25 정도이고 그 내외로 하면 됩니다.(이 금액은 동네마다 기준이 좀 다를테니 개별 확인이 필요하겠습니다.) 보조 선생님도 있기 때문에 다 감사 카드와 같이 줍니다. 스쿨버스 기사는 그보다는 적게 줘도 괜찮지만 금액은 알아서 하는겁니다. 스쿨 버스 기사는 지금 할아버지로 바뀌어서 동네 그로서리 기프트권을 드렸습니다.




아이에게 2학년이 되니까 좋으냐고 물었더니

"I'm kind of excited..." 라고 하길래 왜 "kind of"냐고 하니

"I don't want to leave Mrs. Brown. I like her." 랍니다.

담임 선생님이 다정하다기 보다는 꽤 엄한 분인데 아이가 선생님을 좋아했다니 참으로 다행이었다,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카드를 써서 드리라고 하니 이렇게 만들어서 줬네요.


자긴 조금 슬프긴 하지만, 2학년에 되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면 또 좋아질거라고 긍정적인 말을 덧붙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하는 정해진 영어 멘트답게.





방학하는 날이다보니 평소보다 두 시간 일찍 끝나고 스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이웃집 언니들이 재잘재잘 큰 소리로 얘기합니다.

울 옆집아이와 울 딸이 같은 반이 되었으며,

얘네 담임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좋은 선생님이랍니다.

정작 울 딸은 암것도 모르니 덤덤한데, 이 언니들이 더 난리네요.


성적표도 받아왔는데

기대와 다르게 읽기 쪽을 잘해서

미전역 99퍼센트랍니다.

남편에게 자랑했더니, 전국 상위 1프로가 아니고 99프로면 꼴찌라는 얘기냐고..

그러고 보니 우리 성적표랑 숫자가 거꾸로네요.

어쨌든 읽기는 1학년 치고 잘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어는 교포 발음이라 늘 고민이고, 잘하는 거만 자랑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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