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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여행

[그랜드 티톤 국립 공원] 그랜드 티톤, 시그널 마운틴 로지

by 마미베이 2016. 10. 23.

옐로우스톤 국립 공원의 남쪽에 위치한 그랜드 티톤 국립 공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옐로우스톤 국립 공원을 간다면 꼭 들러보아야 할 곳입니다.

이 곳은 멋진 그랜드 티톤 산을 보러 가는 곳입니다.


옐로우스톤 국립 공원의 남쪽 문으로 나와서

그랜드 티톤에 오후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Jackson Lake Lodge로 향했습니다.

사진에서 봤던 로비의 멋진 광경을 기대하며.


그러나 오.후.시.간.에는

해가 반대쪽으로 넘어간 산은 까맣게 보였습니다.

언젠가 탁피디가 히말라야의 산을 새벽에 보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는 얘길 팟캐스트에서 했는데

그 생각이 났습니다.

거대한 높은 여러개의 산이 까맣게 보이는 느낌은 꽤 섬뜩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오전 다시 오기로 하고...



시그널 마운틴 로지로 향하는 길에 시그널 마운틴 드라이브가 유명하다니까 그 산길을 올라가보았습니다.

점점 해가 지는데 길이 정말 좁아서 얼른 갔다 내려와야 될 것 같더라구요.

맨 꼭대기까지 갔더니 산 반대편 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뭔가 잘못간 느낌....반대편 산을 보려면 어디로 갔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그 바로 밑에 전망대가 또 있었을거라는 추측을 하며,

어차피 오후시간에는 컴컴한 산 형상밖에 볼 수 없으므로

어두워지기 전에 급히 내려왔습니다.


게다가 이날 비가 계속 내렸다 그쳤다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은 그랜드 티톤의 산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다음날 아침 보기로 하고 마음을 비우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1년도 전에 예약해둔 시그널 마운틴 롯지의 캐빈 숙소입니다.



숙소를 보자마자 너무 멋지다고 난리가 났는데



방은 이어진 두 개, 욕실은 한개짜리입니다.

서랍장은 서랍장 구실을 할까 싶을만큼 나무 그대로 갖다가 만들고 

침대 프레임도 나무를 그대로 갖다가 만든 듯 멋있었으며

벽도 통나무를 넣어서 분위기를 살려줬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캐빈에 붙은 옆칸의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도 다 들리고(저는 못들었지만 어머님은 잠을 못주무셨다고 함..)

욕실 샤워하고 나서 욕조에 물이 안내려가는 것, 와이파이가 된다고 하고 전혀 잡히지 않는 것 등의 문제는 있었습니다.

하루 묵고 아침 일찍 떠나는 거라 신경쓰진 않았지만, 이틀 묵어야 했다면 너무 불편했을 것 같습니다.


다음날 아침 체크인하는 건물에서 아침에 커피를 주는데 그 커피를 마시며 가지고간 빵을 아침으로 먹으며

이 산의 뷰를 볼 수 있어서 분위기는 좋아보였는데

정작 우리는 안개가 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구름은 물론 안개도 너무 많이 끼어서 과연 산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제니 호수로 가보자며 나왔는데

짜잔, 이런 그림이 보입니다.




너무 멋있어서 당장 차를 세우라고 한 곳이 바로 


Mount Moran Turnout 

Moran, WY 83013


뷰포인트였습니다.


병풍 같은 웅장함은

눈으로 봐도 봐도 계속 봐도 숨이 멎게 놀랍습니다.


제가 캐나다 로키를 십몇년 전에 다녀오긴 했는데

이 그랜드 티톤도 그 로키 산맥 줄기인데

그곳도 이렇게 아름다웠을까,

지금 나이가 들어 웅장한 자연의 광경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 것인지,

그땐 정말 몰랐던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그랜드 티톤을 검색하면 나오는 산을 배경으로 한 마굿간 사진도 이 근처인데 "Moulton Barn"을 검색해보면 됩니다.



이 아이도 그 위치에서 까불어댄 것입니다.


어느날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서는

 "그랜드 캐년 국립 공원"(옐로우 스톤의 캐년 말고 모두가 아는 그랜드 캐년)에 대해 막 설명을 해주더라구요.


"너 어렸을때 그랜드 캐년 갔었어, 사진 보여줄까?"

그러면 "정말?" 이럴 뿐.

이젠 2학년이나 됐으니 옐로우스톤이라는 곳을 다녀왔다는 건 확실히 기억할 겁니다.

사실 아이가 뭘 기억하라고 여행을 다니는 건 아닙니다.

아빠 엄마가 가보고 싶은 곳에 같이 갈 뿐,

그 사이 아이는 비행기를 잘 타고, 차를 오래 타고 다니는 데 이력이 붙었다는 정도입니다.

가끔 관심이 가는 게 있으면 노트에 메모나 그림도 그리구요. 

그리고 위처럼 어딜가나 까불며 잘 놉니다.



병풍의 오른쪽 끝에 위치한 이 산은 모란 산입니다.

"저 산에 구멍이 있어!"

가운데 구멍을 보고 제가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다들 비웃으며 그건 빙하라는 겁니다.


가끔 주변에 빙하와 같은 색의 하얀 구름이 끼면,

 착시효과로 구멍으로 보였던 거고

그 뒤로 우리는 "구멍난 산"이라고 불렀습니다.


구름 색깔이 바뀌면 다시 빙하로 보이다가 흰색 구름이 주변에 깔리면 다시 구멍이 되는 신기한 산이었죠.

생각해보면 저 돌산에 저렇게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는 게 말이 안되고

그렇다면 저 기이한 모습으로 인해 그랜드 티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유명했겠죠.






병풍처럼 펼쳐진 전체 산 중에 그랜드 티톤 산이 4200미터로 가장 높습니다.




이날 구름이 끼어서 산을 못볼까 걱정을 했지만

구름은 산을 보여줬다 가렸다를 반복하며

매번 달라지는

더 멋있는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가을이라 노랗게 물든 벌판과 우뚝 솟아 있는 산의 모습은

계속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이제 제니 레이크로 가는 길





카시트에서 불만 꾹 눌러담고 이동하는 중.

창밖의 멋진 풍경과 그랜드 티톤의 웅장한 풍경이 차 안의 이 아이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저 참고 견디면 잠깐씩 내려줄 뿐.

이것 저것 장난을 치면서 불평 없이 다녀준 아이가 대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