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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Cave

[리뷰] BMW 320d (5세대, e90)

by 대디베이 201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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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번째 자동차. BMW 320d 5세대 (e90)



2000년대 북미에서 고급차중에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을 세운 자동차 BMW 3시리즈. 그중에서 연비와 성능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베스트셀러 320d를 2009년에 구입했고, 벌써 9개월이 됐다. 9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출퇴근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시간 여유만 생기면 틈틈이 운전을 했던거 같다. 


차를 구입하게 된 계기는 두가지였다. 2009년 당시에 현대 그랜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연비가 워낙 안좋아서 (7km/L 수준) 나날이 치솟는 기름값이 걱정이 되기 때문이었고, 또 하나의 이유는 운전을 하는 재미가 너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랜저의 경우 너무도 무른 하체 때문에 시내건 고속도로건 하늘을 붕 떠다니는 느낌에, 지나친 롤링으로 인해 운전하는게 전혀 재미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BMW에서 320d를 합리적인 가격 (4,200만원 수준)으로 판매를 한다는 입소문을 듣고서, 며칠 고민해본후에 차를 바꾸기록 했다. 그리고, 9개월이 지난 지금, 바꾸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제원

엔진 : 디젤 2.0리터 직렬4기통 압축비 17:1
출력 : 184마력 @ 4,000rpm, 380 Nm @ 1,750rpm
구동방식 : 후륜구동 (FR)
변속기 : 자동6단
전장 : 4,531mm
전고 : 1,421mm
휠베이스 : 2,760mm
타이어 : 225/50R16
중량 (curb) : 1,445kg 
최대마력당 중량 : 7.85kg/hp
최대토크(Nm)당 중량 : 3.80kg/Nm
0-62mph 가속 : 8.3초
최고속도 : 235km/h
연비 : 16.7km/L ~ 24.4km/L




파워 트레인 




BMW 320d의 엔진 성능을 한 문장으로 요약을 해보자면, 경량 스포츠카 처럼 가속한다. 저속에서는 경쾌하게 가속을 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엔진 출력의 한계가 드러난다. 시속 140km 까지는 재밌게 가속하면서 달릴수 있지만, 그 이상의 속도는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어차피 대부분의 도로에서 110km 이상은 불법이기도 하고.


탑재된 엔진은 2,000cc 터보디젤 엔진이다. 최고 출력은 4,000rpm 에서 177마력, 최고 토크는 35.7kg.m 인데, 1,750 rpm 부터 최고 토크가 나와준다. 내가 타던 그랜저의 3,300cc 가솔린 엔진의 최대 토크가 31.0kg.m 이었으니까, 320d의 엔진은 그랜저 3,300cc 가솔린 엔진보다 토크가 좋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그랜저의 자연흡기 엔진의 특성상 최대 토크가 높은 회전수에서 나오기 때문에, 낮은 rpm 의 일상 주행에서는 320d 가 더 가볍게 달린다. 물론 그랜저의 경우 최대 마력이 훨씬 더 좋기 때문에, 시속 100km 가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그랜저가 훨씬 가속을 잘한다.

내가 엔진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최대 토크가 얼마나 낮은 rpm 에서 나오기 시작하는가 이다. 좋은 엔진은 낮은 rpm 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경우 엑셀페달 제어가 무척 편하고 재밌다. 내가 밟은 만큼만 정확하게 가속을 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대로 차가 움직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320d의 엔진은 무척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6단 자동 변속기도 무척 훌륭해서 가속시에 최대 출력 구간을 집요하게 물고서 가속을 한다. 결과적으로, 토크가 넘치는 엔진과 치밀한 6단기어 덕분에 발끝으로 엑셀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가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들며, 320d 의 운전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이유중 하나이다.

앞에서 1,750rpm 부터 최대 토크가 나온다고 했는데, 엔진의 회전 구간이 넓지 않은 디젤엔진의 특성상 1,750 rpm 은 낮은 rpm 이라고 볼수 없으며, 따라서  생각보다 조금더 엑셀을 밟아줘야지 최대 토크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한가지 tip을 말하자면, 자동변속기의 S모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S모드라는 것은 자동변속기의 자동변속 변속 패턴을 바꿔서, 좀 더 스포티한 운전에 적합하도록 변속을 해주는 기능이다. 가속시에는 약간 더 높은 rpm에서 변속이 되도록 해주며, 차의 엔진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연비가 나빠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320d의 연비가 워낙 좋기 때문에, 거의 항상 S모드를 기본으로 놓고 운전을 해도 딱히 연비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S모드로 선택하고 운전하면 내 차가 더 가벼워진것 같은 느낌이 드니 매우 추천할만하다.



사실 이런 훌륭한 파워 트레인을 방해하는 것은 런플렛 타이어이다. 이게 무게가 엄청 나가기 때문에 차를 굼뜨게 만드는 큰 단점으로 작용한다. 일반 타이어로 교체하는것을 추천.




제동력



내가 그동안 타던 현대자동차들에 비하면 훨씬 강력한 브레이크.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브레이크 성능을 평가할수 있을만큼 잘 알지는 못한다. 자동차의 브레이크 성능은 급제동 능력 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제동에서 과열되지 않고서 얼마나 오랫동안 제 성능을 내주는지도 중요한 부분인데. 레이싱 서킷을 방문하거나, 아니면 위법 운전을 하지 않는 이상, 브레이크 성능을 제대로 알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320d의 제동능력은 현대자동차보다는 훨씬 우수하다는 것 정도.

근데, 브레이크 패드로 무슨 소재를 사용하는건지 몰라도 분진이 매우 심하다. 세차하고 나서 일주일만 달려도 휠이 새까맣게 변해버린다. 브레이크 성능이 좋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생각한다.










좀 더 두툼했으면 좋았을 텐데.



스티어링



우선 5세대 3시리즈는 스티어링이 매우 무겁다. 이건 아마도 이 시기 BMW의 특징인거 같은데, 4세대 3시리즈도 스티어링이 살짝 무겁기는 하지만 크게 느껴질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5세대 3시리즈의 스티어링은 너무 무거워서 주차한번 하려면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하지만, 스티어링을 꺽으면 꺽은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차가 회전을 한다. 스티어링의 유격이 별로 없어서 그런거 같다. 

스티어링 감각도 훌륭하지만, 더 좋은 점수를 줄 부분은 코너링 성능. 그동안 전륜구동 자동차만 타다가 처음으로 후륜구동을 타봤는데, 코너 탈출시에 엑셀을 좀 밟아도 언더스티어가 없다는게 참 만족스럽다. 

충분히 무겁고 유격이 없는 스티어, 그리고 언더스티어가 억제된 정확한 코너링덕분에, 글자그대로 생각하는대로 차가 정확하게 움직여 준다. 이것이 BMW의 운전재미를 뒷받침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거 같다.


(2015년에 내용 보충 : 이후로 BMW는 전자식 스티어링을 적용하기 시작한다. 저속에서 스티어링이 훨씬 가벼워져서 주차하기가 훨씬 편하다. 물론 고속에서는 여전히 무거운 느낌을 유지해준다. 나는 5세대 스티어링 감각이 더 좋았던거 같다.)






승차감



BMW의 승차감이 단단하고 나쁘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그건 4세대 3시리즈까지의 얘기이고. 5세대 3시리즈의 승차감은 내 기준으로 딱 적절하다. 5세대 320d 의 승차감은 너무 단단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은 딱 좋은 수준이다. 이게 처음에는 55시리즈 타이어이기 때문에 승차감이 의외로 부드러운거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런플렛 타이어 자체가 워낙 승차감이 단단하기 때문에, 아마 45시리즈 일반 타이어로 바꿔도 결과적으로 승차감은 비슷할것 같다는 예상이 든다.


독일차들의 공통점인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에 고속도로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은 무척 훌륭하다. 그렇다고 요철구간에서 신경이 쓰일만큼 단단한것은 아니라서 시내 주행도 편하게 할수 있다. 물론 운전자를 제외한 탑승자에게는 약간 단단하게 느껴질거 같긴하다.


(2015년에 내용 보충 : 5세대 3시리즈 이후의 BMW는 운전재미를 포기해야 할만큼 차가 부드러워졌다. 내 느낌으로는 5세대 3시리즈는 딱 적절한 승차감이었던거 같다.)






연비


나의 출퇴근 경로는 고속도로와 막히는 시내도로가 절반씩 혼합된 구간인데, 그동안 측정된 연비를 보니 평균적으로 13km/L 가 나온다. 이것은 내가 항상 S모드로 변속기를 놓고 좀 밟으면서 달린것이고, 아마 차분히 연비 운전을 하면 출퇴근 길에서도 15km/L 정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에서 100km/h 로 정속 크루징하면 20km/L 정도의 연비가 나오는거 같다. 왠만한 가솔린 경차 수준의 기름값으로 한달을 지낼 수 있다.




안전 장비


에어백은 조수석과 사이드까지 모든 에어백이 잘 설치되어 있고, DSC 라는 자세 제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서, 휠스핀이 발생하면 차가 알아서 브레이크를 걸어서 스핀을 예방해줄 수 있다. 

그런데 내가 320d 를 탈때는 DSC의 성능을 체험할 기회가 없어서, 이게 얼마나 안전에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2012년 내용 보충 : 4세대 3시리즈를 타고서 완전히 눈으로 뒤덮힌 고속도로에서 시속 80킬로 이상으로 달리다가 차선을 바꾸는 도중에 뒷바퀴가 완전히 스핀을 한 적이 있었는데 DSC 덕분에 조금도 스핀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자세를 바로 잡은적이 있었다. 극단적인 상황은 물론 안되겠지만 얌전한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히 도움이 되는 시스템인거 같다.)


근데, DSC를 적용하면 심지어는 눈길에서 휠스핀을 일으켜도 곧바로 스핀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동력을 엊게 시켜버리기 때문에, 차가 눈길에서 조금도 전진을 못하는 문제가 발생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약간의 휠스핀을 허용하는 DTC라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자세 제어 시스템이 달린 대신에 차동기어 잠금장치 (LSD)는 달려있지 않다. 하지만, LSD 와 DTC는 동작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극단적인 코너링 성능에서는 DTC쪽이 불리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BMW의 고성능 스포츠카인 M3에는 LSD가 추가로 들어간다. 물론 일상적인 운전 상황에서는 안전에 도움이 되는 DSC면 충분하다.


BMW의 거의 모든 모델에는 런플랫타이어가 적용된다. 주행중 타이어에 급격한 펑크 (blow up)가 발생해도 자세를 흐뜨러트리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런플렛 타이어는 단점도 그만큼 많기 때문에, 안전을 제외하고는 추천을 하기 힘들다. 게다가 일반타이어라고 해도 수명이 오래되지 않았다면 왠만해서 급격하게 터지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진동/소음


디젤 자동차의 단점은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서 진동과 소음이 크다는 점이다. 우선 소음의 경우, 320d의 실외에서는 디젤 트럭과 같은 갈갈대는 엔진 소음이 크게 들린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가솔린 엔진에 비해서 조금도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진동의 경우도 가솔린 엔진에 비해서 전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창문을 열지 않고 달린다면, 진동/소음 모두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고속주행시 엔진 소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고속주행시의 엔진소리는 낮은 RPM 덕분에 웅웅거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고속주행시 시원한 소리를 내면서 달리지만, 320d는 무게감있는 소리를 내준다고 보면된다. 하지만, 이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이쪽을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3시리즈의 크기에서는 좀 더 시원한 가솔린 엔진 소리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320d의 고속주행 디젤 엔진소리도 충분히 듣기 좋다.







디자인 


크리스 뱅글의 디자인 덕분에 BMW 답지 않고 요란하게 멋을 부린 외향. 하지만, 딱히 멋지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2006년 출시된 초기 3시리즈의 참담한 디자인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서 그나마 참고 봐줄만한 디자인으로 다음었다는 점.






인테리어 디자인은 BMW답게 단정하고 크게 멋있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급차답게 각종 버튼 및 소재의 촉감과 조작감은 충분히 고급스럽다. 실내 조명은 오렌지 색 계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우디의 빨간 색보다는 BMW 오렌지색이 더 맘에 든다.








기타 옵션



오디오 시스템 : BMW는 실내 오디오 품질이 나쁘기로 유명한데, 320d 는 기본 스피커 또한 정말 못들어줄 만큼 소리가 나쁘다. 오디오에 USB로 외부 장치 연결기능도 없어서 불편하고. 큰 단점.


시트 : 전동시트. 가죽의 품질은 아주 고급 스럽다. 나름 몸을 어느정도 잘 잡아주는 형태라서 좋다. 하지만 요추 받침 기능이 없어서 그런지 오래 타면 허리가 좀 아프다.


온보드 컴퓨터 : 주행거리/연비/평균속도/남은주행가능거리 등등의 기본적인 운행 정보 외에도 기본적인 자가 점검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쯤 서비스센터에 가서 소모품 교환을 해야하는지 일정을 체크해서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심지어 각종 램프류의 경우도 모두 점검해서 경고등으로 알려준다. 


크루즈 : 한국차 / 미국차에 달린 허잡한 크루즈가 아니라, 정말 똑똑하고 정확한 크루즈 기능이 달려있다. 오르막이건 내리막이건 원하는 속도로 아주 정확하게 유지를 해준다.




근데, 이 차를 구매한지 1년도 안되서 미국 이민을 가게되는 바람에 결국 팔게 되었다.

한국에서 타던 디젤차를 미국으로 가져가는 것은 법규가 달라서 불가능하다고.




리뷰 요약


BMW 320d 는 차 한대만 가질 수 있는 가정에서 선택할수 있는 최고의 자동차라고 말할 수 있다. 세단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주행 성능과 운전 재미. 3~4명 가족이 타기에 충분히 넓은 실내 공간. 소형차보다 뛰어난 연비. 거기에 4천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수 있는 고급스러움까지 제공해줄수 있는 자동차는 아마 320d밖에 없을것이다. 트렁크 공간이 작은 것이 유일한 문제이지만, 이건 모든 세단의 공통된 문제.

(2015년 추가 내용 : 한국에서 6세대 320d 웨건이 출시되었다고 하니, 이제는 트렁크 공간이라는 단점도 사라졌다.)




3시리즈의 1세대가 5세대로 차츰 진화하는 광고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