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Booed 놀이를 했습니다.
옆집이 이 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매년 할로윈 즈음이 되면
저녁 어스름 즈음에 초인종이 울리고
문 앞에 장난감과 캔디가 든 바구니와 You've been booed 종이 한 장이 놓여있습니다.
올해는 아이에게, 반대편 창문으로 슬쩍 가봐, 아마 옆집 친구랑 그 엄마가 숨어있는 게 보일껄? 했더니 키득거리며 뒷마당으로 해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걸 딱 들켰습니다.
이 놀이 규칙은 이글에 있습니다.
2015/10/27 - [뉴햄프셔 일상] - 할로윈 2015 - 팬텀 놀이
원래는 왔던 집에 돌려 주는 건 아니고 저 종이가 붙어 있지 않은 두 집에 갖다 주라는 게 지침이지만,
그 집 아이들을 위해서
옆집에서 온 바구니만큼 또 채워서 옆집 문앞에 두고 뛰어왔습니다.
그런데 문 닫다가 우리도 들킴.
그리고 조금 거리가 있는 친구네 집에도 두고 왔습니다. 운전해서 다녀오느라 나오다가 우리 차가 나가는 걸 들킨 줄 알았는데 다음 날 물어보니 우리인지 몰랐다고 하네요. 그 이웃들이 지금 서로 이 놀이를 하느라 바쁘다고 하네요. 하하.
몰래 놓고 초인종 누르고 도망오고 아이랑 웃음 참으며 조용히 있는 놀이가 정말 재밌습니다.
얘는 "밥"입니다. "잭"이라고 하려다가 "밥"으로 이름을 바꾸었죠.
밥은 바람이 불면 랜턴 포스트를 꼬옥 붙들고 망또를 휘날리며 활짝 웃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아이가 혼자서 호박 카빙을 했습니다.
중간에 도와달라고 포기할 줄 알았는데 낑낑거리며 끝까지 하는 걸 보니 새삼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로윈 날 아침 영하의 온도에 서리가 내린 모습입니다. 남쪽 동네는 10월 말에도 80도던데 그러면 코스튬 입기가 너무 좋을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비도 안오고 온도도 50도 정도로 엄청 따뜻했습니다.
아이는 올해 아바타 나비족,
얼굴을 파랗게 칠하려다가 너무 지저분해질 것 같아서 파란 깃털 타투를 해주었습니다. 하는 김에 저도 검정 거미 타투를 얼굴에 했고요.
10월의 마지막 날, 할로윈이 또 이렇게 지나갑니다.
집 앞에 캔디 바구니를 두고 친구네와 동네 트리커트리팅을 30분 정도 하고, 집이 좀 밀집해 있는 곳으로 가서 한시간 반동안 걸었더니 엄청 피곤하더라구요.
이맘때는 엄마로서 하나하나 숙제를 해나가는 기분이 드는데요.
아직 저는 10월의 마지막 날에는 할로윈보다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 노래를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11월 1일을 맞이하는 마음의 준비가 더 되는 걸 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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