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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산수 가르쳐주다가 눈물 흘린 이야기

by 마미베이 2018. 8. 13.













얼마 전에 아이와 소수점과 밀리미터를 적는 문제를 보는데

 눈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볼수가 없는 겁니다. 집중해서 봐도 0.1 인지 0.2인지 간격을 찾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네, 바로 늙어서 안보이는 "노안"이 온겁니다. 


이전에 제가 노안이 온 것을 인정해야한다는 걸 처음 깨달았던 순간,

잠시 숨을 고르고 하던 것을 멈추어야했습니다.

늙는구나, 나도, 정말로,...

내 나이가 몇이더라? 되묻고

(한국나이와 미국나이의 차이 때문에 기억 못한지 몇년 됨)

만 나이를 계산해서 그 숫자를 보았고 그 숫자가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글씨를 보는데 돋보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살짝 눈물이 났습니다.


주름살은 멋지다고, 늙는 게 어때서, 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신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실감하는 일은 생각과 다르게 살짝 서글픔이 밀려왔습니다.





뭐든 두 번째는 충격이 덜 하듯,

이전에 한번 숨을 고르며 노안을 인정했기에,

아이의 밀리미터 길이를 알아낼 수 없었던 순간에는 덜 당황했습니다.


"엄마가 정말 늙어서 이걸 볼 수가 없네" 했더니,

좋은 생각이 있다며 바로 장난감 박스로 달려가서 돋보기를 가져옵니다.

늙어서 슬프다고 우는 척을 했더니, 아이가 무슨 말인지 알아서 그런지 엄마가 슬퍼해서 그런지 자기도 눈물을 글썽이네요.


저는 늙지만 아이가 예쁘게 잘 크는 걸 보면 고맙고 행복하고 그렇습니다. 사실 속마음은 그런데 말은 그렇게 안나오죠.


"너 산수 가르치느라고 내가 늙는다 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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