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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한스콤 군부대 구경

by 마미베이 2018. 8. 13.




Hanscom Air Force Base 에 구경다녀왔습니다. 

한스콤 군부대는 매사추세츠 베드포드, 링컨, 콩코드에 걸쳐있는 미국 군부대 타운입니다. 부대 안의 그로서리를 커미세리(Commissary)라고 하는데 일반 마트보다 저렴하다고 해서 친구네 차에 타고 함께 갔습니다. 


군부대가 커봤자 얼마나 클까 생각하고 갔는데 부대 안은 하나의 마을이었습니다. 그 안에는 학교, 극장, 볼링장, 식당, 그로서리, 잡화류 마켓, 주요소가 다 있습니다. 면적이 크다 보니 여러개의 타운에 걸쳐서 있기도 하구요. 친구 남편이 베테랑이기 때문에 군인 가족 신분증을 보여주고 입장이 가능하고 당연히 저는 따로 차를 가지고 갈 수가 없습니다.





이곳을 갔던 가장 큰 이유는 군용식량(C-Ration)을 사고 싶어서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쌌습니다. 한 팩에 9불이 넘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못사고 두 팩만 사왔는데 친구는 한번도 안먹어봤다며 별 관심을 안보이더군요. 


그로서리 제품은 일반 마트랑 거의 같고 조금 저렴했는데, 나중에 보니 전체 구매한 금액의 5%정도를 서비스 비용으로 붙이는 바람에 결국 할인 받은만큼 더 내야해서 한 시간씩 차로 운전해서 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일반 그로서리와 거의 같지만 부대 안이다보니 다국적 음식이 조금 더 있는데 특히 한국식으로 갈비를 얇게 자른 걸 팔더라구요. 군용식량 외에 흥미가 가는 것은 다양한 스낵 정도였습니다.



각 나라에서 온 스낵이 다양해서 너무 신났습니다. 쵸컬릿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구요. 저기서 가장 맛있었던 건 피넛버터 와퍼 과자입니다. 피넛버터의 텁텁함이 없이 약간 달콤한 편이어서 봉지 뜯지마자 바로 뱃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집 딸들과 미국의 엄마차인 혼다 오딧세이 밴에 타고 신나게 떠들면서 짧은 여행을 했는데요. 부대 안 놀이터에서 놀려던 계획은 첫번째, 큰딸이 집에서 신발을 안신고 오는 바람에, 두번째, 날씨가 너무 더워서 산책만 조금 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큰 딸은 미국 아이들 답게 즐겁게 맨발로 걸어다녔습니다.


신발을 신고 가게 안에 들어가야 하므로 산책 후 차로 돌아와서 신발을 사러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이 집 작은딸이 자기가 차에 숨겨둔 쪼리가 생각났다며 바닥 어딘가를 뒤져서 쪼리를 꺼내주었습니다. 


이 말인 즉슨....제가 아는 많은 미국 사람들은 차를 정말 지저분하게 씁니다. 저도 남편에 비해서 물건을 엄청 던져놓아서 지저분하게 쓰는 편인데, 제가 타 본 미국인들의 차는 정말이지 정말 더러웠습니다. 가끔 차 디테일링(차안청소)을 백불을 넘게 주고 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차가 너무 더럽기 때문에 그 돈을 주어도 본전 제대로 뽑습니다. 어쨌든 차에 옛날에 먹던 소다컵부터 해서 장난감, 먼지, 애완동물의 털 난리도 아니었습니다........라는 저의 경험담.





이 집 딸이 우리 아이에게 그려준 카드인데, 직접 한글을 적은겁니다. 베이비시터를 해줬던 언니가 몰몬교 선교를 한국으로 다녀와서 한글을 가르쳐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딸에게 주려고 그렸다는데, 자기가 쓴 한글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더라구요. 한글 너무 예쁘게 잘 썼습니다. 한국 옷은 잘 모르겠어서 기모노로 그렸다네요. 그게 일본껀데...어쨌든 열심히 생각해서 한거니까요. 너무 예쁜 그림 카드를 받았습니다.


아이들과 군부대 구경을 실컷하고 근처에 있는 H mart 에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우리 딸은 스시를 좋아해서 혼자서 한 팩을 다 해치웠구요. 아이들은 캘리포니아 롤과 뚜레주르 빵을 먹고 저와 친구는 야끼 우동과 떡볶이를 시켜먹었습니다. 저보다 매운 걸 잘먹기 때문에 떡볶이를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아이들은 젓가락을 써보는 걸 대단한 도전인 양 했고, 매운 떡볶이를 먹기 위해 백미터 달리기 하기 전보다 더 긴장하며 물을 준비시키고 입안에 살짝 대보더니 엄청 강렬하고 맛있지만, 배가 부르다는 핑계를 대더군요. 젓가락과 매운 음식 도전이 대단한 것인양 얘기하는 걸 보니 마치 윤식당을 보는 듯했습니다.


함께 간 친구와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베테랑의 와이프답게 북한의 김정은을 악의 축으로 생각합니다. 이 친구는 김정은이 남한의 미군 부대가 철수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너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자기 남편이 한국에 가서 미군으로서 남한을 북한으로부터 지키는 데 인생의 부분을 바쳤고 그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있기 때문에 북한 김정은은 영원한 악의 축으로 남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더 끼워맞춰서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김정은이 미군부대가 철수되어야 한다고 하지는 않았고, 한미연합작전을 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라고 하니까 당황스러워하더라구요. 역시 한민족으로 바라보는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소망과과 외국인으로 바라보는 남의 역사는 너무도 차이가 큽니다. 특히 정치는 모두가 저마다의 개인적인 생각이 합쳐져서 믿고 싶은대로 믿는 것이니까요.  


군부대와 H마트까지, 잘 놀아서 피곤한 여름날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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