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10월 31일 화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가 할로윈 트리커트리팅하는 시간이었는데, 마을의 절반이 정전이었던 관계로 일요일 오후로 미뤄졌습니다.
우리 동네 정전됐던 이야기는 여기.
2017/11/04 - [뉴햄프셔 일상] - 바람, 나무, 정전
할로윈 코스튬은 엄마에게 숙제 같은 것입니다. 아이들은 일년 내내, 올해 할로윈에는 "무엇"이 될거라고 수십번씩 바꾸는데, 올해 최종적으로 선택한 아이의 코스튬은 "Odd Squad"라는 어린이 쇼에 나오는 에이전트 복장입니다. 최신쇼라 어른들은 잘 모르고 아이들끼리만 알아보더라구요.
이 코스튬을 위해서 빨간 넥타이, 흰색 버튼셔츠를 따로 구매하고 겉에 자켓은 제 것을 입혔습니다. 아드 스콰드 에이전트 뱃지는 출력해서 바느질로 붙여주고 빨간색 컨버스를 신어야 완전한 에이전트가 됩니다.
할로윈 트리커트리팅 시간이 연기된 덕분에 올해는 Day Light Saving 끝나는 날,
즉 하루가 25시간인 날이어서 잠도 푹 자고 오후에 할로윈 트리커트리팅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호박 카빙을 후다닥,
구글에서 Bat을 이미지 검색하더니 출력한 종이를 대고 조각을 했습니다.
올해도 물론 Booed 놀이도 했습니다.
옆집에 주거니 받거니.
Booed놀이 방법은 여기
2015/10/27 - [뉴햄프셔 일상] - 할로윈 2015 - 팬텀 놀이
집은 한달 전부터 꾸몄는데 올해는 일주일 더 할로윈 장식을 그대로 두게 되었네요.
띄엄 띄엄 오는 아이들에게 문 열고 사탕 하나씩 나눠주는 게 사실 그리 재밌지는 않아서
문 앞에 사탕 바구니를 내어놓았습니다.
몇 명 안왔는데 통이 바닥을 보이길래
1명당 2개만 가져가라고 써놨더니 너무 안줄어서
다시 없앴더니 또 다 가져갔더라구요.
통 내어놓은 동안 아이와 우리집 근처 한시간 걸으며 사탕 바구니 채우고 나서,
차로 이동해서 집이 좀 밀집해있는 곳으로 가서 또 트리커트리팅을 했습니다.
옆집하고 아이 친한 친구네랑 세 집이 같이 다녔는데 꼬박 세 시간을 걸어다녔네요.
도중에 만난 트럭or트리팅?
미니밴 트렁크에 앉아서 Trunk-Or-Treating이라는 것도 하기도 합니다.
가장 웃겨보이는 공룡 코스튬,
걸어가는 폼이 너무 흐느적거려서 멀리서도 눈에 딱 띕니다.
*****
학교 행사
할로윈 전에 학교에서 할로윈 파티로 3학년 아이들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Nursing Home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하는 행사인데, 각자 그림을 그린 호박을 들고 코스튬을 입고, 학부모들 발런티어로 같이 불러서 걸어서 이동하는 겁니다.
뉴햄프셔에서는 사람이, 특히 아이들이 길을 걷는 걸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나가는 차들이 "응원 차" 빵빵거려주었습니다. 귀한 장면이거든요.
이렇게 걸어서 Nursing Home에 들어가서 그곳에 계신 노인들에게 "해피 할로윈"을 외치면서 퍼레이드를 하고 방문 앞에 호박을 두고 돌아오는 것입니다.
출발하기 전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었습니다. 이곳은 그 분들에게 "집"이다, 너희들이 사는 집과 다르게 생겼고, 다른 냄새가 나더라도 그들에게 상처되는 말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사실 Nursing Home이 어떤 곳인지 잘 몰랐던 저는,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선생님이 왜 그런 주의사항을 주었는지 깨달았습니다. 병원과 똑같이 입원실 같은 방이 죽 있고, 각 방에는 병원 침대가 놓여 있고 간호사들이 왔다갔다하고 있었거든요. 양로원을 상상했던 저는 병원에 가까운 Nursing Home에 꽤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있는 노인들은 정말 말그대로 아픈 노인들이었습니다. 건물 안의 냄새는 병원 냄새와 음식냄새가 섞여서 머리가 아프기까지 했고 그래서 그 풍경은 꽤 슬펐습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퍼레이드를 잘 하고 왔는데, 오히려 저는 꽤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래도 Happy Hallo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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