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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여행

[일본] 야마가타 자오 스키장

by 마미베이 2008. 2. 12.

연휴기간에 일본 스키 여행, 여행사를 통한 예약은 불가능할만큼 인기가 좋다.
특히나 온천과 스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야마가타 자오 스키장으로 가기로 한 만큼, 여행사를 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도쿄행 비행기표를 직접 샀다.  그리고 네이버 야마가타 자오 까페를 운영하는 켄짱 덕분에 에코 호텔을 예약하고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자오로 이동했다.

야마가타역에서 자오 들어가는 버스 시간도 덕분에 알게 되서 순조로웠다.
켄짱군은 야마가타에서 5년 넘게 살면서 거기서 공부도 마쳤구, 지금은 일을 하는 모양인데 심심해서 까페를 꾸린다고 했다.  야마가타 역에서 만난 켄짱군, 너무 순수한 청년의 모습...(ㅋㅋ 나도 나이가 들었가나보다.)  친절하게 버스 타는 곳도 알려주고...너무 고마웠다.  켄짱 없었음, 우린 스키 여행을 포기해야 했을꺼다.
 
야마가타역에서 6시 40분 버스를 타고 40분정도 가니 자오 온천 버스 터미널이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더니 5분 내로 데리러 왔다. 에코 호텔, 도착하자 마자, 식사를 하러 가니, 훌륭한 저녁식사가 기다린다.  첫날은 쇠고기 샤브샤브, 야마가타에서 유명한 쇠고기를 먹는 기쁨~ 넘 부드럽고 마이따~
 


사실 우린 첫날은 좋은 식사를 선택했고, 둘째날은 리프트권을 받기로 했는데, 둘째날은 리프트권도 받고 동시에 첫날과 같은 푸짐한 쇠고기를 저녁식사로 제공받았다...이유는 모르겠다~  수끼야끼인가 야끼수끼인가...간장에 쇠고기를 살짝 익혀서 먹는 것이었다.



에코호텔은 근처 호텔 중에서도 건물이 낡아보였다~ 뭐...자오 동네는 다 그러니까 별로 상관없었다.
일본식 전통 다다미방, 따뜻했다~





첫날은 자판기에서 파는 제일 싼 맥주, 둘째날은 제일 비싼 맥주.
남편이 마시는 거 뺏어먹어서 담날 내내 고생했다.



드디어 자오의 유명한 스키장을 즐겼다.
수빙, snow monster,...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멋졌다.
날씨가 맑았고, 그 화창함이 수빙을 빛나게 했다.
몬스터들이 반상회한다고 다 모여서 각양각색의 장관을 연출한다.
어떤 몬스터는 아기를 안고 있는 것 같고, 친구끼리 쏙닥거리는 것도 같고...
모두 다 재밌어 보인다.  일본에서도 수빙은 여기만 있다고 한다.
이런 장관은 처음이다.
 



개구리 같고, 백곰 같고..  어둡게 나오니 괴기스럽지만, 여전히 사랑스럽다.

남편이 좋아하는 제일 큰 몬스터, 케이블카 지지대.

 봐도 봐도 장관이다.  딱 하루만 보딩을 즐겼는데, 빛나는 수빙을 보여준 날씨가 너무 감사하다.







다녀온 사람들 후기를 읽어보니, 대체로 오른쪽 슬로프가 좋다고 하던데, 오른쪽이 아래에서 봤을때인지, 내려올때인지 궁금했었다.  에코 호텔 셔틀버스가 제 1 로프웨이에 내려줬기 때문에 우린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해 케이블카를 한번 갈아타고 수빙을 보고 내려오는 코스를 탔는데, 정상에서부터 갈아타는 곳까지 코스는 좁아서 보딩엔 부적합, 무릎 나가는 줄 알았다.  두번째 케이블카타는 곳부터 오른쪽 편으로는 나와 남편같은 실력으론 환상의 코스였다.  중간에 조금 올라가서 한번 더 타고 내려오다보니 경사 38도의 굴곡있는 코스에서 사람들이 쩔쩔 매는 모습이 보인다.  거의 내려오질 못하고 쩔쩔 매다가 그냥 굴러서 내려오기도 하고...너무 웃기다.  내가 저기 있었음 울어버렸을 것 같다.




그렇게 한번 내려왔더니 벌써 점심시간~ 가볍게 점심을 먹고 제 3 로프웨이로 걸어갔다.(도로를 통해서 한 5분정도)  거기서 산을 올라갔다가..길을 잃어서 한참을 헤맸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자연설이라 타는 건 하나도 안힘든데, 호텔에서 빌린 보드 판때기가 한 4겹은 붙여놓은 버리기 직전의 보드여서, 어찌나 무거운지.  신발끈은 계속 풀리고....정말 장비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  스키장 바로 앞에 렌탈샵이 있는데 거기서 빌릴껄.  보드 장비는 정말 엉망.  어쨌든 우리는 보통 슬로프가 다 내려오면 끝인데, 여긴 산 중간에 뚝 끊겨버려서, 내려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 엄청 헤맸다.  다른 길이라고 생각하고 내려오면 또 같은 곳....길을 잃은데는 표지판이 한몫해서 평소 토끼같은 남편도 화가 날데로 났다.

어찌어찌 산을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길을 찾아서 처음 올라온 제 3 로프웨이에 도착했다.  다시 보드를 들고 1로프웨이로 가서, 수빙을 다시 구경하겠다고 정상을 올라가서, 수빙에서 뛰어놀다가 내려왔다. 
 
나는 보호대를 해서 엉덩이가 안차가워서 한참을 눈위에 누워있었더니, 너무 느낌이 좋았다.  남편에게도 강요(?)를 했는데, 남편은 엉덩이 시리다고~  
보더들이 얘기하는 설질이라는 거, 자연설의 느낌 ^^ 정말 좋다.
무엇보다도, 할머니들이 친구들과 함께 스키를 즐기는 모습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나도 보드를 그만 타고 스키로 바꿔야겠다는 결심까지 했다.  나이들어도 즐기기 위해서.  보딩은 지금도 무릎이 너무 아푸다...
산에서 길도 잃었지만, 최고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남편과 함께한 시간은 언제나 그렇지만...





호텔에서 데리러 오는 셔틀을 타고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저녁시간까지 동네 산책에 나섰다.
근처에 있는 300년이나 된 료칸, 다카미아를 구경하려고 지도를 들고 나왔는데 잘 모르겠다.  지나가는 일본 남자애가 어찌어찌, 가게 아줌마에게 물어봐서 찾아갔다.
 
이때까지만 해도..신났지....비싸서 예약 못한 다카미아 료칸을 구경은 하고 가자고. 

해가 막 지기 시작한다.  냇가에 눈이 쌓여 있는데, 물에선 김이 난다.  온천 마을이니까.




그런데 한참을 가도 꼬불 꼬불 올라갔는데 다카미아 료칸이 안보인다.
한 호텔의 일본애들에게 물어본까, 여기가 다카미아란다.  알고 봤더니 본관은 아닌 별관, 우린 한참 멀리 와있는 거다.  마을 끝까지 걸어간것이다. 해는 다 지고...우리 호텔에선 맛있는 저녁식사가 기다리고 있는데 배고푸고 춥다...그래도 다카미아 료칸은 보고 가야지.
가르쳐준대로 지도를 보고 다시 걸어갔더니 먼가 보인다.  드디어 찾았나 했다.

 

아래에서 보니 뭔가 문이 보여서 저긴가 싶어서 눈길을 힘들게 올라갔다.  손님도 없나 왜 계단에 눈도 안치웠을까.  올라가다 보니, 양쪽에 일장기랑 일본 글씨가 막 쓰여있다.  요괴스럽고 스산하다.  올라가보니 저런 문 하나 달랑...
자갸..여기가 아닌가보다..돌아가자.  그 와중에 우리 남편 사진 한장 찰칵 찍고, 돌아선다.  남편이 얼른 내려가줬을면 좋겠다.  요괴스러워서 무서웠기 때문에 뛰어서 내려가고 싶었다.  그런데 눈길이니 조심해야 되고, 또 진짜 무서워서 무서운 티를 안내느라 노력했다.  알고보니 여긴 일본 신사였다.  원래 운영하는 곳인데 눈이 많이 와서 닫았던건지.  아래쪽에 다카미아 료칸이 있나보다 싶어, 내려갔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 계단의 눈이 그대로 있어, 줄을 타고 미끄럼을 타고 내려갔다.  으...
살기 위한 미끄럼, 우리 도데체 뭐야...다카미아 료칸 구경하러 왔다가 신사까지 가서 무섭고, 스릴 넘친다.  길은 어둡고 사람하나 없는데 말야.




 
저런 계단을 두번이나 미끄러져 내려웠다.  줄을 잡고 발에 힘 꽉 주고 말이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스릴 넘친다.  돈주고도 못할 스릴 넘치는 경험.




여기가 바로 다카미아 료칸 옆에 있는 문이다.  오른쪽으로 다카미아 료칸 들어가는 곳이 있다.  사실 료칸 자체는 그다지 볼 것이 없다.  아주 오래된 것이라는 것 외엔 말이다.  이 문과 수직으로 연결된 곳이 아까 보고온 스산한 분위기의 신사이다.  지금 생각해도 살짝 떨린다....솔직히 디게 무서웠다.




다카미아 료칸 올라가는 쪽.  그다지 높은 건 아닌데, 계단이 있다.  여긴 다른 호텔의 3배 정도 가격인 듯 하다. 여행사에서 예약 요금이 기본 요금에 1박 인당 15만원정도 추가였다.  언젠가 경험해보리라!




자오에선 스키장의 스노우 몬스터도 멋졌고, 슬로프에서 내려오는 길을 잃은 것도 나름 재밌었고, 다카미아 료칸 보려다가 스릴 넘치는 경험을 한 것도, 에코 호텔에서 제공한 훌륭한 식사도(리프트권까지) 좋았다.  (호텔의 렌탈 장비는 심하게 안좋았음) 게다가 자오의 장점인 온천!, 유황 온천 물에서 매일 저녁 몸을 담그고, 야외 온천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즐기던 순간도 너무 너무 행복했다.
 
2박 3일째 아침 우린 에코호텔의 셔틀버스로 자오 온천 버스 터미널에서 신칸센을 타러 야마가타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남편과 함께한 시골 산골 마을로의 여행, 내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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