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잔디 위에 노랗게 핀 민들레는
솔직히...
너무 예쁘다.
민들레가 많을수록 초록과 노랑의 조화는 더더더 예쁘다.
그런데 넓다란 잔디밭을 직접 관리하는 사람이 되고 나서
민들레는
그저 억센 잡초로 여겨질 뿐..
많을수록 저걸 언제 다다다 뽑나 한숨이 나온다.
예쁘긴 하지만
잡초니까 뿌리까지 다 뽑아버려야겠어!
라는 두 개의 마음이 공존한다.
후자가 좀 더 강하다고 느끼며
난 동심을 잃었음을 깨닫는다...어흐흑.
민들레는 꽃이 질때면 민들레 하얀 씨앗들이 날아다닌다.
솜처럼 포근한 씨앗들이 오늘 가득한데
아이가 눈이 온다고 우기고 있다.
잔디 위로 하얀 솜털이 훨훨 날아다니니
오늘은 눈앞에 보이는 것이 민들레 씨앗이다.
드라이브웨이 양 옆으로 하얗게 쌓였다.
오늘 민들레 씨앗들 모여서 페스티발 하는 것 같다.
이건 민들레는 아니지만
도서관 주차장에 있는 이 나무는
특이하게도 나무 전체에 이렇게 예쁜 꽃이 다 피어있다.
이런 나무가 주욱 있으니
여기가 신선들이 복숭아 먹고 노는 곳인가하는 착각이 들어 예쁘다는 말을 연발했다.
참고로 민들레는 홀씨식물이 아니고 겹씨식물이다.
(겹씨 식물- 곤충이나(충매) 바람(풍매)을 이용하여 씨앗을 뿌리고 열매나 꽃을 맺음)
박미경 노래의 "민들레 홀씨되어"는
겹씨 식물인 민들레는 홀씨가 될 수 없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는
교수님의 풀이가 기억이 난다.
"어느 새
내 마음
민들레 홀씨 되어
강바람 맞고 훠얼 훨~
네 곁으로 간다."
민들레 얘길 적다가
오늘 나는 새삼
내가 생물학 전공자였음을 깨닫다.
대학때 춘천에서 하는 강변가요제에 놀러갔던 생각도 나는구만.
홀씨건 뭐건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이십대의 순수하고 설레는 연애 감정이 담긴
귀에 착착 달라붇는 이 좋은 노래!
박미경의 1985년 강변가요제,
벌써 삼십년이나 된 노래인데 정말 좋다.
최근에 부른 걸 유투브에서 보니
세월이 느껴지게 목소리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듣기 힘들다.
예전에 녹음한 이 목소리가 풋풋하고 밋밋해서
노래 자체를 훨씬 살려주고 듣기가 편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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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민들레를 논하다가 정말 뻘쭘한 팁이지만
한 가지 정보를 공개하자면,
민들레를 뿌리까지 아작낼 수 있는 도구 소개하련다.
민들레 뿐 아니라 잔디에 있는 잡초 제거에 탁월한
아마존에서 1500여명이 별 4.5를 준 것이다.
힘도 별로 안들고 신기하게 잘 뽑힌다.
뽑고 난 자리에 구멍이 뿅 나게 뿌리까지 다 뽑히는데
땅에 공기 통하게 하는 에어라이제이션이 저절로 된다.
(지렁이가 비옥한 땅에 돌아다녀서 공기통로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이치)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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