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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봄이 찾아오다

by 마미베이 2015. 5. 3.



눈 덮인 집을 보면서 한국에 다녀 왔더니

봄이 와있습니다.




5월부터 10월까지 뉴햄프셔는 날씨가 좋은 편입니다.

잠깐 비가 많이 오는 시기가 있긴 하지만 너무 덥지도 않은 기분 좋은 날씨가 계속 됩니다.

이 6개월 외에 나머지 6개월은 거의 겨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보니

여름 기간은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옵니다.



냉장고가 살짝 오동작을 하길래 아예 꺼놓고 문을 열어놓고 갔었습니다.

수리를 부르려니 15분당 100불을 부르는데,

고칠거라는 보장을 할 수 없어서 망설여졌습니다.

그래서 직접 부품을 주문해서 바꾸고 다음 날 봤더니 여전히 오동작,

사람을 불러서 고치기도 뭣한 것이 껐다 켜면 하루 지나야 제대로 고쳐졌는지를 알 수 있는 묘한 오동작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원래 부품으로 바꾸고, 주문했던 것은 리턴을 하였는데...

이게 웬일, 2주일을 정상적으로 돌고 있습니다.

다른 부품을 주문했는데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남편은 냉장고까지 고치는 맥가이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텅텅 빈 냉장고를 채우러 그로서리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

코스코는 몇개만 집어도 이백불 훌쩍..

트레이더 조스는 꽉꽉 채워도 백여불 정도...

동네 마켓 바스킷은 가까워서 항상 애용하는 곳.


금새 냉장고가 가득 차버렸습니다.

트레이더 조에서 갑자기 춥다고 하는 아이에게 내 옷을 벗어줬더니 저런 웃긴 모습을 하고 카트 밀고 돌아다닙니다.




트레이더 조는 항상 재밌는 것들이 많은데

이번에 발견한 건, 김 스낵입니다.

얼마 전 아이친구 엄마가 한국마트에서 파는 김을 스낵이라면서 들고 다니면서 먹길래

밥 없이 김을 먹는 모습에 재밌는 충격을 받았었는데

정말로 김을 스낵으로 먹는가봅니다.

밥 없이, 그냥 김만, 과자처럼 스낵으로 말이죠....

헉~~




어제는 이웃 언니네와 친한 동생 집(매사추세츠 주)에 놀러갔다왔습니다.
손끝이 야무진 동생은 이렇게 멋진 상을 차려줘서 맛있게 먹고..
사진을 보니 또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
미쿡에서도 마읍 잡고 든든히 살 수 있게 해주는
제겐 고마운 두 녀자들입니다.




오늘 오전엔 마을에서 하는 Touch-a-truck행사에 들렀습니다.

벌써 3년째 참석하는거라 흥미는 없지만

놀이터 옆에서 한다길래 놀이터도 갈겸 들러서 사진 한번 찍어주고 왔습니다.

아는 친구들 만나서 신나게 뛰어놀다가 와서는



어젯밤 새로 사서 아빠가 조립해준 자전거를 연습했습니다.

브레이크가 있는데 손아귀에 힘이 없어서 잘 못하다가

한번씩 되니까 재밌어하네요.

18인치로 높였더니 조금 난이도 있게 연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트레이닝 휠이 있어서 자전거 연습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씨앗도 심었습니다.

밖에다 심으면 사슴같은 동물이 와서 다 따먹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화분을 덱에다 놓고 씨앗 심고 아침 저녁으로 물줍니다.

작년에도 이렇게 해서 민트나 바질, 아삭이 고추, 깻잎 같은 걸 먹었는데

올해도 잘 되길 바라면서!

상추도 추가했습니다.




밖에다 둔 화초들은 다 이렇게 되어버립니다.

봄이라 무럭무럭 자라는 것인데

어느 순간 보니 가위로 자른 것처럼 이렇게 되어 있지 않겠습니까?

순간 "내가 언제 오래된 잎이 아닌 새 잎을 잘랐었나?" 생각해봤을 정도입니다.

분명 어젯밤 사슴이 와서 먹었을 겁니다.

한 두개가 아니고 다 먹어치웠습니다....






작년 가을에 게으름을 피느라 마당의 오래된 줄기를 다 안잘라줬더니 

마른 가지, 나뭇잎들이 너무 지저분해서 일단 가위로 다 잘라내거나 뽑고 멀치(Mulch)를 했습니다.


 Before


After!


오래된 것들이 보이는 건 나무와 수국입니다.

수국은 가지를 치지 말아야 꽃이 핀다고 해서 그냥 두었습니다.


매년 멀치를 하려고 했으나 은근 넓어서 돈이 많이 들어 2년에 한번씩 하기로 한 게 올해입니다.

나무를 잘게 부수고 검은색이나 붉은색 물을 들인 멀치를 파는데 우린 붉은 색으로 선택했습니다.

보기에 더 붉어진 거 외에 별 차이 없지만 오래된 흙을 덮어주고, 잡초 씨앗이 날아와 자라지 않게 덮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보기에 더 예쁘라고 빨간 색 물들인 멀치로 선택했는데,

우리집 정원의 가장자리 처리가 안되어 있다보니 

초록 잔디로 날아가서 조금 지저분해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멀리서 보면 초록과 붉은 색이 꽤 예뻐보입니다.


마당 일 중에 멀치는 꽤 쉬운 편입니다. 

사다가 죽죽 펴서 깔아주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쭈구려 앉기를 못하는 남편에겐 가장 어려운 일?

그래서 이거 펴는 건 제가 합니다.

울 딸은 도울 기세로 나섰다가 꼭 옆집에 가서 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구요.



옆집 아이들이 나와서 노는지 확인하러 나가는 아이..



이 그림은 유치원 같은 반인 옆집 아이와 놀면서 완성된 것인데...



이렇게 바닥에 누워서 그리는 겁니다.

저 바닥은 지렁이 시체로 가득한데....으윽..

순진한 동심에 대고

지저분한데 눕는다고 뭐라 하기도 그렇고....꾹 참았습니다.

지렁이는 깨끗한 거야...하면서.



좀 있다 옆집 아이도 누워서 순서대로 각자를 그린 후 색을 입혔던 겁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옆옆집 아이랑 셋이서 추가한 작품입니다.

비가 오면 씻겨서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