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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여름 방학, 피아노 레슨 시작하다.

by 마미베이 2015. 6. 24.


9월이면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아이의 여름 방학 두 달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9월에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어 6월이 되기까지

몇 개의 방학(Vacation)이 있는데 보통 일주일 짜리이고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동네는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여간 여름방학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맘때는 만나면 인사로 "니네 아이는 여름 방학동안 뭘 하니?" 라고 합니다.


수영, 태권도을 비롯한 각종 운동, 악기, 미술, 공부와 같은 보통의 레슨은 일주일에 한번 하지만

방학이 되면 이런 학원들은 "캠프"라고 불리는 방학 특별 프로그램을 내놓습니다.

여름 방학에는 "서머 캠프(Summer Camp)"

하루 세시간짜리도 있고 여섯 시간 쯤 해서 오후 3시쯤 끝나는 것도 있고, 종일 하는 것도 있는데

보통 일주일 단위로 진행됩니다.

일하는 엄마들은 이걸 많이 이용하고, 

마음에 드는 걸 한 두개씩은 선택해서 합니다.

가끔 농담으로 얼마나 비싼 캠프를 했느냐가 집이 잘 사는 척도라고 하기도 하고

캠프 보내느라 돈이 더 들어 힘들다는 얘기도 듣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동네 분위기가 방학엔 놀아야지...하는 부모들을 더 많이 봐서 다행이랄까요.


데이케어 위주로 만들기나 밖에서 놀기 등의 어린 아이들 캠프도 있구요.

좀 큰 아이들은 수학, 과학 같은 걸 공부하는 캠프도 있습니다.

물론 오버나잇으로 며칠 자고 오는 것도 있지만 이런 건 비싸고 안전상의 이유로 아주 심사숙고 해서 보냅니다.


우리 아이는 캠프를...안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봄방학에 세 시간짜리 아트 캠프를 보내봤더니 어린 아이에게 시간이 좀 긴것 같았습니다.

워낙 엄마 껌딱지라 하루 오랜 시간을 나가있기에는 덜 재밌었던 듯 합니다.

엄마 기대로는 캠프 가서 뭔가를 열심히 배워왔으면 하지만

그냥 아이를 그 시간동안 돌봐주는거지 보통 레슨처럼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캠프마다 다르겠지만 어린 아이들 캠프는 일하는 엄마를 위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캠프는 과감히 제외시키고

기존에 하던 수영,테니스를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걸로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피아노'를 시작합니다.



얼마 전에 친구네 집에서 플레이 데잇을 하다가

친구 엄마가 디지털 피아노에서 나오는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있었는데

아마도 터키 행진곡이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울 딸이 그럽니다.

"어, 나 이 피아노 칠 줄 알아요!"


친구 엄마는 놀라서 "진짜?" 그러는데

나도 당황,

우리 애가 피아노 천재였던가...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둘이 같이 어떻게 칠 줄 아냐고 물어보니


"I know! Just push DEMO button and Number FOUR !"


이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디지털 피아노를 잘 갖고 논다고 했더니

늘 이렇게 데모 넘버를 눌러놓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그 옆에서 엉덩이 흔들고 춤추는 게 일이었던 겁니다.


이런 아이에게 피아노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돈낭비일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아이 친구가 시작했다며 너무 좋아한다는 얘길 듣고 솔깃...(엄마 친구 딸이 늘 문제..ㅎㅎ)

혹시나 하고 트라이얼 레슨을 시켜봤는데 너무 좋아하는 겁니다.

막 열의를 가지고 좋아하길래 흥미가 생긴 지금 일단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레슨 다녀와서 연습하는 중입니다.

연습하다가 웃느라고 이런 포즈가 나온거지 이러고 치는 건 아닙니다.




이 외에도 여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것은 마을 도서관에서 하는 읽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읽은 책을 제목을 적어서 가서 확인받고 장난감도 받아옵니다.

장난감 받아오는 게 좋아서 잘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책 읽고 그림도 그리라고 했더니 이틀 째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Jack and Jill 은 유명한 노래를 그대로 써놨나보다 해서 빌려온 책인데

잭과 질이 언덕 위에 물 길으러 갔다가 굴러 떨어져서 왕관이 부서졌다는 내용인데

갑자기 책을 돌려서 보라고 하더니 뒷쪽면은 서로 밀고 싸우는 내용이 나와서 황당했다는 거 아닙니까.

어쨌든 유명한 Nursery Rhyme입니다.







이것도 "이찌 비찌 스파이더(Itsy Bitsy Spider)" 노래를 가지고 비슷한 맥락에서 만든 책입니다.

지난 번에 조카가 듣는 걸 보니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비가 오면 내려옵니다. 

햇님이 방실 솟아오르면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뭐 이렇게 하던데


The itsy bitsy (or eensy weensy) spider
Climbed up the waterspout
Down came the rain
And washed the spider out
Out came the sun
And dried up all the rain
And the itsy bitsy spider
Climbed up the spout again


waterspout는 물기둥, 즉 집에 설치된 물기둥을 얘기합니다. 

거미가 그리로 올라갔다가 비오면 물에 쓸려 내려오고, 

다시 해가 나서 마르면 올라간다는 내용입니다.







여름 동안에 캠핑도 가고

작년에 갔던 스토리랜드 테마파크도 한번 더 가고,

데이비스 팜 랜드 가서 동물들 먹이 주고 물놀이도 좀 하고

친구들 만나서 플레이데잇도 하면

여름 방학 바쁘게 보내겠네요.


한글 공부를 더 시켜야 되는데 동기부여가 잘 안되서 뒷전입니다.

늘 엄마의 숙제...


이 꽃이 나팔꽃은 아닌데 비슷하게 생겼길래 한글로 써보라고 했더니 "나"를 숫자 4처럼 써서 4팔꽃이라고 쓴 것 같습니다.

나팔꽃은 Morning Glory인데 이 꽃은 Calibrachoa 라고 씌여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