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이나 되는 여름 방학동안
테니스, 수영, 피아노 레슨 세 가지 씩이나 한다지만
그래봤자 일주일에 30분, 1번 가는 거라 대부분의 시간은 이렇게 집에서 공 위에 올라 앉아 티비를 하루 종일 보거나
심심해~를 외치다가 책을 보거나 엄마와 싸워가며 산수공부를 하면서 보냅니다.
그나마 동네 도서관에 Summer Reading Program 이라고 해서 책을 읽고 차트를 가져가서 매주 도장과 장난감을 받아오고,
간혹 행사를 해줘서 기나긴 여름 방학을 보내는 데 활력을 줍니다.
마술사도 오고, 동물 데려와서 설명도 해주고, 애들이랑 놀아주는 쇼도 하니 꽤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Face painting, Cake walk 등 간단한 액티비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걸 하면 여름 방학이 절반이 갔다는 것이라 아쉬움이 같이 듭니다. (여기는 8월 말 개학)
작년의 경험을 되살려 줄이 긴 페이스 페인팅을 먼저 하려고 했으나
도네이션 하려고 가져간 케익을 케익 워크 하는 곳에 두고 오려고 갔다가 여기서 40분인가를 뺑뺑 돌았습니다.
케익 워크란 바닥에 열 개정도의 판이 있고 음악을 튼 동안 아이들이 걷다가 음악이 멈출 때, 당첨판에 서 있는 아이가 당첨되어 케익을 골라가는 것이예요.
고맙게도 아이 친구 언니가 자기 자리를 양보해줘서 줄 안서고 들어가서 걷기 시작했는데
케익이 다 없어질 때까지 당첨이 안되어 결국 지루한 케익 워크를 하고 나왔습니다.
당첨 안되니까 지루하고 재미없는 게임이라고 욕하고 싶은 마음이 불끈.
아이들이 걸으면서 서로 엉키고 결국 한 발짝 늦게 간 아이가 당첨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니까 한 엄마가 화를 내더라구요.
진행하는 순한 사서가 결국 몇번 하다가 대충, 화낸 엄마의 아이가 당첨이라고 당첨시켜 내보내는 것 같은 느낌?
다들 케익을 받고싶어서라기 보다는 자기가 당첨됐다(WIN)는 즐거움을 아이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이긴 하지만
오랜 시간 당첨 안되고 내내 도는 우리 아이도 안쓰러워서 욱~ 하고 싶었습니다.
꾹 참고 아이에게 헐리웃 미소를 보여주고, 끝까지(케익 다른 친구들이 다 받아갈 때까지)해서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줬더니 아이도 얼굴이 환해지더군요.
거기서 시간을 다 보내고 다시 페이스 페인팅으로 왔더니 줄이 길어져있었습니다. 다행히 와서 손에다가 번호를 적어주네요. 그래서 줄서서 기다리지 않고 잽싸게 안으로 가서 각종 액티비티 하고 스티커 받아서 점수 딴 다음에 점수별로 주는 장난감 얼른 챙겼습니다. 행사의 진행은 중학생 아이들이 하는데 명찰 줄 빠졌다고 세심히 끼워주는 언니 보세요. 대부분 액티비티는 야바위(?)성이라 돌리고, 던지고... 그냥 가볍게 하면 됩니다.
다시 페이스 페인팅으로 오니 거의 우리 순서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는 호랑이를 하겠다고 갔다가 바로 앞에 아이가 엘사 페인팅을 하는 걸 보고 바꿔서 자기도 엘사 하겠다고 그렸습니다. 페이스 페인팅은 되게 간단해 보이는데 저도 배우면 잘할 것 같은데....늘 그런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ㅎ
저녁에 지우느라고 비누칠을 다섯 번은 했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잘 때우고 7월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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