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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우리가 미래를 볼 수 있다면.

by 마미베이 2017. 6. 25.

아이는 아직도 엄마가 옆에 있어야 잠을 잡니다.

아빠도 아니고 꼭 엄마,

혼자 자게 하기 위해 방도 꾸며주고 별짓을 다 해보다가 보통 미국 아이들은 한 살부터 혼자 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초등학교 2학년이 아직도 엄마랑 자는 아이는 너밖에 없다는 협박을 해댔더니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네요. 


엄마의 협박으로 인해, 자기는 이렇게 컸는데 잘때 엄마가 꼭 있어야 잠드는 자신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아하길래 몇 년이나 엄마품을 더 찾을까 싶어서 그냥 한국 애들은 많이들 너처럼 엄마랑 같이 자는 거고 미국 아이들은 문화적 차이로 혼자 자는 거니까 괜찮아. 모든 집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잖아. 엄마가 너 대학교 가서도 재워줄게, 이랬더니 막 너무 행복해합니다. 십대가 되면 방문 쳐닫고 딴소리 할 게 뻔해서 녹음해놨습니다.


평소에는 늦어도 10시에는 자는데, 다음 날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는 방학을 하자마자 신난 아이는 밤 10시 반을 넘기더니

급기야는 12시 반에 잠들었습니다. 어둠 속에 누워서 세 시간을 누워서 아이가 잠들길 기다리다보니 허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더라구요. 그래서 어젯밤에는 "너 오늘도 늦게 잘거야?" 라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Well, I don’t know. You can’t really see into the future. If I could, I would’ve known an answer."

(글쎄, 모르겠는데요. 미래를 알 수는 없잖아요. 만약 내가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대답을 할 수 있겠죠.)


그야말로 OMG,

할말이 없었습니다.


아이와 어른을 왔다갔다 하는 나이, 일곱살입니다.




아이가 잠들고 나서 스트레스 받은 저는 밤 12시에 미친듯 간식을 먹어제끼고는 밤새 괴로워하며 잠을 못자기를 3일째, 그러고 나니 저만 늦잠을 자야겠어서 오늘 아침은 남편이 아이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아이에게 토스트를 해 먹였더라구요.  보통 아이는 토스트의 버터가 갈색으로 된 부분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서 따로 놓고 그걸 가장 나중에 먹습니다. 아빠가 '너 그거 왜 거기다 따로 빼놨어?' 라고 물어봤더니 이렇게 대답을 하더랍니다.


"Well, I saved the buttery part......because it was in danger."

(음...버터 있는 부분을 아껴뒀어(구해줬어).....왜냐면 그게 위험에 빠져서.)


그러니까 버터 있는 부분이 위험에 빠져서 내가 구해줬어, 라는 save 동사를 이용한 중의적 표현으로 아재개그를 했다는 겁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이 아이를 독립체로 인정해야 할지, 아가처럼 생각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오후에는 옆집 아이 생일 파티가 있는 날이라서 갔더니 미니카트 신나게 타고 

 레이저 태그 게임도 처음 해봤는데 너무 재밌었습니다.



두 시간 파티가 끝난 후 미니골프까지 치고 오느라 네 시간을 놀았습니다. 

땡볕에 18홀을 다 도느라 땀 흘리고 잘 놀았네요.

실내 골프 레슨만 받아본 저에게, 한 할머니 분이 레슨 받은 보람이 있다며 잘 한다는 칭찬까지..ㅎㅎ


이 집 딸 파티에 어른들이 더 재밌게 놀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