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과의 바둑에서 이겼다는 차갑고 슬픈 소식과 함께
뉴햄프셔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작년 역대 최고 눈이 내려서 온 동네 지붕을 망가뜨리더니
올해는 내내 따스한 겨울이었는데다
보통 5월이 되어야 오는 봄이 3월에 찾아왔습니다.
오늘 날씨가 20도나 되어서 사람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얇은 셔츠 차림으로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네요.
그로서리에서 꽃 한다발 사면서 유유자적하는 할머니 모습,
이세돌이 알파고에 진 이런 세상에 아직도 종이 신문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슬쩍 봤더니 신문이 $1 이더라구요.
신문 사는 할아버지가 담배도 사길래 담배 가격도 봤는데 말보로가 $6 내외네요.
세상은 늘 급작스럽게 변해가고,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고, 계절은 다시 돌아오고...
이제 곧 나무들이 파릇파릇해지고, 나뭇잎이 무성하게 피어서 파르르 흔들리다가, 가을이 오면 후두두 떨어지고 또 다시 하얀 겨울이 찾아오겠네요.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새로운 것이 없는데, 6살 아이는 매일 신기해하고 새로워합니다.
지난 주에는 "엄마, A가 나한테 뭘 줬는데, 엄마한테 안보여줄꺼야!"
"아니 왜 안보여준다고...?"
"나랑 밖에서 산책하고 나면 보여줄게"
(나가기 귀찮아서 산책을 안하겠다고 했더니, 그 동안 엄마가 이용해먹었던 뭘 해야 뭘 준다는 거래를 그대로 따라하는 겁니다.)
그러더니 바로 보여주고 싶어서 자기가 못참고는 주머니에서 누런 돌멩이를 하나 꺼냅니다.
"골든 락이야. A가 선물로 줬어"
그리고는 보석처럼 잘 모셔두네요. 그깟 돌멩이를 말이죠....
"와, 정말이네!" 라고 말하고 ("누런 돌멩이를 또 가져왔네"...라고는 속으로만.)
이 아이와 함께하면 그깟 돌멩이도 신기한 척, 재밌는 척...웃으며 봄날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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