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내 첫 해외여행지여서 그런지 여행 전 설레는 마음이 컸다.
가기 전에 벌써 10년도 더 된 캐나다에서 찍었던 사진도 보고 그 때 만난 친구들도 생각나고 했다.
그런데 1년여를 보냈던 서부 벤쿠버쪽과 동부 퀘벡 쪽은 그냥 다른 나라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아무래도 불어를 우선적으로 쓰는 곳이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겠지만
퀘벡주의 독립 운동이 이해가 될 정도로 캐나다 동, 서부는 달랐다.
이번 여행은 남편이 그랑프리 F1을 가보고 싶어 하길래 티켓을 질러서 가게 되었다.
물론 아이 학교는 아무 생각 없이 빠져버리고
(나중에 확인하니 유치원 졸업식 바로 전주라 너무 다행이었다. 자칫 졸업식날 참석을 못할 뻔 했다..)
몬트리올 3박, 퀘벡 2박을 잡았다.
여행 준비를 너무 철저히 하는 나는 준비하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이번엔 호텔만 잡고 여행 일정은 남편에게 맡겼더니
여행이 한결 재밌었다. 모르고 봤을 때 놀라움이 더하기 때문이랄까.
몬트리올은 뉴욕 같이 큰 도시인데
북미의 파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럽 향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여섯 살 아이가 유모차를 졸업하고 걸어서 함께 배낭 여행하듯 시간을 보냈다.
너무 걸어서 배낭 끈에 어깨가 다 쓸리고 허리 휘는 줄 알았지만 진짜 멋졌던 도시!
일단 숙소는 프라이스라인에서 지역을 정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비딩으로 몬트리올에서 동쪽으로 다리를 하나 건너면 있는 지역인 Brossard에 위치한 Quality inn으로 하였다.
그랑프리를 보러 25만명이 이 도시에 몰려들다보니 호텔 가격이 훌쩍 뛰어버리는 바람에
괜찮은 호텔은 하룻밤 400불이 넘는 올드 몬트리올 안에 묵는 건 사치였다.
Quality inn은 몬트리올이 아닌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호텔 내에 수영장이 있으면서
아침 식사 포함, 주차비 무료인 몇 안되는 호텔 중 하나였으니
호텔이 아닌 inn으로 수준을 내리고도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유일한 단점은 몬트리올 교통 패스가 통하지 않아서 올드 몬트리올로 연결되는 별도의 버스를 타야했지만
그 또한 호텔 바로 앞이라 너무 편리했다. $3.25/편도에 올드 몬트리올로 편히 갈 수 있었다.
올드 몬트리올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근처에 몇 곳을 더 둘러보려면 메트로를 타야할 것 같아서
주말 무제한 교통 카드$13 를 구입해서 맘껏 타고 다녔다.
캐나다를 가는 데 가장 골치 아팠던 것은 인터넷 사용 문제였다.
Fido라는 회사에서 선불 카드를 사면 된다는데 알아보다가 그냥 안쓰는 걸로 하기로 했다.
다행히 호텔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방에서도 되어서 그걸 이용했고 미리 적어두고, 지도를 보고 다니는
진짜 내 이십대 스타일 배낭여행이 되었다.
인터넷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네이게이터가 없어서 운전할때만 딱 필요했는데 그건 호텔에서 나올때 구글맵에 위치를 미리 검색해두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구글맵을 쓸 수가 있었다. 정말 구글맵은 최고의 앱이다.
휴대폰은 요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 로밍을 다 꺼두고, 국경에서 에어플레인 모드로 바꾼 후 와이파이만 켜고 사용했다.
거리 곳곳이 F1을 상징하는 체커 깃발로 장식되어 있다.
오래된 건물들에는 어김없이 수준 높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
메트로 역시 내부 장식이 구경할만 하다.
서울 지하철처럼 깨끗하고 멋지다.
첫 날,
숙소에서 버스가 데려다 준 곳은 Bonaventure 역에 위치한 Terminus centre-ville.
이 곳에는 Cathedrale Marie-Reine-du-Monde 가 있는데 로마의 바티칸에 있는 성당을 1/4 크기로 만든 것이란다.
여기는 둘째날 남편이 그랑프리를 보고 나서 만날 장소로 정했기 때문에 구경하지 않고 일단 메트로를 타고 Place D'armes 역으로 이동.
Place D'armes 역에서 내리면 커다란 쇼핑몰이 있는 왼쪽 방향으로 나와 팀홀튼을 지나서 밖으로 나간 다음 오른쪽으로 아주 조금만 걸어가면 정면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인다. 광장에는 마차들이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30분에 50불이고 20분에 30불에 올드 몬트리올을 투어해 주겠다길래 잠깐 솔깃했는데 현금이 별로 없어서 포기했다. 몬트리올 쪽은 식당도 그렇고 신용카드를 잘 안받는 곳이 많으니 현금을 준비하고 가는 것이 좋다. 광장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이가 있고 평상 같은 의자도 있고 해서 그 곳에 마냥 앉아있어도 좋을 분위기였다. 여행 준비를 많이 안한 덕분에 이 성당에 대한 사진을 안 보고 갔는데 안으로 들어간 순간 깜짝 놀랄만큼 아름다워서 마치 종교 생활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입장료는 $5이며 역시 현금만 받는다.
내 지금껏 보아온 어떤 성당보다도 내부가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 유럽에서 본 성당은 이제 기억이 안나기 때문이다만..이 뒤로 본 성당은 다 생각이 나질 않을 정도이다.
성당을 나와 Rue Saint-sulpice 길을 따라 항구 쪽으로 내려오면 Place Royale 을 만나게 된다. 의자와 가판대들이 있으니 그곳에 앉아 잠시 쉬다가 Vieux-port 를 따라 조금 올라가거나 왔던 길을 다시 한 블럭 올라가서 Rue saint-Paul 길을 따라 걸으면 환상적으로 예쁘다.
마침 그랑프리 시즌이라 거리 곳곳이 체커 깃발로 나부끼며 길에 차를 막고 모든 곳이 축제를 하고 있다.
Saint-Paul을 따라 걷다보면 Jacques-Cartier 광장과 만난다. 광장을 일단 지나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Bonsecours Market 과 Notre-Dame-de-Bon-Secours Chapel 성당을 구경할 수 있다. 마켓 앞에 멋진 차들이 서있길래 마켓보다는 차를 구경하고, 성당 안에 들아가보았다. 이런 조그만 성당도 그냥 막 멋있을 뿐이다.
다시 Jacques-Cartier 광장으로 내려와서 광장을 즐긴다. 이 광장 위쪽에 볼만한 건물들(왼편으로 법원, 오른편으로 시청 및 뮤지엄)이 있고, 길을 건너 뒷쪽으로 분수대를 지나면 Champ De-Mars 역으로 갈 수 있다. 광장을 올라가다보면 공연도 하고 있고 오른쪽에 벤앤제리 아이스크림도 있다. 평소에 밴엔제리를 안좋아해서 그 옆집 젤라또를 사먹었는데 이렇게 맛없는 아이스크림은 첨이라고나 할까.
점심을 뿌띤으로 먹기 위해 메트로를 타고 Beaudry역에서 내렸다.
내리자 마자 하늘에 핑크색 공으로 장식한 축제 길이 이어진다.
돌아돌아 Poutineville식당에서 점심으로 뿌띤과 샐러드를 시켜서 먹고 뭘 할까 하다가 St Joseph 성당에 가기로 급히 정했다.
몬트리올 노트르담 대성당은 내부 장식에서 충격을 먹었다면
성 요셉 성당은 외관에서 충격을 먹었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성당이 언덕위에 떡하니 놓여있는데 입이 떡 벌어졌다.
St Joseph 성당은 100개의 계단을 올라간 다음 다시 또 계단을 올라가서 구경을 했는데
양쪽 100개의 계단 외에 가운데에 나무 계단이 또 있는 것이, 기도하며 올라가는 계단으로 보였다.
절실한 기도를 하는 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언덕 위에 놓인 거대한 성요셉 성당을 향해 백 개의 계단을 무릎꿇고 기도하며 올라가는 마음,
꼭 종교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 마음이 와닿았다.
몬트리올 전경을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Mont-Royal공원으로 향했다. 길에 서 있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운전사에게 물어보더니 이 버스를 한번 타고 가다가 다른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고 자기가 알려주겠단다. 몽로얄 공원은 11번 버스가 가로지른다. 남편이 "꼭 잡아" 이러는데 그 앞에 앉은 사람이 친절히 다음 갈아탈 번호를 정확히 알려주면서 갑자기 한국말을 하는거다. 이 퀘벡 사람은 한국에 4년 살았었고 재밌었는데 가족과 친구들이 여기 있으니 돌아왔다길래 우리도 가족들이 다 한국에 있고 우리만 여기 살고 있어서 그 마음 이해한다고 정겹게 얘기했다. 도움을 준 행인 두 사람 덕분에 몽로얄 전망대에 쉽게 도착하였다. 산책 삼아 또 걸어서 몬트리올 시내 전망을 구경했다. 우리가 사는 곳보다 한달 정도 느린지 이제야 민들레 씨앗들이 날아다니니 햇살에 반짝여서 꼭 눈이 오는 것 같다. 아니 웰컴투 동막골에 나오는 옥수수가 팝콘이 되어 하늘로 날아다니는 장면 같달까. 하루 종일 걸어서 정말 힘들었는데 아이는 다행히 막대기 하나 주워들고 민들레 씨앗 쫒아다니며 잘 걸었다. 몬트리올은 전경이 그닥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몽로얄 공원을 걷는 길이 예뻐서 의미가 있는거지 몬트리올 시내만 보겠다면 이 11번 버스를 타면 죽~ 지나가면서 볼 수 있다는 팁을 주고 싶다.
11번 버스에서 내려서 가고자 한 곳은 Boul. Saint-Laurent 길에 있는 슈왈츠 고기 샌드위치 가게.
이번에도 대충 가고자하는 곳을 버스 기사에게 물어 가까운 내릴 곳을 알려달라고 하고 한참을 걸어 찾아갔더니
역시나 축제가 한창이다. 무슨 축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남편의 얘기로는 벽화축제라는 간판을 봤다고 한다.
그랑프리 시즌에 맞추어 모든 곳이 축제이니 관광객으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몬트리올은 6월말에 재즈 페스티발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때도 이렇게 축제를 벌인다고 한다.
슈왈츠 샌드위치로 가는 길을 Boul. Saint-Laurent 길은 아예 차가 못오게 막아두고 사람과 행상으로 가득차 있다.
하루 종일 거의 쉼없이 걸은 아이는 기진 맥진이다가 솜사탕을 발견하고는 다시 살아났고
슈왈츠는 줄이 길이서 그냥 사서 호텔로 가기로 하고 두 개 주문했다가
바로 앞에는 힙합 댄스 팀이 춤을 추고 있길래 그 앞에서 먹었다.
지친 아이는 솜사탕을 먹으며 힙합 뮤직에 갑자기 신이나서 그걸 보느라 정신이 없고
슈왈츠에서 산 샌드위치는 이런 게 있었나 싶을만큼 좋았다.
부드러운 수육을 먹는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훌륭했다.
서둘러 호텔로 간 이유는
하루 종일 잘 다녀준 아이에게 보상으로 풀장에 가기로 한 것,
호텔 풀장 오픈이 10시까지이다보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가서 수영복 갈아입고 풀장에서 또 놀았다.
다운타운에 호텔을 잡으면 풀장이 잘 없어서 일부러 외곽으로 선택했는데
아이에게 보상을 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나 모른다.
물론 아이는 하루 종일 호텔 풀장에 지금 가자고 졸랐었지만.
첫 날은 사실 이십대여도 걸어다니기 힘들만큼 많이 걸었는데 아이가 이렇게 잘 걸어준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유모차 떼고 첫 여행, 진짜 고맙고 자랑스럽다. (유모차를 너무 좋아해서 좀 오래 타긴 했다.)
둘째날,
아침에 장딸롱 마켓으로 갔다.
양재 꽃시장 및 청과시장을 연상시키는데 시장이 너무 아름답다.
장을 보고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켓 입구에 있는 굴 가게에서 굴을 4개만 주문을 했다. 개당 2.5에서 3불 정도인데 직원이 먹기 좋게 다 손질해준다.
레몬에 서비스 굴을 세 개나 얹어주어서 푸짐하게 나왔고
맛은 지금껏 먹어본 굴 중 최고?! 입에서 바다향기를 살짝 느낀 후 녹아버렸다.
아이가 풍선을 갖고 싶어해서 인어공주 풍선을 의뢰했는데
무뚝뚝하기가 하늘을 찌르는 이 아저씨, 돈부터 내란다.
다 만들어줄때도 정말이지 그렇게 무서운 풍선 만드는 사람은 첨봤다.
게다가 인어공주는 가슴까지 풍만하게 만들어줘서 들고 다니는 내내 사람들의 키득거림을 감수해야했다.
내가 이 부분을 빼버리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뭔지도 모르는 아이는 싫다고 우긴다.
어쨌든 풍선 하나를 쥐어주니 아이는 하루 종일 풍선을 들고 놀았다.
관광지여서 그런 것인지, 퀘벡의 분위기인지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대체로 무뚝뚝하다고 느꼈다.
세상에 아이들에게 풍선 파는 사람이 화를 내며 판다는 것은....우리 동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나.
마카롱가게에서 유명하다는 에그타르트를 하나씩 먹고,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여기서 남편은 그랑 프리를 보러 경기장으로 가고
아이와 나는 어제 갔던 곳을 다시 가기로 하고 Place D'armes 역으로 가서 다시 어제의 코스대로 걸었다.
이번엔 기찻길을 건너 Vieux-port 에 들어가보니 IMAX 극장이 있었다.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 길에 유람선 같은 커다란 배를 발견했는데
신기한 건 배 아래쪽 맨 아래칸이 유리로 되어 있고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아이와 천천히 자크 까르띠에 광장으로 걸어갔다. 이 광장에는 불을 이용해 저글링을 하는 공연, 음악 공연이 있었다. 이전부터 남편이 가죽팔찌를 갖고 싶어 했는데 가죽 팔찌 파는 가판대가 많길래 남편 선물로 하나 사고 혼자 기뻐했다. 이런 행동은 좀체로 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
퀘벡의 유명한 음식이 뿌띤 같은 기름진 음식들이어서 점심으로는 아이와 중국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근처에 중국집이 있는지 물어보니
차이나 타운이 근처에 있으니 가보라고 해서
법원을 지나 다시 Place D'ARMES 역쪽으로 갔다. 나왔던 반대방향으로 가보았더니
사람도 북적북적 아기자기하고 정말 재밌는 차이나타운 거리가 있었다.
보기에도 훌륭한 빵집, 국수, 만두 전문점, 재밌는 선물 가게 등
깔끔한 차이나타운 거리에 사람들이 그득했다.
아이와 음식점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빵 하나 사고
남편과 만나기로 한 Bonaventure역에 위치한 Cathedrale Marie-Reine-du-Monde 성당으로 향했다.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여유가 많아서 일부러 돌아돌아 가다가 길 못찾고 다리 아파서 죽을뻔..
게다가 약간 위험해보일법한 다리 밑도 아이 손을 끌고 후다다닥 지나서 가며 생각하니 후회스럽기만 했다.
바로 앞에 위치한 성당을 괜히 애 데리고 돌아서 도착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그 앞에 공원에 신랑 신부 웨딩 쵤영 하는 거 구경하고
다람쥐에게 썬칩도 좀 주고 나서 성당에 들어갔다.
맨 앞에 앉아서 구경하고 있는데 5시가 가까워오자 기도를 시작한다.
아이는 겁이 좀 많은 성격이라 조용히 하라고 하면 잘 따르는 편이라서 잘 앉아있다.
천장을 구경하며 기도하는 걸 보는데 조명도 낮고, 기도하는 목소리도 낮아서인지 절로 하품이 나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을 보는 그대로 하품을 하다가 앞에서 기도를 주관하시는....분과 눈이 띡 마주치고 말았다.
이런 결례를 범하다니, 아 너무 미안해서 뒷자리로 옮겼다.
그래도 졸음이...
아마도 5시경에 기도를 하는 시간이 있었던 건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남편은 지친 표정으로 도착했다.
그랑프리 구경하고 왔는데
경기는 아무런 이벤트가 없이 다들 그냥 잘 달려줬고
전날 너무 많이 걸어 허리가 아프고 카메라가 너무 무거웠고
맡은 자리를 떠날 수 없어서 아무 것도 못먹었고
마누라와 딸래미 없이 혼자 다니는 건 너무 외로웠다나.
교회에서 나와서 한국 블로그에 제일 많이 나온다는 기대되는 식당을 찾아갔다.
메트로에서 내려 꽤 걸어서 찾아간 Poutine 식당은 "Resto La Banquise"라는, 한국 블로그 사이에서 뿐 아니라 yelp에서도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집이다. 그리고 이 식당은 몬트리올에서 제일 유명한 뿌띤 식당이지만, 기억해두었다가 절대 가지 말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너무 분해서 옐프에 평을 올릴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서비스가 최악이었다.
그나마 일찍 간 편이라 줄서서 기다리진 않았는데 테이블 좁고 시끄러운 건 둘째치고
담당 서버는 주문한 두 가지를 다 잘못 가져왔다.
그리고는 나중에 계산하는데 신용 카드는 안된다고 하는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서버가 팁을 내 손에서 강탈해가다시피했다.
아마도 외국인이라 내가 캐나다 돈을 못 셀거라고 생각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무례하기가 하늘을 찌른다.
미국에서 보통 팁을 후하게 주는 편인데, 최소한 내가 주고싶은 만큼 너의 서비스에 감사하니까 준다는 걸 확실히 한다.
그런데 이 서버는 자기가 잘못한 건 생각도 안할 뿐더러 내 앞에서 팁을 내놓으라고 영수증에 suggested tip을 알려주더니
잔돈으로 바꿔주겠다고 바꾸고는 내 손에서 아예 가져갔다. 아마 아시안인 내게 팁을 못받을거라는 두려움이 한몫했던 게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는 담당 서버가 내가 놓고가는 팁에 대해서 내가 나가기 전까지 웬만하면 보지 않는다.
신용카드나 현금 결제 후, 내가 원하는 만큼(보통 15~20프로지만) 테이블 위에 놓고 가는 것이다.
너의 서비스에 대해 내가 감사의 표시를 한다는 의미인데, 여기는 관광지라 그런지 팁에 대해서 지나치게 도도하며 민감하게 군다.
이 식당 뿐 아니라 관광지의 유명한 식당들이 대체로 그러는 것을 목격했는데 퀘벡의 문화인지, 관광지라 그런지 모르겠다.
음식은 아주 훌륭하다기보다는 괜찮은 정도였지만, 서비스가 최악이었다는 걸 옐프에 회원가입을 해서 올려야하나 고민중이다.
어쨌든 이 식당은 비추다. 전날 먹은 Poutineville이 오히려 무난하고 괜찮았다.
셋째날,
퀘벡시티로 가야하는데 비가 내렸다.
아침에 몬트리올에서 유명한 올림픽 공원에 있는 보타닉 가든(Montreal Botanical Garden)과 곤충 박물관(Insectarium)에 들렀다.
비가 몰아쳐서 보타닉 가든은 곤충 박물관 근처의 중국, 일본 가든만 조금 보았고
곤충 박물관은 아주 훌륭했다.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더 이상 걷기가 힘들어서 이제 퀘벡시티로 출발!
하다가 창문에서 티켓을 발견했다.
세상에...불어로 솰라솰라....
안내직원에게 티켓의 내용을 물어보니 아무런 표지판이 없는 그 곳에 멀찌감치 주차료를 내는 기계가 하나 떡하니 놓여있었다.
입구에 티켓 받지 않았고, 표지판도 없었고, 완전 속은 기분은 뭐냐고....그리고 시내도 아니고 외곽인데 주차비를 그렇게 받아 챙기나...아니 그보다 받으려면 표지판을 써놓등가.
보통 안내직원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 우리가 주차를 했던 그 시간에 잠깐 자리를 비웠던 모양이다.
티켓이 인터넷으로 납부 가능하다는 걸 알아내고 찜찜하고 열받는 기분으로 퀘벡시티로 출발.
비가 엄청 흩뿌려서 2시간 반 밖에 안걸리는 거리를 힘들게 갔다. (나중에 집에와서 인터넷으로 납부했다. $50정도)
아름답지만 주차 티켓 발행한 퍽퍽한 몬트리올!
**
보타닉 가든의 다른 곳은 자세히 못보긴 했지만 중국 정원이 특히 아름다웠다.
인섹타리움에서 본 보석 같이 아름다운 벌레들의 향연~
디스플레이 수준이 상상을 초월하게 수준 높다.
내가 지금껏 본 뮤지엄의 벌레 디스플레이 중 가장 잘 전시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란투라 거미,
마침 여행 전날 아이와 읽은 책이 정글에 고립된 사람이 배고파서 타란투라를 잡아먹었다가 다리에 있는 털때문에 식도와 위가 상해서 위험에 처했던 내용이었는데 여기서 떡하니 만나니...어찌나 무섭던지!
신기해서 쳐다보고 또 보고...
가장 감탄을 자아낸 디스플레이는 바로 개미였는데 개미들이 한쪽 나무의 잎을 따다가 다른 쪽 나무로 건너와서 유리통 안에 있는 집에 나뭇잎을 갖다가 저장하는 것이었다. 세상에...수 많은 개미들이 예쁘게 자른 나뭇잎 조각을 물고 집으로 옮겨가는 모습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게 아름다웠다. 특히나 땅 속 개미집을 투명한 통에 만들게 해서 우리가 다 볼 수 있다니...감탄이 절로 나오는 최고의 디스플레이였다.
<몬트리올 여행시 팁 정리>
1) One day($10), three day($18) or unlimited Weekend pass($13)를 구매하여 대중 교통으로 구경을 다닐 수 있다. 아이가 5살까지는 무료, 6살부터 요금이 있으므로 동선을 잘 고려해서 2시간 이내에 갈아탈 수 있는 일회용 티켓으로 다니는 방법도 고려해본다. 교통 카드 정보는 여기 참고.
2) 호텔에서 관광 지도를 받으면 구경할 올드 몬트리올 정보가 다 나온다. 올드 몬트리올(걸어서 구경, 최소 3~4시간 소요), 성요셉성당, 몽 로얄을 메트로와 버스를 이용하여 구경다니면 된다. 이 중 올드 몬트리올 위주로 걸어다니고 성요셉 성당을 가려면 차나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데 꼭 구경하길 추천한다.
3) 맛집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곳곳에 체인점이 있는 푸틴빌(Poutineville)과 슈왈츠 샌드위치.
4) 몬트리올은 현금과 데빗카드만 받는 곳이 많으므로 신용카드만 믿고 다니지 말 것. 미국 달러도 받는데 환율을 보통 1:1로 퉁친다. 환전은 미국 BankofAmerica에서 해서 갔는데 이틀 정도 걸리고 건당 7.5불의 수수료를 받아서 꽤 비싼편이다. 몬트리올은 모르겠고 퀘벡의 환전소에 물어보니 환율도 좋고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몬트리올은 대부분 현금 사용했고, 퀘벡은 신용카드를 거의 다 받았다. 해외사용수수료가 없는 신용카드로 사용하면 가장 좋다. 보통 신용카드는 건당 3%의 수수료를 받는다.
5) 시간이 더 된다면 올림픽 파크 옆에 있는 보타닉 가든과 인섹타리움을 구경. 보타닉 가든은 그냥 큰 공원을 구경하는 산책길이고 인섹타리움이 구경할만 하다. 몬트리올은 시내도 그렇지만 이런 공원조차도 주차비 무료가 없을 거란 전제하에 주차비 내는 기계를 잘 찾아서 잘 하길.
6) 캐나다는 교통 표지판이 불어로 되어 있으므로 최소한 STOP->ARRET(아헤), 동서남북(est, ouest, sud, nord)는 익힌다.
7) 미국과 달리 속도가 "마일 mile"이 아닌 "K/h"를 사용하므로 혼돈을 대비한다. 가지고 간 자동차는 마일로 표시되고 도로 속도 표지판은 킬로로 표시되면 순간 당황스러우므로. 50Km/h 은 대략 30마일, 55K/h는 34마일, 80K/h는 50마일, 100K/h는 62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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